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과 백인, 그리고 컬러 혼혈인(백인과 흑인의 피가 섞인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14년 전 기도 가운데 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남아공에 홀홀단신으로 건너간 김용애 선교사가 지금까지 쉬지 않고 사역할 수 있었던 것은 늘 성령을 쫓아 사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해가 갈수록 김 선교사의 몸은 점점 늙지만, 남아공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열정은 결코 식을 줄 몰랐다. 그녀는 현지에 도착한 후 만델라의 육영재단과 같은 '아티클21(Article 21)'이라는 선교 법인을 설립했으며, 유치원이 있는 6개 교회개척, 5개 흑인고등학교에서 1주일에 한 번씩 채플인도 및 전도강의, 재판소 전임전도사, 무료 급식 등의 사역을 해왔다. 이 모든 일들이 한 사람이 감당하기엔 벅찰 것 같지만 그녀는 또다시 새로운 사역을 구상하고 있었다.

전 인구 4천3백만 명 중 5백만 명 이상이 에이즈 감염자인 남아공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에이즈 감염자 보유국가다. 때문에 김 선교사는 에이즈 고아원을 설립하는 일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어린이 에이즈 환자는 날 때부터 자연감염되어 6~10살에 죽음을 맞는 비참한 인생을 살게 되는데, 아프리카에는 어린이 에이즈 환자들이 1천만 명이나 있다. 에이즈 고아들이 죽기 전에 예수를 영접하여 구원받게 하는 것은 김 선교사에게 남겨진 또 하나의 사명인 것이다. 또한 주로 나이 많은 세대가 에이즈 고아를 돌보기 때문에, 이들이 죽은 후에는 마땅히 이 일에 나설 사람들이 없는 것도 그녀가 이 사역을 결심한 하나의 이유였다.

에이즈 고아원은 1가정(5~6명)이 하나의 병동에 들어가 가족 모두가 케어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교회개척 당시 두 차례에 걸쳐 시에서 교회부지를 제공받은 그녀는 고아원 부지 또한 시에 요청할 생각이지만, 한 동에 5백만원씩 총 2억원 정도가 소요돼 이를 놓고 기도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한국 방문 또한 '가라, 네게 새 길을 열어주고, 너를 새롭게 하리라'는 주님의 음성에 따라, 한국 경기가 어렵지만 방문하기로 결심하고 지난달 입국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김 선교사는 '하나님께서 명하신 일은 끝까지 책임지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게 된 많은 체험이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병약하여 주위 사람들로부터 '평생 병앓이 하는 것보다 차라리 지금 죽는 편이 낫다'는 말을 듣던 그녀는 급기야 1살 때 온 몸이 풍선처럼 부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의사로부터 '죽어서 몸이 너무 상했으니, 얼른 갖다 묻으라'는 말을 듣었지만 딸의 몸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