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상병 사망 사건’을 둘러싼 수사와 관련해 극동방송과 여의도순복음교회 및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과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압수수색을 받은 가운데,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가 주일 강단에 올라 설교를 전하며 최근 상황에 대한 개인적 심경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김 목사는 20일 주일예배에서 ‘사울의 회심’(사도행전 9:3–7)을 주제로 설교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사울을 택하셔서 복음 전도자의 길로 이끄셨고, 이를 통해 수많은 교회가 세워지고 신약의 많은 서신서가 쓰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대교회 기독교인들을 핍박했던 유대인 출신 사울은 회개하고 주님을 따르기까지 하나님이 직접 일하셨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7월 18일, 특검팀은 채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김장환 목사와 극동방송, 이영훈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김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압수수색을 염두에 두고 심경을 표현한 듯한 대목도 있었다.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주신 말씀이 있다”며 에베소서 4장 26절을 언급했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는 말씀이 있다. 누가 화가 안 나겠느냐.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에게 분을 품지 말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때때로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은 인간의 생각과 다르며, 언젠가는 그 뜻을 알게 될 것”이라며 설교를 맺었다.

김 목사는 이날 설교 중 미국 유학 시절의 신앙 체험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외국에서 낯선 환경 속에 있을 때 한 신학생의 권유로 예수님을 믿게 됐다”며 “믿음 이후 삶이 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울이 바울이 되어 복음의 도구가 된 것처럼, 하나님의 선택은 사람의 과거가 어떠했느냐가 아니라 그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일에 초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교는 김 목사가 압수수색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나선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