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칼을 도로 네 칼집에 꽂으라.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마태복음 26장 52절)
필자가 미국에서 학위 논문을 쓸 때, 지도교수였던 H. McKennie Goodpasture 교수가 라는 제목의 남아메리카 교회사를 저술했습니다. 필자는 이 책을 한국어로 <십자가와 검>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하여 주임교수에게 헌정하였습니다.
이 책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남미를 어떻게 정복했으며, 이 정복 과정에서 십자가 즉 기독교를 전파하는 반면 탐욕자들이 원주민들을 어떻게 위협하고 협박해서 자기들의 물질적 탐욕을 채웠는지를 당시 남아 있던 여러 자료들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상선들이 남미에 들어갔을 때, 그 배에는 군인들과 상인들, 탐험가들이 타고 있었으며, 동시에 신부들과 선교사들도 타고 있었습니다.
동승했던 신부들은 물론 복음을 전하기 위해 왔지만, 군인이나 상인, 탐험가들의 주된 목적은 황금과 은이었습니다. 신부들이 남미에서 복음을 전 할 때, 물론 순수하게 원주민들을 설득해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이게 하는 이들도 있었겠지만, 직, 간접적으로 저들의 기존 신앙을 포기 시키고, 강압적으로 성당에 나오게 하는 신부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들 백인들은 전혀 면역력이 없는 본토민들에게 천연두와 매독, 홍역, 인플루엔자, 독감, 발진티브스, 말라리아 및 황열병 같은 유럽의 유행병을 퍼뜨려, 면역력이 전혀 없는 원주민 인구의 80%에서 90%이상을 멸절시켰습니다.
황금을 목적으로 온 군인들과 상인들은 원주민들이 갖고 있는 금과 은을 수탈한 후, 이들을 강제로 광산에 투입시켜 금과 은을 캐도록 억압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반항하거나 불순종하는 원주민들은 무자비하게 살해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잔인한 일을 저지른 인간들은 어려서 영세를 받았고, 당시에도 주일이면 성당에 나가 미사에 참석하는 가톨릭 신자들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도대체 이들이 갖고 있었던 기독교 신앙은 무엇이었을까요?
가톨릭교회가 남미에서 행한 비기독교적 행위는 강제 개종과 문화적 말살이었습니다. 신부들은 원주민들의 고유 신앙을 악마의 교리로 규정하고, 수백 년 내려오는 원주민들의 신전과 신상, 역사 기록이 담긴 고문서를 불태우고 파괴 했습니다. 가톨릭 교리를 거부하거나 몰래 전통 신앙을 유지하려던 원주민들은 이단 신문을 받고 채찍질을 당하거나, 감옥에 갇혔고, 심한 경우 처형되기도 했습니다.
2,000년 희년을 맞이하여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교회가 선교라는 목적 하에 남미에서 저지른 과거의 유린 행위에 대해 용서를 구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2015년 볼리비아 순방 당시에, 아메리카 정복의 이름으로 원주민들에게 교회가 행한 모든 범죄행위에 대해 겸허하게 용서를 구한다며 직접적으로 강도 높은 역사적 사죄의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교회가 원주민들을 하나님의 창조물이며 한 인격체라는 생각을 버리고, 저들의 전통문화를 하나부터 열까지 깡그리 무시하고 야만적이라는 이유로 저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강압적으로 받아들이게 한 것은 예수님의 세계 선교의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기독교는 한마디로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명령하신 것처럼 “네 칼을 도로 네 칼집에 꽂으라.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마 26:52)는 말씀 속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기독교가 세계 제 1의 종교로 우뚝 서게 된 주된 원리는 바로 희생 그것도 자기 생명을 버리는 희생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이 역사적인 교훈과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면서, 어두워져 가는 세상 속에서 복음 선교를 위해, 더욱 열심히 기도하며 노력합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