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CP) 교회 연구가이자 컨설턴트, 교회 리더들을 지원하는 사역 기관인 처치앤서스(Church Answer)의 설립자이자 CEO인 롬 레이너 목사의 기고글인 '교회는 젊은세대의 정신 건강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Church, we need to do more for young people's mental health)를 최근 게재했다.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레이너 목사는 다수의 책을 출간했으며 40년간의 목회 경험을 밑거름 삼아, 개교회와 교회 리더십의 영적 성장과 건강을 위해 실제적인 자료와 컨설팅을 제공하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10대 소녀들 사이에서 우울증이 145% 증가하고 자살 시도도 급격히 늘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단순히 주의를 끄는 수준을 넘어서 마음을 깊이 흔들리게 된다. 이건 건조한 통계가 아니라 생명에 관한 문제다. 누군가의 아들과 딸, 손주, 학생, 그리고 우리 교회의 소중한 지체들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그 해답은 아마도 주머니 안에 있을지 모른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2007년에 애플은 첫 아이폰을 출시했고, 2010년에는 '셀카'라는 문화가 생겨났다. 그리고 2013년쯤에는 대부분의 미국 가정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 시기와 함께 청소년들, 특히 여학생들 사이에서 정신 건강 문제가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간적 연관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는 그의 저서인 '불안한 세대(The Anxious Generation)'에서 이것을 "어린 시절의 대재배선(the great rewiring of childhood)"이라고 표현했다. 이 말이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라나는 과정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졌고, 스마트폰이 그 변화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울증, 불안, 자해, 자살률이 모두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 급격히 상승했다면, 이제 우리는 단순한 우연이 아닌, 분명한 인과를 마주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이에 대한 5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1. 비교의 덫에 빠지게 한다
오늘날 10대들은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깊은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스냅챗, 틱톡과 같은 앱을 통해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연출된 삶을 계속해서 접하게 된다. 그들은 자기 자신의 '날 것'의 현실과 타인의 '하이라이트'만 모은 영상과 사진을 비교한다. 그리고 늘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자존감은 이제 숫자로 평가받는다. '좋아요'는 몇 개인지, 팔로워는 얼마나 되는지, 조회수는 몇 회인지에 따라 자기 가치를 가늠하게 된다. 스마트폰은 거울이 되었고, 그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은 언제나 충분하지 않다.
특히 외모에 민감한 여학생들의 경우, 이러한 비교는 심각한 불안과 외모 강박, 그리고 깊은 자기혐오로 이어지곤 한다.
2. 수면을 방해하고 건강을 해친다
청소년기에 수면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그 잠을 빼앗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잠을 유도하지 못하게 만든다. 여기에 무한 스크롤을 유도하는 도파민 중독까지 더해져, 많은 10대들은 자정이 지나서까지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게 된다. 결국, 아이들은 육체적으로 지치고, 정신은 날카로워지며 감정적으로는 매우 취약해진다.
수면 부족은 단지 피곤함으로 끝나지 않는다. 기억력은 떨어지고, 감정 조절 능력은 약화되며, 우울증이 심화된다.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는 불안을 이겨내기가 매우 어렵다.
3. 괴롭힘이 일상이 되게 한다
예전에는 학교에서의 괴롭힘이 학교가 끝나면 끝났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24시간 내내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 집으로 돌아와도, 심지어 자기 방 안에서도 조롱과 모욕은 계속된다.
사이버 불링은 중단 없이 이어지고, 익명성이 보장되며, 매우 파괴적인 결과를 낳는다. 피해자들은 우울증, 불안, 자살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 문제는 많은 부모들이 이 사실을 뒤늦게야 알게 된다는 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스마트폰은 많은 청소년의 침실을 전쟁터로 만들어 버렸다.
4. 청소년 자살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늘날의 가장 비극적인 현실 중 하나는, 청소년 자살률이 실제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 중 일부는 보고 체계의 개선과 자살에 대한 낙인이 줄어든 영향일 수 있다. 그러나 응급실을 찾는 자해 사례의 증가는 단순한 통계적 해석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2021년 기준으로 남학생은 3.7%, 여학생은 무려 50.6% 증가했다.
이것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실제의 고통이며,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5. 고립감을 심화시키고 있다
스마트폰은 사람들을 연결시키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세상에 나왔다. 하지만 많은 청소년들에게 그것은 오히려 깊은 고립감을 안겨주고 있다.
진짜 대화는 이모티콘으로 대체되었고, 눈을 마주치는 시간은 화면을 보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십대들은 더 많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더 외롭고, 더 단절되어 있으며, 더 불안하다.
스마트폰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도구가 되기보다는, 벽도 문도 없는 감옥이 되어 버렸다.
교회는 이 위기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손주를 둔 할아버지로서 이 현실은 저에게 너무도 가슴 아프다. 교회 지도자로서 필자는 이 위기 앞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로서 필자는 여전히 희망을 품는다. 단, 우리가 행동할 때만 그렇다.
부모들이여, 이제 더 이상 침묵하지 말자. 목회자들이여, 침묵을 깨자. 교회는 정죄가 아닌 지혜와 긍휼로 이 시대를 마주해야 한다. 스마트폰 없는 공간을 만들어보자. 십대들과 직접 대면하고 진실한 대화를 나누자. 여과되지 않은 사랑과 수용이 있는 공동체를 회복하자.
무엇보다, 스마트폰이 "너는 부족하다"고 속삭이는 이 세대에게 복음을 전하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완전히 알려졌고, 완전히 사랑받는 존재임을 기억하게 하자. 다음 세대의 정신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이제 교회는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