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기독교 변증가이자 작가인 로빈 슈마허의 기고글인 '존 맥아더 - 5가지 재능을 가진 하나님의 사람'(John MacArthur - A 5-talent man of God)을 최근 게재했다.
기독교 변증가로 활동하고 있는 슈마허는 작가로도 활동하면서 많은 책을 냈고 미국 내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필자는 그날 밤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주중 어느 날 밤, 여자친구 집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필자는 지역 기독교 라디오 방송을 틀었다. 그 시간대에는 음악 대신 설교 방송이 흘러나왔는데, 고속도로로 진입하던 순간, 유독 힘 있고 권위적인 목소리로 성경 말씀을 선포하는 설교자의 음성이 귀에 꽂혔다. 당시로서는 흔치 않은 톤과 강도였다.
'도대체 이 사람은 누구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쉽게 검색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지만, 필자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꼭 알고 싶었다. 마침내 이름을 알아냈다. 존 맥아더(John MacArthur)였다.
그리고 다시 생각했다. '이 사람, 도대체 누구지?' 당시 필자는 신앙을 막 시작한 새신자였다. "갓 태어난 아기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 이는 그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벧전 2:2)라는 말씀처럼, 성경을 갈망하고 있었다. 그 무렵, 맥아더처럼 강력하게 성경을 전하는 사람은 없었기에, 필자는 그의 책을 모으고, 테이프(그땐 웹도 없었으므로)를 사서 듣고, 그가 나오는 방송을 자주 챙겨 들었다.
그로부터 30년이 훌쩍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필자에게 성경을 가르쳐주고 있다. 필자가 지금도 주로 사용하는 스터디 성경은 그의 편집본이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많은 주석 성경들이 어려운 본문을 피해 가지만, 그는 정면으로 다룬다. 사실 어려운 본문을 이해하고자 주석 성경을 찾는 것 아닌가?
필자가 신약을 강해식으로 연구할 때면, 그의 주석 세트는 늘 첫 번째 참고 자료다. 팟캐스트와 mp3 시대가 열린 이후로는 헬스장에서 늘 그의 설교를 들으며 운동해왔다. 필자의 서재에는 그의 책이 꽤 많이 꽂혀 있고, 이 칼럼을 꾸준히 읽는 독자라면 필자가 그의 인용을 자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필자가 그를 삶의 길잡이로 삼아왔던 가장 큰 이유는, 프랭클린 그레이엄이 그가 주님 곁으로 떠난 날 SNS에 올린 이 문장에 응축되어 있다. "그는 성경의 한 구절에서 누구보다도 깊은 의미를 끌어낸 사람이었다."
사실이다. 존 파이퍼도 맥아더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그가 설교단에서 성경 본문을 다루는 모습은 그저 경외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맥아더의 말씀 중심적인 사역은 수많은 비판도 동반했다. 뉴욕타임스의 루스 그레이엄 기자는 그를 "신학적으로 타협하지 않는 목회자"로 묘사했다. 이 표현은 자연스럽게 많은 반대 의견을 끌어모은다.
혹시 독자 중에도 그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가진 이가 있을지 모른다. 이 글을 다 읽기도 전에 댓글을 달아 그의 특정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려 하거나, 혹은 더 나아가 그를 비난하고 싶어지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 마음이 들더라도, 잠시 멈추자. 멈추는 게 좋다.
고린도전서 13장 12절이 말하듯,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이는 곧 우리 모두가, 아무리 노력해도 하나님에 대해 100% 명확히 알 수 없다는 뜻이다. 필자도, 당신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평생 붙들고 해석하며 살아온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야고보서 1장 19절처럼 "말하기를 더디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로마서 14장 4절을 떠올리자. "남의 하인을 비판하는 너는 누구냐? 그가 서 있는 것이나 넘어지는 것이 자기 주인에게 있으며..."
비판보다 감사로 응답하자. 하나님께서 맥아더와 같은 사람을 통해 우리 세대에 진리의 말씀을 들려주셨음에 감사하자. 그는 60년 동안 한 아내와 가정을 지켰고, 56년 동안 한 교회를 목회했으며, 매주 5번씩 설교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왔다.
그래서 앨버트 몰러 주니어(Albert Mohler Jr.)는 이렇게 말했다. "복음주의는 설교단 중심의 운동인데, 존 맥아더는 지난 반세기 동안 그 중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설교단을 이끌었다."
팀 켈러에 이어 이제 맥아더까지 떠난 지금, 필자는 존 파이퍼가 말한 이 한마디가 더욱 실감난다. "내 가장 친한 친구들은 이제 모두 죽은 이들이 되었다." 필자가 지혜와 영적 통찰을 구했던 이들이 하나둘 하늘나라로 떠나며, 세상은 조금씩 더 어두워지는 듯하다.
예전 담임목사님이 마태복음 25장의 달란트 비유를 설교하시면서 하신 말씀이 있다. "하나님은 어떤 사람은 다섯 달란트로, 어떤 사람은 두 달란트나 한 달란트로 창조하신다." 우리 세대의 다섯 달란트 받은 사람 중 하나를 꼽자면, 존 맥아더가 빠질 수 없다. 하지만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나 자신을 모범으로 내세우고 싶지 않다... 사람들에게 내 삶이 기준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 하나님의 말씀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가 평생 실천해온 사역 슬로건 "하나님의 진리를, 한 구절씩 풀어내다"를 그대로 그는 살았다. 그는 골로새서 1장 29절의 말씀처럼 고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하여 나도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이의 역사를 따라 힘을 다하여 수고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