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요 목사 (베델한인교회)
김한요 목사 (베델한인교회)

저는 ‘가정’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요즘은 잘 찾아 볼 수 없지만, 가정 분위기 나는 Friendly’s라는 식당이 있었습니다. 식당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얼마전 Claim Jumper 식당을 갔는데, 모처럼 집밥 같은 미국 음식이 얼마나 맛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대학교 때, 룸메이트가 집에 다녀오면 가져오는 홈메이드 apple cider, chicken pot pie 맛이었습니다. 이처럼 가정은 우리의 마음에 엄마가 만든 집밥과 같습니다. 대학 갔다가 돌아온 딸이 엄마가 만든 밥을 찾듯이 말입니다.

미주 동부에서 목회할 때, 교회 표어를 “가정 같은 교회, 교회 같은 가정”이라고 지은 적이 있습니다. 정말로 교회는 가정을 닮은 곳이고, 가정 역시 주님의 몸 된 교회를 닮은 곳입니다. 한 부모 밑에서 태어난 자녀들이 얼굴 생김새가 비슷해도 성격과 좋아하는 것들이 참 많이 다릅니다. 교회도 한 주님을 섬기는 지체들이 성격이 다 다릅니다. 인격이 부족하여 이기적인 자녀가 있듯이 교회 안에도 착하고 인품이 갖추어진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것이 이상적이고 완벽할 수 없듯이, 가정도 교회도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가정과 교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모순과 갈등이 다 정당화 될 수는 없습니다. 가정에 회초리가 있듯이, 교회에도 징계가 있습니다. 징계 하지 않는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증거라고 성경은 말합니다. “애들이 뭘 아냐?” 이런 말로 아이들이 칼 가지고 장난치며 동생 얼굴을 긁는 일을 괜찮다고 할 부모가 없듯이, 교회 역시 연약한 지체에 상처를 입히는 무분별한 행동을 조심해야 합니다. 갈등 속에 집을 나간 자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출’한 자녀… 말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습니다.

교회 안에는 파를 나누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가정 안에 자녀들이 엄마파 아빠파 나뉘어 싸운다면 더 이상 가정이 아니듯,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는 격차가 없어야 가정 같은 교회가 됩니다. 49년된 교인이나, 지난 주 온 교인이 한 형제라는 것을 보여주는 교회가 가정 같은 교회입니다. 집안의 장남이, 이제 태어난 늦둥이를 차별하여 가족 모임에서 제외 시키는 일은 없습니다.

이제 막 식구가 된 사위와 며느리를 낯설다고 차별하고 내치는 가정이 있다면 비극입니다. 교회는 익숙하지 않은 지체를 가족 같이 안아주는 공동체입니다. 미숫가루가 잘 풀어져야 제 맛이 나듯이, 서로가 잘 용해되어 하나되는 공동체가 주님이 원하시는 가정 같은 교회입니다. 그런 교회가 우리 베델교회라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