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주에서 치러진 미 대선 첫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승리했다.

CNN에 따르면 맥케인 상원의원은 8일 밤 10시(현지시간) 선거구 61% 개표 결과 37%의 득표율로 29%를 얻은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일 복음주의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압승했던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12%를 기록하며 3위권에 들었다.

맥케인 상원의원의 승리는 이라크전 사태의 진전에 대한 공화당 유권자들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NN이 이날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공화당 프라이머리 참여자들은 경제와 이라크전, 불법이민 문제, 대테러전 등을 올해 대선 최대 관심사로 꼽았다.

맥케인 상원의원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 이후 대책 부족을 비판하면서 이라크 주둔 미군 증파를 주장해 이라크전 사태에 진전을 가져온 것이 높이 평가 받았다는 분석이다.

또 일찌감치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를 목표에 두고 이 지역에서 두드러진 선거 캠페인을 펼쳐 온 것도 승리 요인이다. 맥케인 상원의원은 전체 유권자 중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무당파 독립 유권자가 많은 뉴햄프셔 주에서 공화당에 투표한 독립 유권자 38%의 표를 휩쓸었다.

한편 보수적 복음주의자들이 핵심 지지층인 침례교 목사 출신 허커비 전 주지사는 상대적으로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한 뉴햄프셔 주에서 큰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아이오와 코커스 참여자의 60%가 복음주의자였던 반면 이번 프라이머리에서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21%가 복음주의자였다. 그러나 그는 “3위도 큰 의미가 있다. 심지어 4위를 한다 하더라도 2~3주 전보다는 나아진 것”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의 승리 이후 전국 지지도 상승세에 있다.

반면 미트 롬니 전 주지사는 막대한 선거 자금을 쏟아 부었던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에서 연속으로 패배하면서 급격한 지지도 하락 중에 있으며, 맥케인 상원의원은 프라이머리 승리 확정 이후 “돈으로는 아무것도 살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롬니 전 주지사에 일침을 가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선거구 63% 개표 결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39%,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34%를 득표하며 선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프라이머리 참여자들 역시 경제 문제와 이라크전을 최대 관심사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