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0월 연세대학교 박사 논문을 앞둔 형제 한 명이 이곳(UOR)에서 논문지도를 받기 위해 로체스터 땅을 밟았습니다. 얼굴에 앳된 웃음을 보이는 그의 얼굴에는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김상철이었지요. 그렇게 인연을 맺고 우리 제일교회에서 6개월이란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그와 함께 했던 모든 시간들이 우리에게는 은혜로 마음 판에 새겨졌음을 고백합니다. 궂은일을 도맡아 했으며,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다독거려 주었고, QT생활면에서도 모범을 보여주었던 상철 형제가 이제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지난주에 마지막 예배를 드리면서 아쉬웠던 마음이 아직까지 남아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있다면, 이곳 로체스터 대학에서 포닥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다음은 상철 형제가 이곳을 떠나기 직전, 후배 청년들에게 보낸 글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나누길 원합니다.

▲김상철
사랑하는 제일 교회 온유 목장 청년 여러분께^^

여러분들이 적어 주신 글에 눈물이 날 것 같네요. (아마도 청년들이 카드에 글을 적어 준 모양입니다) 원래 제가 눈물에 강한(?) 편이라서(어머니가 항상 눈물로 기도해서) 잘 울지 않아요. 이제 내일이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네요. 참 시간이 빠른 것 같아요. 처음엔 설거지 몇 번이면 갈까 생각했는데 생각 보다 많이 한 것 같네요.^^ 제가 한국에서 청년들이 거의 없는 작은 교회를 섬겨서, 처음엔 나이 많은 아저씨가 이곳에서 어떻게 적응할까 걱정을 했는데, 온유 목장 청년들의 따뜻한 마음과 착한 심성으로 저의 부족한 점을 감싸 준 것 같네요. 사실 이번 달 초까진 한국 가는 것이 시원섭섭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의 저를 생각하시는 마음이 생각 보다 깊은 것 같아, 지금은 솔직히 섭섭^^10000 합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을 키우시고 그들을 통해서 주님의 일을 하신 것처럼 저도 이곳 제일 교회에서 가르침을 받은 것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주님이 계획하신 일을 하려고 합니다.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한 명 한 명이 너무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 나 외의 다른 사람을 섬기거나,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의 설교나 QT 가운데, 섬김의 신앙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고, 그 가운데 즐거움과 행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때론 무리(오버)하면서까지 섬긴 것도 사실이죠.^^

한국에서 신앙생활 했을 때는 QT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몰랐습니다. 이곳에 와서 QT를 강조하시는 목사님의 말씀을 따라서 처음엔 수요일, 금요일, 주일을 중심으로 QT를 했었고, 지난 2007년 11월 28일부터 지금까지는 매일 매일 하고 있습니다. 때론 공부와 일로 힘들 때도 있지만 하나님과 약속을 했습니다. 한 달만 우선 QT를 해보자! 그렇게 시작해서 12월 한 달은 빼먹는 날 없이 QT를 했고, 이런 내 자신에게 그냥 "수고했어" 라고 칭찬뿐만 아니라 "작은 선물"을 했습니다. 무엇일까요?? 우리 조에겐 이야기 했던 것 같은데 "제육볶음" 이었습니다. "그래 상철아 너 정말 수고했어. 그러니까 고기 좀 먹고 힘내서 다음 달도 또 하는 거야."^^ 다른 사람의 칭찬도 좋지만 자기 자신에게 칭찬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작년 12월 중순쯤 한국에서 친한 후배가 취직이 잘 안되고 있다고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그를 위해서 기도해보라고 하시는 것 같아, 수요 찬양예배 때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기도를 시작하고 며칠 뒤에 그 힘들었던 취직이 바로 되었습니다. 얼마나 기쁘던지 마치 내가 취직 한 것처럼 기뻤습니다. 그래서 중보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남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그 후로 하나하나 응답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차츰 차츰 기도 시간이 늘더라고요. ^^ 그리고, 수련회를 다녀오면서 저희 청년들을 위한 기도가 얼마나 필요한가를 깨닫게 되었고, 그들에게 사랑과 관심도 필요하지만 기도가 더 필요하구나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과 나눈 기도 제목을 바탕으로 매일 매일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응답을 바로 주시는 경우도 있지만 하나님이 계획하신 것이 있으니 그 기도가 100% 이뤄지진 않을 수 있겠죠. ^^ 그렇지만, 여러분을 위해서 기도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잊지 마세요. ^^

하나하나 이름을 부르면서 그들과의 기억을 나누고 싶지만, 그것으로 여러분들과 관계가 한정될 것 같아서 나누지 않겠습니다. ^^ 그냥 마무리 하긴 아쉬워서 마지막 QT를 나눔을 통해서 이야기를 마무리 할까 합니다.

2008년 3월 25일 화요일 QT

제목 : 영적 리더 / 말씀 : 데살로니가전서 2:7-8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에 서신을 통해 진실된 복음을 전파하는 것과 리더로써 어떻게 형제자매를 대해야 되는지 가르치고 있다.

제일 교회 청년부 중에 영적 목마름, 성경에 대한 목마름을 가진 친구들이 많이 있다. 그들과 대화를 하면서 때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궁금증을 접하게 되었고, 나의 신앙적 지시의 미약함을 반성하게 되었다. 성경을 읽는다 하지만 그것이 사람의 지식으로 읽는 것이 아닌가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교회에서 청년부에서 적은 나이가 아니므로 때론 리더의 자리에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얼마나 존경 받았던 나인가 돌아보게 되었다. 얼마나 부족했던 나인가? 얼마나 가식적인 나인가를 회개한다. 사도 바울은 영적 리더는 "너희를 사모하여 하나님의 복음으로만 아니라 우리 목숨까지 너희에게 주기를 즐겨함은 너희가 우리의 사랑하는 자 됨이니라" 라고 했다.

때론 리더의 자리가 힘들 때가 있다. 헌신으로 자신의 시간을 드리고, 사람들과의 다툼 가운데 조율을 해야 되고, 자신의 시간과 몸을 드려야 되는 것이 아까울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목숨까지 주길 즐겨하라" 했다. 불쌍한 영혼, 세상에서 죄악 속에서 빠진 영혼을 구원함이 얼마나 큰일인가 생각해 본다.

이제 로체스터 제일 교회를 떠나 한국의 어느 자리에서 작은 QT 모임의 리더를 계획한 나이지만 주님께 더 엎드리려 낮아지고, 섬기는 자세와 목숨까지 주길 즐기는 내가 되기 위해서 기도로 무장해야겠다.

적용 :
- 로체스터 제일 교회 리더인 청년들을 위해 기도하기
- QT모임을 위해 기도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