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詩作)의 괴로움 속에는, 시인만이 아는 즐거움이 있다.](There is a pleasure in poetic pains which only poets know.
- 쿠퍼(Willian Cowper, 1731~1800 영국시인)


뉴욕의 세계무역센터(W.T.C. 9/11/01)가 테러피격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낙엽처럼 떨어져 죽어 희생되었다. 필자는 요즈음 그 때를 연상하여 [공동기도문] 형식으로 기도시를 적고 있다. 아마도 [애도시]며 [추모기도시]일 것 같다.

[만가(비가)]는 여러나라 곧 이태리, 독일, 스페인, 불란서, 영국등에서 쓰여왔다고 한다. 영국시인 존 던(John Donne 1572~1631)에 의해 장례조사(비가)가 도입,소개되던 때가 1615년 초이다. 존 던은 43세(1615)때 성직자로서 영국왕실의 전속목사로 임명받기 전, 대표연애시집 [가요와 소네트](Song and Sonnets)로 유명했던 시인이었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의 시들 중 성직자가 된 이후에 쓴 [신앙시]를 검토하며 공부하려고 한다.

J.던의 종교시 연구의 권위자인 헬런 가드너(Helen Gardner)가 묶은 많은 시들 중에서 [만가](비가)라 할 수 있는 [소네트](Sonnets) 중 [죽음이여 오만하지 말라)(Death be not proud)의 일부만 읽어본다.

[Death be not proud,Thogh some have called thee, mighty and dreadful, for thou art not so, for ; those, whom thou think'st, thou dost over throw Die not, poor death, not yet can't thou kill me.](1행~4행) 죽음이여, 뽐내지 말라. 어떤 사람은 그대는 강하고 무섭다고 말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그대가 넘어뜨렸다고 생각하는 자들은 죽은 것이 아니다. 가련한 죽음이여, 그대는 나도 죽일 수 없다. (이하생략)

위의 시는 [거룩한 소네트](Holy sonnets) 가운데 앞부분 4행까지이다. 한순간 잠(죽음)을 자고 나면, 영생을 얻게 되는 기독교의 본질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이 시는 신약시대 사도바울의 절규(고전 15:15)의 변형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이 시의 주제는 [멸망당할 최후의 적은 죽음이다]라고 한 바울사도의 주장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던은 많은 사람들이 강하고 무서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죽음을 특유의 지적분석으로 제시하면서 냉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신앙과 영생에 대한 신념이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황경락 목사(미주크리스천 문학가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