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투는 아내는 이어 떨어지는 물방울이라.”

왜 하필 물방울일까.
큰비도 아니고
천둥을 동반한 폭우도 아니다.
그저 작은 물방울이다.
뚝.
한 방울.
또 뚝.
처음에는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물방울이 계속 떨어지면 잠을 방해한다.
집 안이 축축해지고, 곰팡이가 생기고,
어느새 냄새가 난다.
마침내 천장까지 상하기 시작한다.
야금야금 쌓이고,
야금야금 마음을 적신다.
나는 그 물방울이 얼마나 무서운지 안다.
수많은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사람의 마음을 베어내는 말들,
차마 옮기기도 어려운 거친 말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들으면
오래도록 몸 안에 남는 말들이 있었다.
그 말을 듣는 동안
나는 조금씩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온몸이 젖어
마를 틈이 없었다.
축축하고 무거웠다.
마음 한구석부터 곰팡이가 피듯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성경의 또 다른 물방울을 생각한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께 이렇게 말한다.
“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
고대의 작은 병을 떠올려본다.
말로 다 하지 못한 슬픔과
밤새 흘린 눈물이
작은 병 하나에 한 방울씩 담긴다면.
내가 흘린 물방울도
어쩌면 그런 것이었을까.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한 방울이었지만
나에게는 견디고 또 견딘 시간의 한 방울,
말없이 삼킨 고통의 한 방울,
잠들지 못했던 밤의 한 방울이었다.
그 물방울들이 야금야금 쌓여
내 마음을 적셨다.
그리고 나는 이제야 안다.
물 한 방울은 작지만
그 안에 한 사람의 시간이 들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잠언의 물방울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
한 사람의 말 한마디도 그렇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어 떨어지면 마음을 젖게 한다.
마음이 젖으면 무거워지고,
오래 젖어 있으면 결국 상한다.
그래서 오늘은 나를 돌아본다.
나는 어떤 아내일까.
그리고 나는 믿고 싶다.
“슬기로운 아내는 여호와께로서 말미암느니라.”
나는 여호와께로 말미암아 있는 사람이고,
그러므로 나도 슬기로운 아내가 될 수 있다고.
아니, 그런 아내다.라고.
그러나 이 말씀을 아내에게만 묻고 싶지는 않다.
남편에게도 같은 질문을 건네고 싶다.
나는 어떤 남편인가.
내 말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쉼이 되는가,
아니면 잠 못 이루는 밤을 만들고 있는가.
다투는 아내 곁에서 사는 일이 괴로운 만큼
다투는 남편 곁에서 살아가는 일도 괴롭다.
때로는 한 사람의 말이
다른 사람의 잠을 빼앗고,
한 사람의 분노가
다른 사람의 하루를 무너뜨린다.
그러니 오늘은
아내도 남편도
상대를 바라보기 전에 자신에게 물었으면 좋겠다.
나는 지금 누군가에게
이어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은 아닌가.
오늘 내가 지킬 것은 거창하지 않다.
욕망을 따라가지 않기.
감정을 함부로 쏟지 않기.
타인의 허물을 붙잡지 않기.
노하기보다 한 번 더 멈추기.
다투지 않기.
작은 물방울 하나를 멈추는 것.
야금야금 마음을 적시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래서 오늘은 물 한 방울을 멈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