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는, 이런 얘기 어떨지 모르겠는데, 바깥에서 볼 때 굉장히 차갑다고 해요. 아마 사회적으로 명성있는 분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러시는 것 같은데 사실 안에 들어와 보면 그렇지 않거든요. 가족같은 따뜻한 분위기입니다."
후러싱 제일교회에서 문서출판부 부장을 맡고 있는 박미애 집사(49)의 말이다.

박미애 집사는 교회내에서 월간지 '로고스 소식'과 연회지 '등대' 발행을 담당해 교회내 각 부서의 소식을 꿰차고 있는 후러싱제일교회 내 마당발. 그녀는 김중언 담임 목사에 대해 "칭찬을 하면 사람이 교만해진다며 칭찬을 많이 안하신다. 절제가 있으시고 자상하시며 교만과 시기심을 억제하기 위해 남을 도와줄 때도 모르게 도와주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한 자기 주관이 뚜렷해 아무리 여러 사람이 말을 해도 성경말씀에 비춰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은 끝까지 아니시라고.

후러싱제일교회 내에서 자체 발행하는 '등대'지에 실린 김중언 목사의 셀프 인터뷰를 보면 박집사의 말에 공감이 간다. 김중언 목사가 스스로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 이 셀프 인터뷰에서 김목사는 '어떻게 목사님이 되셨습니까?'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미래에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던 중 두 가지 이유로 목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첫째는 가난하고 억울하게 고난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사는 약한 사람들을 구해주어야겠다는 생각에서였고, 둘째는 의사나 변호사, 정치가, 사업가들도 그런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약한 사람들의 편에 서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목사만은 예수님의 삶을 닮으면 성공하는 것인데, 끝까지 약한 자들의 편에 서서 인간적인 면에서는 실패하는 것 같아 보여도 그것이 성공한 삶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중언 목사의 정의롭고 대쪽같은 성격이 엿보이는 듯하다. 김중언 목사는 또한 '목사님께서 제일 싫어하는 일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솔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대답하고 있다. "의견이 다르다는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무슨 이야기든지 직접 자기의 진실을 이야기해주시면 가장 좋다"는 것.

교회건축과 교회내 행사보다는 선교와 지역봉사활동과 구제에 열심을 내는 교회, 교계내 여러가지 활동들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무슨 직책을 맡기보다는 항상 교회에 있어 성도들을 챙기고 말씀묵상에 힘쓰는 목사, '교회는 프로그램이나 프로젝트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몸된 교회의핵심 사명과 사역, 즉 예배,기도, 교육, 선교 봉사활동에 충실해야 한다'는 그 목사의 목회철학. 후러싱 제일교회는 이런 요소들로 이루어져있다.

"우리 교회 성도들은 1년에 한번씩 성경통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요성경공부 시간을 통해 복음서, 바울서신, 창세기, 요한계시록 등을 하나 하나 공부하고 있죠. 제가 처음 이 교회에 부임했을 때, 큰 교회여서 그런지 성도들이 제각각 흩어져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각각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하면 성도들이 흩어집니다. 그래서 교회 프로그램을 심플하게 하고 교회의 기본 사역에 충실했죠. 그랬더니 교인들이 하나로 뭉치게 되었습니다. 사실 교인들이 뭘 해보겠다고 했을 때 못하게 한 것은 없어요. 장려를 안했을 뿐이지요."

확실히 후러싱 제일교회는 기본에 충실한 교회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김중언 목사와 후러싱제일교회가 보수적인 성향의 교회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예산의 25%인 60만불 가량을 선교와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지출하는 것, 인터넷 선교를 공략한 교회 홈페이지의 충실한 관리, 투명한 재정공개, VCF의 독립 등 차세대 리더쉽 세우기 등의 요소들을 살펴볼 때 후러싱 제일교회는 오히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지닌 진보적인 교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교회는 그동안 기독교 방송, 기독교 TV, 청소년 센터 등의 기관들에 가장 많은 후원금을 내고 있고, 지난 4년간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147가와 Northern Blvd.에서 일감을 기다리는 60~100명의 히스패닉들에게 도넛과 커피를 대접해왔습니다. 주일저녁에는 15~25명의 조선족들에게 무료 영어교실을 제공하고 있고, 지역의 8개 고등학교 졸업식 때는 한인이건 아니건 가리지 않고 천불씩 장학금을 주었습니다. 또, YWCA에서 주최하는 구정 퍼레이드에도 적극 참여해서 타인종 커뮤니티에 우리 한인들의 문화를 알렸죠.
우리는 정치,사회문제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리스도께 충성스레 헌신하면서 이웃에게 좋은 일 하는 데 많이 협조하려는 것입니다."

이 모든 활동들에 열심히 헌신해준 후러싱 제일교회 성도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며 김중언 목사가 인자해보이는 웃음을 얼굴
에 띄운다.

'등대'지에서의 셀프 인터뷰에, 자신이 이 교회에 처음 부임하던 날에는 아무도 환영하는 사람없이 첫 주일 설교를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6년을 지내면서 성도들과 자신이 이런 사랑과 정을 갖게 됐다는 것은 기적이다라고 적어놓은 것이 떠오른다. 이같은 대형 목회는 처음이라는 김목사가 교회의 모든 행정체계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담임 목사의 목회방침을 성도들에게 제대로 인식시키고 성도들과 사랑과 신뢰의 관계를 쌓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눈물의 기도가 필요했을까.

"어쨌든, 이제는 교회가 많이 안정됐고 한단계 성장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교회내 각 부서에 리더쉽들을 잘 세워서 더 많은 일들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하겠습니다." 3부 예배를 마치고 4부 예배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사이, 후러싱 제일교회에 들린 귀한 손님을 집에서 잠깐 기다리게 해 놓은 채, 사무실에 기자와 마주앉아 인터뷰를 하던 김중언 목사가 말을 맺는다. 손님 기다리는데 왜 안오냐는 독촉전화 탓이다.

후러싱제일교회, 그리고 김중언 목사와의 짧은 만남. 그러나, 그리스도의 사랑의 끈이 벌써 그들과 우리를 묶고 있는 듯하다.

- 김중언 목사 프로필
펜실베니아 스크랜톤 'Forest City United Methodist Church' 4년
오하이오주 맨스필드 한인목회 4년
오하이오 영스타운 한인연합감리교회 4년 6개월
뉴욕 Poughkeepsie 'Mid Hudson 한인연합감리교회' 8년 6개월
뉴욕 커넷티컷 지역 감리사 2년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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