미국인 10명중 1명이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버락 오바마(Obama) 상원의원을 무슬림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 리서치 센터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성인 1,503명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공화당원의 14%, 민주당원의 10%, 무당파의 8%가 오바마가 무슬림이라고 답했다. 그가 기독교인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절반 정도였다.

지난 1월 AP통신과 야후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번 조사보다 비율이 낮은 전체 4%가 오바마를 무슬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바마가 무슬림이라는 의혹은 그의 출마 때부터 제기됐다. 오바마는 자신이 같은 교회에 20년 이상 출석한 사실을 들어 의혹을 반박해 왔으나 그의 종교에 대한 미국민들의 오해는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이 교회 목사의 ‘갓 댐 아메리카’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설상가상으로 지난 7월경 교회 신문이 미국 정부가 테러분자로 분류한 친하마스 인사의 기고를 실은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 가장 기뻐할 사람은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라는 비난까지 듣고 있다.

오바마가 평소 자신의 정신적 지도자로 밝혀 온 시카고 트리니티그리스도연합교회의 제레미야 라이트(Wright) 목사는 이전에도 설교 때 자주 미국을 인종차별의 나라이자 이스라엘과 함께 테러리스트의 나라로 비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는 라이트 목사의 발언 파문 이후 “그의 발언은 틀렸으며, 교회의 정치적 견해와 나의 입장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지만, 라이벌인 클린턴(Clinton) 진영은 “정말 그렇다면 교회를 옮김으로써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그를 압박하고 있다. 라이트 목사는 얼마 전 담임목사직을 은퇴했지만 뒤를 이은 신임 담임목사가 그의 발언에 지지를 표해 다시금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한편 퓨 리서치 센터가 지난 8월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인 중 45%는 무슬림 후보자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