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투데이 한국판은 지난 12월 15일부터 18일까지 만 3일간의 온라인 투표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하여 2004년 기독교 십대뉴스를 선정했다.

1. 건전한 비판인가 한국교회 흔들기인가..일반언론들의 잇따른 기독교 비판

2004년은 언론들의 기독교 비판이 뚜렷해진 해였다. 한국방송공사(KBS)가 10월 1일 1TV에서 방영한 '한국사회를 말한다-선교 120주년, 한국교회는 위기인가'를 필두로 주간 <시사저널>이 12월 잡지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와 당회장 조용기 목사를 집중해부하는 등 일반언론들의 기독교가 가진 부정적 측면 들추기가 두드러졌다.

보도계획이 발표된 이후 한기총은 몇차례에 걸친 공식방문과 공문을 통해 한국교회 문제는 자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촉구했으나 KBS는 결국 방송을 강행하게 된다. 특히 방송 예정일을 얼마 앞두고 한기총은 KBS본관에서 방송철회 집회를 연이어 개최, '민주국가 대한민국 종교탄압 왠말이냐' '종교탄압 앞장서는 KBS 사죄하라'고 구호를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KBS는 프로그램에서 한국교회 120년의 역사를 조명하며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의 근대화를 앞당긴 부분과 70년대의 폭발적인 성장과 부흥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했으나 한국교회의 친일행적 등 권력과의 유착과 일부 대형교회의 재정운영과 세습논란을 보도하며 부정적인 측면도 조명했다.

이어 주간 <시사저널>은 12월16일자 잡지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헌금사용에 대한 의혹, 조용기 목사 아들들의 병역문제 등을 다루며 강렬한 어조로 순복음교회를 집중 공격해,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등 또 한번 한국교회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주간 <시사저널>은 보도에서 "순복음교회 신도들로부터 거둔 헌금이 당회장인 조용기 목사의 가족 사업에 유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교회 안팎에서 제기되었다"며 순복음교회의 헌금운영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으며 '가족과 사돈이 ‘교회 경영’ 선봉'이라는 제목을 사용하는 등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교회운영을 비리폭로 형식으로 다뤘다.

이에 여의도순복음교회측은 변호인단 구성하고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언론들의 교회비판에 민첩한 행보를 보였다. 한기총도 긴급성명을 내고 시사저널 보도를 "한국교회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고 해당 교회들의 대책 활동에 적극 협력하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보수교계의 전면적인 대응도 잇따랐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총회장 정원희)는 <시사저널>이 올해 기하성 헌법의 목사임기 연장에 조용기 목사의 압력이 있었다고 보도한데 대해 "99년에 이미 개정된 것"이라며 보도의 허위성을 주장하고 <시사저널>의 교회비판에 강력 대응한다는 입장을 연달아 발표했다.

특히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한기총은 이번 사태 배후에 여의도순복음교회측으로부터 징계를 당했던 교사모가 있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어 <시사저널>보도는 교사모 논쟁으로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시사저널> 보도에 앞서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여의도순복음교회측에 재정문제를 질의하는 서한을 보내고 KBS와 한겨레21 등에서도 한국교회와 조용기 목사의 부정적 측면에 포커스가 맞춰지는 등 최근 언론과 단체들의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집중 겨냥에 교계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2. 대사회적 기독교운동 <기독교사회책임> 출범

지난달 22일 대사회적인 분열과 갈등 그리고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하는 중도통합 기독단체 <기독교사회책임(이하,사회책임)> 준비위 출범식이 있었다.

<사회책임>은 로잔언약에 기초해 기독교 사회 참여의 정당성을 부여했으며 일제시대때 민족운동, 7,80년대에는 민주화운동으로 민족의 희망이 되어 왔던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부각시켰다.

한편 <사회책임> 준비위 출범식 기자회견에서 <사회책임>이 정권 창출의 또 다른 움직임이 아니냐는 질문이 빗발치기도 했으며 이에 서경석 목사는 중도통합 개혁을 추구하는 기독교단체로 액면 그대로 봐주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사회책임> 정체성과 관련, 뉴라이트(New right) 운동의 일환이 아니냐는 등 선언문에 게재된 내용을 문제삼고, 보수운동이라고 규명하려는 언론들의 움직임에 서 목사는 "좌,우로 규정지어질 수 없는 단체"라며 "중도통합과 개혁을 지향하는 단체다. 기독교사회책임운동은 뉴라이트(New right) 운동이나 우파운동처럼 보도된 바 있으나 그렇지 않다"고 전하며 단체의 중도통합 노선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한편으로 최근 교계내 기존의 연합기구와 별도로 교계 기구들이 늘고 있는 시점에서 또 하나의 단체가 출범해 교계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보수·진보 교계인사들의 지적도 있었다. 즉 교계도 역시 <사회책임> 정체성에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이었다.

이에 서경석 목사는 "출범 목적과 동기가 분명히다르다"며 국가의 위기 의식 속에 민생안정과 사회 대통합의 길을 제시한다는 사회책임의 출범 목적을 재차 설명해줬다. 침체된 한국교회의 회개및 각성 운동을 넘어 국가의 위기 극복을 위해 구체적으로 활동하겠다는 서 목사의 대답은 현재 교회라는 테두리 안에 존립하고 있는 교계의 타 단체와는 구분지어 볼 수 있다는 답변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3.김선일씨 이라크서 피살

한국군 파병 철회를 요구하는 한 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한 김선일씨 피살 사건은 전 국민을 삽시간에 충격과 비통으로 몰아갔다. 특히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이슬람 선교를 꿈꿔온 김씨의 죽음은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김씨는 알 자르카위 소속인 '유일신과 성전'에 피랍, 6월 21일 새벽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피랍 사실이 공개됐으나 이튿날 바그다드 팔루자 방향 35km지역에서 피살된 채 발견됐다.

김선일씨는 영산대학교 졸업 후 목회자의 꿈을 안고 부산신학교(현 경성대 신학과) 야간학부에 편입, 신학공부를 하고 한국외대에서 아랍어를 전공했었다. 또 올해 11월에는 외대 통역번역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으로 중동지역 22개 국가에서 영어, 아랍어 사역 준비를 하던 예비 선교사였다.

그러나 일부에서 김선일씨가 과연 선교사였는지, 또 그의 죽음을 순교로 보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미군 부대 보급을 지원하는 가나무역 직원이었던 김씨는 복음을 전할 정황도 마련되지 않은데서 사역을 거의 하기 힘들었으며,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간 사람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피랍 전 피신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굳이 남아 위험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있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의 죽음이 단순히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종교이념의 갈등, 파병반대나 반미라는 정치적 목적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일신과 성전'은 당초 김씨 살해 당시 한국 추가 파병 저지를 위한 정치적 목적임을 이유로 내세웠으나, 피살 후 홈페이지 1면에 '기독교를 전파하려는 이교도라 죽였다'고 밝혔다. 이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인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부 잘못된 과격단체 및 근본주의자들, 더 나아가 폐쇄적인 사회에 대한 일부 비판 여론으로 일어났다.

또한 파병 반대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김선일씨 피살 사건 직후 오히려 추가 파병 찬성 비율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김씨 피살 사건 이후 이라크 선교는 위축되는 현상을 보였다. 선교사들은 상대적으로 위험이 덜한 인근 요르단 수도 암만이나 두바이, 쿠웨이트 등지로 철수했으며, 신학교가 임시 휴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이같은 당장의 어려움을 계기로 이라크 및 중동 선교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어넣어 사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씨 피살 사건에 앞서 지난 4월 이라크에서 선교를 강행한 목회자들이 피랍됐다가 석방되는 일이 있었으며, 8월 이라크 추가 파병, 10월 두번째 진행된 목회자 이라크 선교 강행, 자이툰 부대 인근 폭발사건 등 다양한 사건 등으로 이라크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4.마이너리니티의 반란..우후죽순 느는 연합기구들

교계내 기존 연합기구들과 창립목적이 유사한 단체들의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또 이에 기존 연합기구들은 대체로 '중복가입 교단은 제명한다'는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한국교회는 현재 우후죽순 늘어나는 연합기구들로 인해 진통을 겪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와 비슷한 창립목표를 가진 한국기독교총협의회(대표회장 성중경)는 지난 9일 설립,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으며 장로교단들의 연합체인 한국장로교연합회(대표회장 안용원)와 비슷한 연합체로도 최근 (사)한국장로교연합회(대표회장 이태희)가 창립, 양측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한기총은 한기협의 창립준비 당시 중복가입교단에 대한 제명을 결의했으며 한장연도 사장연에 대한 강력한 대비책으로 중복가입교단 제명을 결의한 바 있다.

한국기독교총협의회는 현재 한기총 가입교단들의 중복가입이 가능한 상황이며 남북위, 이대위 등의 구조는 한기총의 연합사업과 언제든지 중첩될 가능성이 있어 양측의 조율이 요청되고 있기도 하다. 현재 한기총은 '한기협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중진급 인사들의 연합체 활동에 한기총이 너무 과민한 반응을 보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기총은 여전히 중복가입교단에 대한 제명조치를 방침으로 정하고 있는 등 한기협에 대한 강력한 경계는 풀지 않고 있다.

한편 장로교단들의 연합체인 한국장로교연합회와 (사)한국장로교연합회는 창립과정 중에 '한기총·한기협'과는 달리 양측의 대화도 오갔으나 결국 지속적인 대화가 유지되지 못한채 대표회장 취임식을 통해 사장연은 활동을 본격화 했으며 한편으로 한장연은 '중복가입교단 제명'을 결의, 공방이 오갔었다. 사장연은 창립준비 당시 한장연에 명칭을 반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고 이에 한장연도 좋은 의도로 받아들여 양측간의 대화를 유지했으나 이후 사장연이 공식적인 대화없이 단체를 출범, 한장연이 당혹감을 표하고 '중복가입교단 제명'을 결의한 바 있다. 그러나 긴 공방 끝에 양측은 최근 다시 실무자들간의 모임을 갖고, 연합하기로 합의한 상황이어서 한기총-한기협과 같은 혼전양상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계내 기존 연합기구들이 대형교회 위주로 활동을 전개해 중소교단을 소외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교단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연합기구가 설립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한편, 이들 신설 단체들의 기존 기구와의 대화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기협의 경우에도 창립준비 당시 한기총과 어떠한 대화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우후죽순 늘어나는 연합기구 설립을 조율해 줄 한국교회내 조정기구의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5.한경직 목사를 배출한 영락교회의 교회분쟁

한국교회 대표적 교회로 故 한경직 목사를 배출했던 영락교회의 교회내 분쟁은 2004년 한해동안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영락교회 갈등은 지난 1월과 2월 진행된 항존직 선거 불법성 논란으로 선거가 중단된 이후 심화됐으며 계속된 갈등으로 시무장로 16인은 9월 "이철신 목사가 공적 지위를 이용, 서울노회에 제출한 문서를 위·변조했다"며 서울 중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는 고소장을 제출하게 된다. 담임목사의 사회법 고소 사실이 일간지를 통해 보도되면서 교회내 여론은 더욱 악화됐으며 이 과정에서 갈등해결 방안으로 ‘이철신 목사의 사퇴’, ‘교역자 전원 동반퇴진’, ‘교역자 전원 재신임’ 등이 논의되게 된다. 현재는 장로들이 담임목사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상황이다.

영락교회 갈등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해결책을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통반퇴진’을 촉구하는 장로들과 ‘재신임’을 지지하는 이철신 목사와 측근들의 의견상충으로 이해의 폭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재신임 안’은 11월 제직회에서 성도들에 의해 상정된 것으로 현재 당회에서 선택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11월5일 당회에서 가결된 ‘교역자 전원 동반퇴진’은 교계가 큰 충격으로 받아들였으나 이내 번복되고 만다.

이철신 목사와 일부 장로들의 갈등은 결국 권사회와 장로들의 대립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특히 권사들과 장로들의 교회내 분쟁 상황에 대한 이해는 매우 다르다.

권사들은 이철신 목사는 16인 장로들에 의한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특히 권사들은 이철신 목사의 항존직 선거 개입에 대해서도 부정한다. 영락교회의 장로를 선출하는 항존직 선거는 올해초 진행됐으며 선거과정에서 '투표해야할 명단'이라고 적힌 쪽지들이 구역별로 배포되는 등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불법성이 지적돼 결국 중단되고 말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는 특정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살생부 명단'도 배포됐다.

항존직 선거의 진위가 담임목사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연결되는 이유는 바로 구역별로 배포된 '명단목록'에 평소 담임목사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해 온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을 두고 이철신 목사를 고소한 16인 장로들은 "담임목사가 자기의 세를 유지하기 위해 불법선거를 주동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철신 목사의 선거개입이 직접적인 증거자료로 제시되지는 않고 있다.
반면, 이같은 명단작성이 '권사들이 항존직 선거를 통해 담임목사를 장로들로부터 지키기 위한 자발적인 행동'이었다는 증언들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어 교회 갈등의 시시비비를 가리기 혼란을 겪고 있는 사안이 되고 있다.

영락교회 사태는 원로들의 개입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영락교회 당회는 계속된 입장대립으로 교회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원로장로를 통한 중재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6인 장로들은 원로장로들이 중재를 통해 재신임을 요구할 경우 재신임까지도 순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6. 대광고 학내종교자유 관련 류상태 목사 강의석 군 사건

자유를 사랑했던 한 청년, 신념에 충실하고자 했던 교사, 조직과 신앙을 지켜야 했던 학교. 이 삼자간에 불거져나온 대립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낳으며 끝없이 확산돼 전사회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대사건이 됐다.

대광고등학교의 강의석 학생은 학교에서 예배와 기독교수업을 강제한다며 '종교 자유'를 요구하고 나섰다. 종교적 갈등을 겪으며 전학을 가려다가 포기하고 예배선택권 교수를 시작한 강 군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 1인 시위를 통해 학교 밖으로 논쟁을 확장시켰다.
그러나 학교측으로서는 이것이 쉽지 않은 문제였다. 교단(예장 통합)에 속한 사립학교로서 설립 이념과 신앙적인 정체성을 지켜야했을 뿐 아니라, 이 사건이 터지면서 몰려든 기독교 자체에 대한 공격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마찰이 빚어졌다. 학교측은 강군이 시위를 하고 예배선택권 보장 요구를 하는 과정에서 교칙을 위반했다며 제적 결정을 내렸고 강군은 이에 반발했다. 결국 학교는 강군의 입장을 고려해 제적 조치를 거둬들였지만 강군은 예배선택권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40여일간의 단식을 감행했고, 학교는 학생들이 예배선택권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제도적 조치를 취했다.

그런데 학교와 강의석 군 사이의 갈등은 또다른 불을 지폈다. 당시 대광고 교사이자 예장 통합 목사였던 류상태 씨는 강의석 군의 요구가 나왔을 때부터 종교 다원주의적 입장을 내비치며 예배선택권을 함께 주장했다. 류씨는 그같은 태도로 인해 학교측과 마찰을 빚었고 목사직과 교사직을 포기하는 충격적 결단을 하면서까지 자신의 신앙적 신념을 고수했다.

대광고 사태는 단순히 한 개인과 조직간의 대립이 아니었다. 그것은 ‘세상’ 속에 살아가는 기독교의 위치와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했으며, 기독교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 얼마나 차가워져 있는가를 깨닫게 했다. 또 종교적 편협성의 위험과 사립학교법과 고교 평준화 제도 등의 폐해에 대해서도 새삼 논쟁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7.신학계, 2007년 대부흥 준비 본격화

올해 신학계는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을 잇는 또 한번의 대부흥이 2007년 이땅에 일어나기를 꿈꾸는 초교파적 신학교수들의 모임인 '한국신학교 영적갱신을 위한 신학교수 기도모임(회장 박용규)'의 활동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올초 교수들의 작은 기도모임으로 출범한 이 모임은 지난 2월 신학생 리더 200여명 대상으로 '코리안 리바이벌 2004 리더 컨퍼런스'를, 이어 지난 8월 전국 신학생 600여명을 대상으로 '코리안 리바이벌 2004 전국 신학생 컨퍼런스'를 성황리에 개최해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교회의 갱신은 다름아닌 '회개'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하는 신학교수들은 "한국교회의 문제는 목회자의 문제, 목회자의 문제는 신학교의 문제, 신학교의 문제는 바로 교수들의 문제"라며 한국교회의 미래를 짊어진 신학생들을 올바로 교육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타의 이벤트성 행사과는 달리 신학생들을 비롯한 신학교수들이 지속적인 모임을 통해 참된 복음주의 운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 신학생들을 가르쳐 시대를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기도모임의 큰 특징.

이 모임은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의 적극적인 후원 아래 총신대학교, 성결대학교, 안양대학교, 성서대학교, 아세아신학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 나사렛대학교 등 총 23개 신학교 및 기독교대학의 신학교수들과 신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김경빈, 박명수, 박용규, 배본철, 배현성, 유상섭, 이선희, 이은선, 이호우, 정흥호, 주승중, 한철희 교수 등이 주축이 되어 활동 중이며 각 대학마다 신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기도모임을 결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교수들은 지난 2007년 대부흥을 위해 매달 정기적인 기도모임을 열고 있으며 하루에 한번씩 7가지 제목으로 기도하는 운동인 '117기도운동'을 전개, 이를 책갈피 기도 카드로 만들어 보급하기도 했다.

117기도운동 주제는 △한국교회와 신학교가 하나님과 그의 말씀으로 돌아오게 하소서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왕권을 주장하게 하소서 △성령의 변화시키는 능력을 체험하게 하소서 △악덕들을 토하여 내고 덕성들을 입게 하소서 등이다.

8.패션오브크라이스트 세계적 흥행

예수 그리스도가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기까지의 마지막 12시간을 재조명한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종교적 소재를 택하고 있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큰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로 문화계에서 집중적 조명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많은 교회의 교인들 뿐 아니라 많은 일반인까지 극장으로 이끌며 종교 영화의 새로운 면을 보여준 작품이다.

이미 두 번째 연출작이었던 <브레이브하트>로 오스카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쥐며 연출력을 과시했던 슈퍼스타 멜 깁슨이 8년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고 제작 및 각본까지 겸한 이 영화는 사순절(Ash Wednesday)이었던 수요일 개봉 첫날 하루동안에만 2,356만불(이틀동안의 유료시사회 수입을 합치면 2,656만불)을 벌어들이는 기염을 토하며 흥행돌풍을 시작했다.

이 같은 흥행세를 이어 2004년 2월 마지막 주말(27-29일) 3일 동안, 북미 3,043개 개봉관으로부터 무려 8,385만불의 어마어마한 수입을 벌어들여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주말까지 5일동안 무려 1억 2,519만불의 총수입을 기록, 역대 수요일 개봉작의 개봉 첫주 5일간 흥행기록에서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1억 2,410만불)과 <스타워즈 에피소드 1>(1억 560만불)을 모두 앞지르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예수가 죽기 전 12시간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영화배우 멜 깁슨이 감독, 제작, 시나리오 집필 등 1인 3역을 맡았고, 그의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예수가 12시간 동안 지상에서 마지막 날들을 보내고 예루살렘에서 골고다 언덕까지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는 수난과정을 여과 없이 재현한 작품으로 뛰어난 출연진과 각 분야 예술가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지금 전세계를 들끓게 만들었다.

한편에서는 유태인들의 반발로 제작 기간 중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개봉 후에도 일부 기독교 보수 진영에 의해 원색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국내에서는 대체적으로 큰 환영을 받았다.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가장 큰 특징은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숨을 거두기까지의 고난과 고통의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기독인은 물론 비기독인에게까지 충격을 선사하고 있다는 것. 비평적, 사회적 관점에서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었지만, 이 영화가 예수님의 고난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그리스도의 아픔을 각인시켰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9.한국교회, 시국우려 목소리 '집결'

올 한해 한국 보수교계의 행보는 그 여느때와는 달랐다. 현 시국의 좌경화와 정부의 정책노선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결국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를 필두로 한 대형교회들의 연합으로 결집되기에 이르렀다.

올해 4월, 종로5가를 15만명의 성도로 운집시켰던 '나라를 위한 국민 대화합기도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 금란교회를 비롯한 대형교회 성도들의 대대적인 참여와 조용기, 최성규, 김홍도, 길자연, 엄신형, 최낙중 목사등 교계지도자들의 연합세를 과시했다.

이날 모임에서 교계 지도자들은 북핵 문제와 국내의 국론분열에 대한 기독인들의 책임을 통감하며 회개기도와 함께 조용기 목사등 교회 지도자들이 베옷을 입고 혜화역에서 종로5가까지 나무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는 퍼포먼스를 연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부의 4대법안 개정안에 대한 보숙교계의 목소리는 갈수록 더욱 구체적으로 결집되기 시작했다. 10월 시청앞 광장에서 개최된 '대한민국을 위한 비상구국기도회'는 '국가보안법 폐지'와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한 보수교계의 반대성명 발표가 주를 이루며 한국사회의 좌경화에 대한 우려를 더욱 분명히 했다.

그러나 당시에 기도집회가 우익연합 단체들의 대정부 규탄시위 행사와 겹쳐진 점은 진보교계의 비판에오르내리기에 충분했다. 일각에서는 한기총등 기독교계의 기도집회가 우향후되어가는 정치집회로 변질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고개를 들었다. 이같은 여론에도 불구, 11월에는 한기총을 필두로 교단임원들이 주축을 이룬 통곡기도회를 열어 정부주도의 개혁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여전히 전면에 내세웠다.

장감성 이하 대표적인 국내교단들도 시국에 대한 성명서를 일괄 쳬택하기에 이르렀다. 교단 총회의 성수기인 9월에는 국보법 폐지등 정부의 친북편향성을 우려,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표방한 성명서가 만장일치로 통과돼 보수 교계의 목소리를 연장해갔다.

반면 이를 바라본 진보교계 및 사회연대 단체들은 "정치집회"로 간주하며 여론몰이에 들어갔다. 특히 시청앞 집회의 성격을 놓고 한국의 대표적인 양기구의 연합에도 경계 요소로 작용했다. 급기야 11월 KNCC는 자체 공청회는 양기구 연합에 대한 신중론에서 회의론까지 거론돼 교계 내부의 진보수 진영의 시각차를 재차 확인한 한해이기도 하다.

10.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 복음주의자들의 힘인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복음주의자들의 지원'에 힘입어 재선에 성공했다.

정치적 문제에 앞서 낙태, 동성결혼 등 종교적 윤리와 깊이 관련된 문제들이 미국 내 주요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그동안 정치적 문제에는 소극적이었던 복음주의자들이 대거 선거에 참여한 것이다.

지난 대선때 투표하지 않은 복음주의자 400만명의 표가 금번 선거 결과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동성애 반대, 낙태 반대 등 복음주의의 입장을 강경히 반영하는 등 자신의 대통령 재임기간동안 종교의 중요성을 숨김없이 강조해왔을 뿐 아니라, 재선될시 미국을 향한 자신의 앞으로의 계획들에서도 종교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을 선거기간 분명히해왔다. 반면, 케리 후보는 이와 반대입장을 가진 진보진영의 입장을 대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