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의 많은 여성들은 결혼 후에 남편과 함께 외식하는 것을 좋아하고, 또 결혼 후 몇십년을 함께 살고 난 이후에는 남편이 집에서 식사를 하지 않고 밖에서 먹고 들어오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나의 아내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느껴진다.
내가 젊을 때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평일에는 아침 식사만 집에서 하고, 점심과 저녁 식사는 대부분 회사에서 하거나, 약속이 있어서 밖에서 먹고 집으로 들어오는 편이었다. 그러나 내가 운영 중인 자영업을 20년 전에 시작하게 된 이후에는 아침, 점심, 저녁을 거의 집에서 먹는 경우가 많아졌다. 왜냐하면 내가 살고 있는 집과 내가 일하는 사무실은 차로 5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점심도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집에 와서 먹고 가는 편이다.
나는 60대에 접어들면서 아침 식사는 내가 준비하고, 아내는 늦게까지 잠을 푹 잘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내가 사무실에 출근하는 시간은 아침 10시이니, 아침 식사를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히 있고, 또 지금까지 많은 수고를 한 아내에 대한 고마운 마음으로, 아내가 시장에서 구입하여 냉장고에 넣어둔 과일과 채소, 계란 등으로 아침마다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준비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6월 셋째 주일은 내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는 아버지의 날이다. 그리고 세계에서 아버지의 날을 6월 셋째 주에 지키는 국가는 7개 국가가 있으며, 그 외에 날짜는 다르지만 아버지날을 지정하여 지키는 국가를 포함해 총 열두개 국가에서 아버지날을 정하여 지키고 있다.
아버지날을 맞아 아내와 둘이서 평소에 가보지 못하던 식당으로 가서 맛있게 저녁을 먹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다. 그리고 교회에서도 아버지날을 기념하여 모든 아버지들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전달하는 시간이 있었고, 기념사진도
함께 찍을 수 있어서 아주 행복한 아버지날을 보내게 되어 감사했다. 3주 전부터 시작한 ‘감사와 행복한 삶’이라는 과정은 온라인 줌 화상으로, 한국의 감사나눔 공동체 김남용 대표가 주관하는 10주 과정이다. 나도 이 과정에 참석하게 되었다. 매주 1시간 30분 동안 화상 강의와 실습이 진행되는데, 지난주의 숙제는 가족에 대한 칭찬 다섯 가지를 적어 읽어주는 것이었다.
나는 시간을 내어 나의 아내에 대한 칭찬을 적어 나가기 시작했는데, 다섯 가지만으로는 부족한 느낌이 들어 칭찬 열 가지를 컴퓨터에 타이핑하고 다시 출력하였다. 그리고 집에서 그냥 전달하기보다는 식당에서 분위기를 띄우고 전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버지의 날 기념 외식을 하면서 식사를 다 마친 후 안주머니에 넣어두었던 ‘나의 아내에 대한 칭찬 열 가지’를 적은 종이를 아내에게 주고 직접 읽어보라고 하였다.
아내는 하나씩 읽어가며 마음에 감동이 오는 느낌을 받은 듯했고, 다 읽고 나서는 나에게 아주 고맙다고 표현해 주었다. 나도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가득한, 행복한 날이었음을 고백하게 되었다. 성격과 스타일이 전혀 다른 남녀 두 사람이 만나 결혼하게 되면, 결혼 초기에는 두 사람의 성격과 살아온 문화 차이로 인해 그 간격을 좁혀 가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어떤 부부는 그 사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갈라서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나의 경우에도 결혼 초기에는 서로의 의견 차이로 가끔 언쟁을 하며 살아온 것 같다.
그러나 60대 중반이 된 지금은 거의 서로가 알아서 잘 맞추어 가는 부부가 된 것 같다. 하나님이 사람을 만드실 때, 각자의 개성과 성격을 모두 다르게 만드셨지, 한 사람도 똑같이 만드시지는 않았다. 각자의 개성과 스타일이 다르지만,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신 그 자체로서 모두가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것이다. 즉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최고의 걸작품이다. 그러므로 너무 나의 생각과 나의 스타일로 상대방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아야 하겠다.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사랑해 주는 것이 참 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가정에서 부부 사이뿐 아니라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마찬가지이다. 있는 그대로, 그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 주며 살아가는 우리들이 될 때, 가정은 더욱 평안하고 더욱 행복한 가정이 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친척이나 사회 공동체에서도 서로가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해 주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며 인정하며 살아갈 때, 그 관계가 계속 좋은 사이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골로새서 3:13-14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불만이 생기더라도, 주님께서 나를 용서해 주신 것처럼 다른 사람도 용서하고, 용납하며, 사랑을 더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겠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상대방의 개성과 스타일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삶을 살아감으로써,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항상 좋은 관계를 잘 유지하며 더욱 행복한 인생 여정을 걸어가는 자들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