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교단체인 WEC 국제선교회가 발간한 오퍼레이션 월드(Operation World)에 따르면 중국내 기독교 인구는 2000년 현재 전체 인구의 7.25%에 해당하는 9153만명으로 매년 7.7%에 달하는 높은 증가율을 보인다고 한다. 이를 다시 세분해 보면 가장 많은 교인을 갖고 있는 교회는 가정교회로 15만교회 1800만명의 교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 다음으로 삼자교회가 9000교회 1700만명 등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가정교회성도가 3,4배는 더 될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한국교회에 주어진 중국 선교의 과제

"중국 대륙 12억 인구 중에 현재 기독교 인구가 1억 이상으로 추정되는 지금, 4천만 인구의 작은 나라에 1천만 기독교 인구를 가진 우리가 어떻게 감히 중국 선교를 가볍게 말할 수 있겠는가?"

이는 어느 개인만의 질문은 아닐 것이다. 파송선교사 2등을 달리는 한국교회가 고민해야만 하는 화두임에 분명하다.

작년말 한국을 대표하는 선교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한국 선교의 재도약을 다짐하고 맞이한 새해. 먼저 성령의 부흥을 경험한 인접국가인 한국교회에게 중국선교는 우리가 반드시 풀어야할 주님이 주신 행복한 숙제일 것이다.

하늘이 준 숙제를 한국선교가 도약하기 위한 행복한 디딤돌로 삼고 다년간 중국선교현장을 둘러본 인병국 목사(한동교회 담임). 그와의 인터뷰 그리고 그의 열정이 녹아든 저서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짐으로 '중국의 선교현실'과 그 속에 뿌리내린 '가정교회'를 관찰함으로, 이 숙제의 해답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삼자교회, 자유주의 기반에 치우쳐

인 목사는 1995년말에 어느 한족 가정교회를 8박 9일간 방문했다. 이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중국인이나 외국선교사의 눈을 통해 또는 가정교회 성도의 간증을 통해 간접적으로 가정교회를 이해해왔다는 것과 비교할 때 솔깃한 면이 있다. 그 또한 다양한 중국관련자들과 만났다며 이러한 것들이 중국가정교회의 전부는 아니지만 진실된 부분임을 거듭 강조한다.

우선 그는 삼자교회로 말문을 연다. "가정교회가 삼자교회를 보는 눈은 마치 신사참배 거부로 옥중에 갇힌 성도들이 일제와 야합하여 어용(御用)교회가 된 조선교회를 본 것을 되새기면 이해하기 쉽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삼자교회가 중국공산당의 주도하에 이뤄졌다는 것과 그 결과 상부층들끼리 야합하기 쉽다는 것, 가르치는 신학 내용에 부활과 재림이 생략된 것, 문화 혁명을 겪는 동안 복음주의 사역자들이 많이 떨어져 나가 그 신학적 기반이 자유주의로 치우친 경향이 있다고 인 목사는 밝힌다.

2008년 북경올림픽을 앞두고..감시망은 여전할 듯

또한 지금 2008년 북경올림픽 등으로 일부에서 중국이 개방되면 선교의 문도 등달아 열릴 것이라는 낙관론을 일축했다. 곧 WTO에 중국이 가입했을 때 중국선교전문가들은 큰 희망을 걸었지만 지금와서 보면 더욱 교활하게 선교를 방해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

따라서 "냉철하게 중국의 현실을 보는 눈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는 인 목사는 중국이 개방의 길을 간다 할지라도 삼자교회는 자신의 정체성에 도전이 가중돼, 가정교회와의 관계는 더 어두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덧붙여 소개한 선교에 대한 감시 정도는 한마디로 자신이 잊어버린 것까지도 되새기게 해줄 정도의 수준이며 현재 인터넷, 이메일, 전화, 편지는 전부 감시받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는 경찰이 감시하여 경찰 관할 지역을 벗어나면 괜찮은 부분이 있었고, 고위층의 도움도 일부 가능했지만 요즘 추세는 그러한 연줄이 있는 사람부터 추방되는 형편이며 벌금도 더 무거워졌다고 한다.

더구나 국가안전부가 경찰의 자리를 대신하면서는 그나마 확보됐던 숨쉴 공간조차 없어진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전산망이 더 견고해진 것은 물론 실제 휴대폰 위치추적이나 노트북에 저장됐던 명단이 걸려 추방된 선교사들도 있다고 한다. "그나마 안전하다는 삼자교회도 5년 정도 활동하면 나와야 하는 경우가 많은게 현실"이라며 "해결책은 조심하면서도 담대하게 나가는 방법 뿐"이라 전했다.

가정 교회, 도시로 상당수 진출

인 목사에 의하면 가정교회는 '반정부가 아닌 관리통제를 거부하는 교회'이며, '살기 편하지만 통제된 거대한 새장의 새가 되는 것을 거부한 이들의 모임'이다.

그리고 가정교회는 지도자를 지칭하는 '영수'에 의해 모든 지도력과 영성이 결정되며, 처음 시작은 농촌지역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의 자본주의 체제도입과 맞물려 도시로 상당수 확장된 상태이다.

순회전도사에 의해 부흥을 맞이한 가정교회는 서로간의 교통을 중시하는 것은 물론 관계망을 통해 홍콩, 대만, 싱가포르, 미국교회 등과 교통해 왔고 한국교회와의 비전공유도 희망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는 이 부분에서 한국교회가 중국 선교에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그간의 현장경험을 토대로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교회, 선교 패러다임 바꿔야

우선 인 목사는 중국선교에 대한 패러다임이 '전도'에서 '목회'로 바꿔야 한다는 것을 들었다.

군대계급을 들어 이미 중국은 자치구나 직할단위는 선교사들이 전부 있다고 봐야 하며 말씀도 일정수준에 다다른 상태여서, 이제는 말씀으로 현지인들을 사역자로 바로 세우고 교회경영이나 목회상담도 전수할 수 있는 장군급 선교사가 필요한데, 아직 한국교회가 여기에 눈뜨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또한 삶으로 본을 보일 수 있는 평신도 또한 선교일선에 나설 때라고 알리며 지금의 선교사들은 소수민족 선교에 박차를 가하는 쪽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계속해서 중국선교에서 선교중국으로의 자세로 한국교회가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곧 중국이 스스로 자기민족 선교와 중국내 소수민족 선교를 담당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자세를 한국교회에 요청한 것으로 "그간 한국교회가 중국현지에서 주도권을 잡을려고 하는 과정에서 현지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인 목사는 밝히며 "이러한 깨달음을 수업료 삼자"고 했다.

이는 선교지가 선교사를 더 이상 파송하지 않아도 될 때 그간의 선교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데, 한국교회가 중국선교에 성공하기 위해 현지인을 말씀과 깨끗한 돈으로 바로 세우는데 소홀했음을 지적한 것이다.

한국내 대표적 중국선교단체들의 선교사 양성프로그램이 줄어드는 추세인 요즘,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중국선교를 올바로 이끌지 못한 책임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한국교회의 중국선교를 향한 진정한 인적, 물적 후원이 줄어든 것도 큰 이유라는 여론도 많다.

한국 교회 정체 원인은 '변혁에 대한 두려움'

"한국교회가 부흥이후 정체된 것은 자기 안에 안주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인 목사는 "이제라도 중국선교에 한국교회가 진정으로 바울과 바나바가 되어 지원한다면 중국이 부흥함은 물론 한국의 진정한 제2의 부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파송 선교사 세계2라고 하는 금자탑 못지않게 교회당 파송수는 세계 11위이고 한국교회내 80%의 교회는 선교에 잠들어있다는 통계도 공존하는 지금, 한국교회가 중국선교를 향한 사명을 어떻게 감당하는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