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아버지는 그 자식들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요 자식들은 그 아버지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니 각 사람은 자기 죄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할 것이니라.” (신명기 24장 16절)

 요즘 젊은 사람들은 연좌제라는 말을 별로 들어본 일이 없겠지만, 나이가 어느 정도 든 사람들은 연좌제란 말이 익숙하리라 생각합니다. 연좌제란 범죄를 저지른 사람과 특정한 관계, 주로 가족, 친족, 외가, 처가 등이라는 이유만으로 본인은 아무 죄가 없음에도 연대 책임을 물어, 처벌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연좌(連坐)라는 한자는 ‘이어서 앉는다.’는 뜻으로, 죄를 지은 사람의 형벌이 그 친족들까지 줄줄이 엮어 함께 책임을 진다는 의미입니다.

 대체로 왕정 시대 때, 반역죄나 대역(大逆:왕이나 부모를 죽인 죄)죄 같은 큰 죄를 다스릴 때 삼족(三族) 즉 부모, 처자, 형제를 모두 몰살 해 죽이는 무서운 형벌이 있었습니다. 9족을 멸한다는 법령도 있었으나 실제로 실행된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주로 남자들은 처형을 당했고, 부녀자들과 16세 미만 아이들은 관청의 노비(奴婢:종) 즉 관비(官婢)가 되었습니다.

 조선왕조 시절에 연좌제가 엄격히 시행되었는데, 21대 영조 때, 이인좌(李麟佐)가 역모(逆謀)죄로 처형될 때, 이와 연결된 사람들 총 159명이 죽임을 당했고, 선조 22년에 일어난 정여립(鄭汝立)의 역모 사건과 그가 주축이 된 ‘천하(天下)는 공물(公物)’이라는 대동계(大同契)에 연류 되어 죽은 사람이 모두 1,000여명에 이르렀습니다. 한 사람의 역모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것은 연좌제 때문입니다.

 과거 국가권력은 개인이 가족이나 공동체에 피해를 주지 않게 하기 위해 서로 감시하고,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방법으로 연좌제를 도입했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는 연좌제가 전면 금지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초창기 50년대에서 70년대까지 가족 중, 공산당 가담자, 월북자 또는 남로당 활동가 등 이른바 좌익사범이 가족 중에 있으면, 법적 근거 없는 초법적 감시와 사회적으로 매장 시키는 형태로 엄격하게 다스렸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 13조 3 항과 1953년 제 5차 개정안 법 제 11조 3항은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명시하여 연좌제를 명문(明文)으로 금지했으나, 실제에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광범위하게 감찰이 실행되었습니다.

 중앙정보부나 국군 보안사령부는 좌익 활동가나 월북자의 가족, 친족, 보통 사촌 또는 6촌까지 연좌제 대상자 또는 관리 대상자로 분류했습니다. 신원 조사 때, 이들의 명단은 비밀리에 특수명부로 관리되었으며, 가족들 누군가가 사회적 활동을 하려 할 때에는, 신원 조사를 통해 과거 기록을 들춰보았습니다. 그러다, 1981년 3월 정부가 공식적으로 연좌제 폐지를 선언하면서 법 제도상으로는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구약 모세 오경에 연좌제 시행을 금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그 자식들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요 자식들은 그 아버지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니 각 사람은 자기 죄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할 것이니라.” (신 24:16)고 명시하여 연좌제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날 때부터 소경된 사람을 만났을 때, 제자들이 “랍비여, 이 사람이 맹인으로 난 것이 누구의 죄로 인함이니이까 자기니이까 그의 부모니이까?”라고 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요 9:1-3)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 맹인이 보지 못하는 것은 부모나 자기의 죄 때문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장애는 누구의 죄 때문이 아니고, 하나님의 뜻에 의한 것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연좌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이제 누구나 자기의 죄 외에는 어떤 가족의 죄로 인해 손해를 보는 일은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설 때, 우리는 우리가 지은 죄를 심판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의 공로를 의심 없이 믿고, 말씀대로 실천하며 산 사람은 구원의 반열에 서게 됩니다. 예수님 잘 믿고, 열심히 전도하며 기도하면서 주님 보시기에 칭찬받을만한 삶을 살기 위해 성령님의 도우심을 받아 열심히 성도답게 살아갑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