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오늘은 오랜만에 서해안 쪽으로 휴양을 왔다. ‘더 헤븐 리조트’(전 '아일랜드 리조트') 회장님이 지인 한 부부와 초청을 해서 오랜만에 만났다. 사방이 해변에 인접한 최고의 뷰를 자랑하는 골프장이 세워져 있는 곳이다. 워낙 출중한 경치이다 보니 과거 대기업 회장들이 막강한 힘으로 뺏으려고 했다. 하지만 신앙으로 버틴 끝에 하나님이 보전해 주셔서 마침내 오늘에 이르렀다. 회장님 내외가 매일 텐트를 쳐놓고 예배를 드렸다.
[2] 법적 분쟁이 다 끝난 뒤 골프장을 지으려 하는데, 교회부터 짓겠다고 했더니 주위 사람들이 다 만류했다고 한다. 골프장 안에 교회가 있는 곳은 세상에 없으니 정 지으려면 골프장부터 완성한 후에 지으라고들 말이다. 하지만 하나님께 기도해서 지킨 땅이니 교회부터 지어야 한다고 해서 교회부터 지었다. 그 교회가 그 유명한 ‘방주교회’이다. 건축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이타미 준'이다.
[3] 이분이 국내에는 제주도에 하나 그리고 이곳에 하나, 두 ‘방주교회’ 작품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신앙인이 아님에도 교회 건축에 탁월한 실력이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 올 때마다 방주교회를 보곤 했지만, 오늘은 직접 구경시켜 달라고 부탁해서 처음으로 내부에 들어가 보았다. 200석 남짓 아담한 교회인데, 바깥은 물로 장식되어 있어서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했다.
대화를 나누다가 식사를 마쳤는데, 회장님이 맨발 걷기를 권유하셨다.
[4] 전에도 여기 와서 이틀 머물면서 맨발 걷기를 한 적이 있어서 당연히 기대하고 왔다. 게다가 영국에 두 주 가 있는 동안 맨발 걷기를 쉬었던 차에 너무 기뻤다. 특히 여기 맨발 걷기 길은 황토가 깔려 있어서 최상의 상태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함께 동행한 지인 부부 중 남편은 맨발 걷기를 처음 경험하는 순간이라 했다. 푸른 잔디밭이 깔린 멋진 골프장과 아름다운 해변의 야경을 둘러보면서 건강 운동과 함께 대화를 나누니 천국이 따로 없다.
[5] 황톳길을 걸어가는데, 젊은 소녀와 청년이 골프채를 휘두르며 연습하고 있었다. 회장님이 자기 손녀딸인데, 매일 밤낮 가릴 것 없이 저렇게 프로에게 배우며 연습한다고 얘기했다. 올해 17살인 손녀 ‘에스더 권’은 2020년 골프에 입문한 4년 만인 지난해, AJGA 테일러메이드 프리뷰에서 우승하면서 주목을 받은 유망주다. 매스컴에서 회자됐던 그 주인공을 처음 만난 것이다. 힘든 길이지만 열심히 해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면 좋겠다.
[6] 잘하라고 권면해 주면서 ‘기도 대상 리스트’의 한 사람으로 올렸다. 역시 우승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보다. 어둠 내린 밤에도 저렇게 '피나는 연습과 훈련 끝에 받는 영광'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사회 각층 최고의 자리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들과 교제하면서 많은 걸 깨닫고 배운다.
교제를 마친 후 회장님이 제공하신 룸에 들어왔다.
[7] 지진 9.0 규모의 강진을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가 된 7성급의 룸인데,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뷰가 환상적이었다. 내일 하룻밤 더 자고 놀다 가라고 권하실 정도로 사랑이 많으신 회장님이다. 부인 권사님과 함께 신앙적으로 살려고 그렇게 애쓰시는 분이신데, 작년에 둘째 아들을 먼저 보내고 아픔을 크게 경험하셨다. 하지만 큰아들이 마음잡고 신앙생활 잘하면서 아버지 마음에 들게 변화돼서 너무 힘이 되고 기쁘다며 두 분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8] 역시 사람은 뜨거운 맛을 봐야 견고해지는 것 같다. 억울한 일을 당해서 고난을 겪는다거나 아니면 허물과 죄로 인해 수모를 당하거나, 낮아져 봐야 겸손해지고 탄탄해지는 법이다. 두 분의 마음에 행복이 깃든 모습을 보니 나 역시 너무 기쁘다. 원래 이름이 ‘아일랜드 리조트’였는데, ‘더 헤븐 리조트’로 바꾸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결국 천국이니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천국에 관한 것이라고 간증해 주셨다.
[9] 주차장 지하 중간 위에 십자가 형태의 큰 구멍을 뚫어 놓았다. 그렇게 큰 십자가는 처음 본다. 조금 높은 산이 하나 있는데, 거기도 130미터 높이의 아파트와 병원을 지으려는 계획을 얘기해주셨다. 돈이 많으면 죄를 짓게 되고 자식들도 망치는 일이 많이 생기니 그 전에 사회에 바치자고 해서 부인 권사님의 동의하에 미리 그렇게 조치를 해놓을 정도로 천국에서의 미래를 지혜롭게 잘 준비하는 분이시다.
[10]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1위를 차지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트롯 가수 임영웅 씨가 모친을 위해 여기 아파트 하나를 구입해서 최근 자주 방문한다고 했다. 그 모친이 독실한 기독교인인 것은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한 기독교 신문에 어떤 목사님이 올린 글이 눈길을 끈 적이 있다. “지금의 한국 교회는 ‘가수 임영웅’과 ‘넷플릭스’와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11] 이 글이 무슨 말인가 하면, 임영웅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고 있고, 넷플릭스는 사람들의 관심을 가져가고 있는데, 교회는 감동도 사람들에게 관심도 주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마음 아픈 자문이었다. 모든 목회자와 설교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뼈아픈 꼬집음이다.
어젯밤부터 두통이 심하다고 해서 타이레놀까지 먹고 왔던 아내가 맨발 걷기를 하고 난 뒤 감쪽같이 통증에서 해방되었다고 고백했다.
[12] 이런 곳에 파묻혀 대자연 속에서 휴양하다가 가면 좋겠지만, 할 일은 태산 같고 가야 할 곳은 많고 만날 사람 또한 계속 늘어가니 오늘과 내일만이라도 이곳에서 푹 쉬다가 가야겠다. 내일 아침은 지인 부부와 8시에 조식을 먹은 후 갯벌에서의 색다른 맨발 걷기를 시도해 보기로 계획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것이다. 오늘 못지않게 행복한 내일을 기대하며 하루를 매듭지어본다. Thank you, my Go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