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우유를 참 좋아합니다. 우유만 마시면 속이 온통 시원해지는 듯 한 느낌을 받습니다. 오늘은 문득 우유에 얽힌 옛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제가 1994년 스물여섯 살의 나이에 경기도 화성에 있는 신외마을로 시골 목회를 나갔을 때의 일입니다. 그 당시 저는 가정 심방을 많이 다녔습니다. 그때 어느 집에선가 우유를 내어 주었습니다. 우유를 워낙 좋아하던 저는 우유 한 잔을 단숨에 마셨습니다. 그러자 그 성도는 우유를 꽉꽉 눌러 한 잔을 더 주시더군요.
그 소문이 성도들 사이에서 퍼져, 그 이후로 심방이나 속회 때면 우유 한 팩은 어김없이 준비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복숭아 주스도 좋아하는데... ^^) 신외마을 8년 목회를 하면서, 성도들은 '변함없이' 저를 위해 우유를 기꺼이 준비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우유만 보면 신외교회 성도들이 생각납니다. 특히 신정희 성도(영구할머니)는 이 원칙(?)을 철저히 지켜온 성도 중 한 명이었습니다.
영구 할머니는 속회를 마치고 미리 준비한 상을 들여옵니다. 그런데 우유는 보이지 않습니다. 상을 놓은 후, 할머니는 신문지에 둘둘 말은 무엇인가를 가져옵니다. 다름 아닌 우유였습니다. 목사님께 드리려고 준비했다고 하시며, 신문지를 걷어내고 우유를 꺼냅니다. 그런데 제 앞에 못 보던 컵이 놓여 있었습니다.
"할머니, 못 보던 컵이네요?"
"아, 이거요. 우리 며느리가 목사님 오시면 우유 따라 드리라고, 두고 간거라우."
목사가 우유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인천에 사는 며느리에게까지 들어간 모양입니다. 그 컵은 우리 집 제 밥그릇보다 컸습니다. 우유를 따르니 1리터짜리 우유의 반 정도가 들어갔습니다. 단지 목사가 좋아한다니까, 8년 내내 어김없이 우유를 준비해 주는 손길들. 신 김치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후에는, 꼭 밥상에 신 김치를 내어 주어온 손길들. 커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지금은 커피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 목사를 위해 둥글레 차를 준비해 주던 정성들.
8년 동안 목회 하면서, 저는 이런 사랑을 받고 살아온 것입니다. 누구는 첫목회에서 실패하고 상처받아, 평생 목회의 짐을 지고 간다고도 하는데, 저희 내외는 너무나 귀한 사랑을 받으며 목회를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속상했던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어려움 중에서도 지속적인 사랑을 받게 하셨습니다.
이곳 로체스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곳에서 벌써 5년째 목회를 하고 있네요. 그동안 성도들에게 받은 사랑이 한두 가지가 아니랍니다. 차 마시러 가자면 늘 팀홀튼을 찾는 청년들 (제가 워낙 팀홀튼 커피를 '사랑'하기 때문이죠. ^^), 주일 예배 후 이것저것 챙기느라 점심을 미처 들지 못하는 목사를 위해 늘 마음 쓰는 성도들, 수요일마다 찬양인도 하느라 진땀 빼는 '박치' 목사를 위해 모든 것을 맞춰주는 찬양단원들 (찬양단 대부분이 세계 최고의 음대생들이랍니다), 젊은 목사의 새로운 시도에 늘 힘을 실어주는 어른들…….
이 모든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신외리에서 받았던 우유사랑, 로체스터에서 받고 있는 성도들의 따뜻한 정... 바로 이러한 아름다운 관계 속에, 서로를 이해하고 용납하고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허락하시는 우리 주 예수님이 계시기에, 이런 아름다운 사랑이 가능한 것이라 믿습니다.
요즘 미국교회와의 교회 건물 사용 문제로 약간의 어려움이 있지만, 지금껏 우리가 누려온 하나님의 사랑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번 일을 통해, 제일 교회 식구들이 한 마음으로 무릎 꿇기를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더 좋은 예배 처소를 이미 예비하고 계실 하나님께서, 이런 상황 가운데 있는 우리들의 마음이 온전히 하나님만 바라보길 원하심을 느낍니다. 어려운 순간이 와도, 주 안에서 마음을 함께 할 교우들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하나님께 감사한 일임을 깨닫습니다.
8년 동안 누렸던 '우유사랑'! 우유는 사랑을 실어 제게 넘쳐났고, 이제 이곳 로체스터에서 또 다른 사랑의 모습으로 제게 넘쳐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제게 귀한 성도들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교회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때, 함께 손 붙들고 기도하며 나갈 수 있는 성도들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우유는 사랑을 싣고 제게 다가왔듯이, 이제 우리가 베푸는 온갖 사랑에 예수님을 실어, 아직 주님을 모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길 기도합니다. 2008년도, 올 한 해에는 예수 믿지 않는 주변의 친구나 이웃에게 꼭 이런 사랑을 전하여, 예수 믿는 자리로 인도하시는 우리 모두가 되길 기도합니다.
그 소문이 성도들 사이에서 퍼져, 그 이후로 심방이나 속회 때면 우유 한 팩은 어김없이 준비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복숭아 주스도 좋아하는데... ^^) 신외마을 8년 목회를 하면서, 성도들은 '변함없이' 저를 위해 우유를 기꺼이 준비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우유만 보면 신외교회 성도들이 생각납니다. 특히 신정희 성도(영구할머니)는 이 원칙(?)을 철저히 지켜온 성도 중 한 명이었습니다.
영구 할머니는 속회를 마치고 미리 준비한 상을 들여옵니다. 그런데 우유는 보이지 않습니다. 상을 놓은 후, 할머니는 신문지에 둘둘 말은 무엇인가를 가져옵니다. 다름 아닌 우유였습니다. 목사님께 드리려고 준비했다고 하시며, 신문지를 걷어내고 우유를 꺼냅니다. 그런데 제 앞에 못 보던 컵이 놓여 있었습니다.
"할머니, 못 보던 컵이네요?"
"아, 이거요. 우리 며느리가 목사님 오시면 우유 따라 드리라고, 두고 간거라우."
목사가 우유를 좋아한다는 소문이 인천에 사는 며느리에게까지 들어간 모양입니다. 그 컵은 우리 집 제 밥그릇보다 컸습니다. 우유를 따르니 1리터짜리 우유의 반 정도가 들어갔습니다. 단지 목사가 좋아한다니까, 8년 내내 어김없이 우유를 준비해 주는 손길들. 신 김치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후에는, 꼭 밥상에 신 김치를 내어 주어온 손길들. 커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지금은 커피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 목사를 위해 둥글레 차를 준비해 주던 정성들.
8년 동안 목회 하면서, 저는 이런 사랑을 받고 살아온 것입니다. 누구는 첫목회에서 실패하고 상처받아, 평생 목회의 짐을 지고 간다고도 하는데, 저희 내외는 너무나 귀한 사랑을 받으며 목회를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속상했던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어려움 중에서도 지속적인 사랑을 받게 하셨습니다.
이곳 로체스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곳에서 벌써 5년째 목회를 하고 있네요. 그동안 성도들에게 받은 사랑이 한두 가지가 아니랍니다. 차 마시러 가자면 늘 팀홀튼을 찾는 청년들 (제가 워낙 팀홀튼 커피를 '사랑'하기 때문이죠. ^^), 주일 예배 후 이것저것 챙기느라 점심을 미처 들지 못하는 목사를 위해 늘 마음 쓰는 성도들, 수요일마다 찬양인도 하느라 진땀 빼는 '박치' 목사를 위해 모든 것을 맞춰주는 찬양단원들 (찬양단 대부분이 세계 최고의 음대생들이랍니다), 젊은 목사의 새로운 시도에 늘 힘을 실어주는 어른들…….
이 모든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신외리에서 받았던 우유사랑, 로체스터에서 받고 있는 성도들의 따뜻한 정... 바로 이러한 아름다운 관계 속에, 서로를 이해하고 용납하고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허락하시는 우리 주 예수님이 계시기에, 이런 아름다운 사랑이 가능한 것이라 믿습니다.
요즘 미국교회와의 교회 건물 사용 문제로 약간의 어려움이 있지만, 지금껏 우리가 누려온 하나님의 사랑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번 일을 통해, 제일 교회 식구들이 한 마음으로 무릎 꿇기를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더 좋은 예배 처소를 이미 예비하고 계실 하나님께서, 이런 상황 가운데 있는 우리들의 마음이 온전히 하나님만 바라보길 원하심을 느낍니다. 어려운 순간이 와도, 주 안에서 마음을 함께 할 교우들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하나님께 감사한 일임을 깨닫습니다.
8년 동안 누렸던 '우유사랑'! 우유는 사랑을 실어 제게 넘쳐났고, 이제 이곳 로체스터에서 또 다른 사랑의 모습으로 제게 넘쳐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제게 귀한 성도들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교회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때, 함께 손 붙들고 기도하며 나갈 수 있는 성도들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우유는 사랑을 싣고 제게 다가왔듯이, 이제 우리가 베푸는 온갖 사랑에 예수님을 실어, 아직 주님을 모르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길 기도합니다. 2008년도, 올 한 해에는 예수 믿지 않는 주변의 친구나 이웃에게 꼭 이런 사랑을 전하여, 예수 믿는 자리로 인도하시는 우리 모두가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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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를 좋아한다는 이진국 목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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