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두운 데에 빛이 비치리라...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우리 마음에 비추셨느니라"(고후 4:6)
얼마 전 우연히 다시 보게 된 옛 영화 한 장면이 마음을 오래 붙잡았습니다. 주인공은 온 삶이 무너져가는 밤에, 오랜만에 전구 하나를 켜놓고 앉아 있습니다. 방 안은 여전히 어둡지만 그 작은 불빛이 희미하게나마 그의 얼굴을 비춥니다. 상황은 바뀌지 않았지만, 그 한 점의 빛이 이상하리만치 견디게 하는 힘을 줍니다.
저에게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뭔가 해결된 건 아닌데도, 아주 작은 빛 하나 때문에 "아, 그래도 버틸 수 있겠다"는 마음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들이 있었는데요.
대림절은 그런 작은 불빛이 다시 켜지는 기간입니다. 세상이 분주해지고, 우리의 마음은 때로 더 무거워지지만 - 그 한가운데에 '빛이 온다'는 소망이 들립니다. 예수님의 오심은 이미 이루어진 역사지만, 이상하게도 매년 이 시기가 되면 다시 새롭게 다가옵니다. 마치 마음 속 오래된 방 안에 다시 불이 켜지는 것처럼...
성탄의 이야기는 우리가 얼마나 어둠을 느끼고 있는지를 전제로 합니다. 헤롯의 폭력, 로마의 압제, 이름 없는 마을의 이름 없는 사람들. 그 속에 '구유의 아기'가 오셨습니다. 크고 화려한 빛이 아니라, 작은 촛불 같은 빛으로 오셨습니다. 그러나 그 작음이 역사와 사람의 마음과 세상을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예수님은 다시 오십니다. 세상에서 들려오는 모든 두려움의 소식, 시대의 불안정함, 우리 가정과 교회에서 속에서 겪는 작은 무게들, 그 모든 것들을 단순히 '괜찮다'고 덮으라는 맘이 아니라, '이 모든 어둠을 끝낼 진짜 빛이 오고 있다'는 약속입니다. 그 약속이 있기에 우리는 기다릴 수 있고, 기다림이기에 소망은 더 깊어집니다.
대림절 첫째 주, 소망을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하나님은 늘 가장 필요한 순간에, 가장 놀라운 방식으로 빛을 비추셨습니다. 그 빛이 크리스마스의 모습으로 한 번 찾아오셨고, 영광의 주님으로 다시 오실 것입니다. 그 사이에 있는 지금 우리는 빛과 빛 사이를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번 한 주, 여러분의 삶에도 그 작은 전구 하나 같은 빛의 은은히 켜지면 좋겠습니다. 상황이 전혀 달라지지 않아도, 그 빛 하나 때문에 다시 숨을 고르고 걸음을 이어갈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빛이 결국 우리를 완전한 새벽으로 이끄실 것을 함께 소망하며 걸어가기를 바랍니다.
대림절 첫 촛불처럼, 작지만 선명한 소망이 여러분의 마음에 환하게 켜지기를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