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거대한 숲은 오랜 세월을 거쳐 형성됩니다. 처음에는 하나의 작은 씨앗에서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작은 씨앗 속에는 거대한 숲이 담겨 있습니다. 작은 씨앗으로 시작된 나무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아름다운 숲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주간에 우연한 기회에 숲에 대해 배웠습니다. 숲 속에 담긴 비밀을 배웠습니다. 숲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삶의 지혜를 배웁니다.
숲은 혼자 존재하지 않습니다. 숲은 많은 나무들이 함께 모여 삽니다. 숲의 아름다운 모습 속에는 보이지 않는 숨은 노력이 함께 합니다. 땅 속에 감춰진 나무의 뿌리들이 서로 연결하며 함께 살아갑니다. 서로를 도우면서 살아갑니다. 숲을 살리고 키우는 나무가 있습니다. 캐나다의 산림 생태학자 수잔 시마드는 숲을 키우고 살리는 나무를 “어머니 나무”(Mother Tree)라고 부릅니다. 저자는 일평생 숲을 연구하고, 나무를 연구한 분입니다. 그녀는 숲이 진정으로 살아 움직이기 위해서는 중심을 이루는 나무가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바로 그 나무가 “어머니 나무”입니다.
저자는 “어머니 나무는 광범위하고 복잡하게 연결된 네트워크의 중심 허브다. 어머니 나무는 다른 나무들, 특히 어린 나무들과 연약한 나무들에게 메시지와 자원을 전달한다.”고 말합니다. 교회는 숲과 같습니다. 혼자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천하보다 소중한 한 분 한 분이 모여 교회 공동체를 형성합니다. 몸은 하나입니다. 하지만 몸에는 많은 지체가 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입니다. 예수님은 교회의 머리가 되십니다. 우리는 그 몸의 지체입니다. 숲에 어머니 나무가 있는 것처럼, 교회 안에도 어머니 나무와 같은 역할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교회를 지키고, 교회를 키우고, 교회를 세운 분들이 있습니다. 어머니 나무 같은 분들입니다. 어머니 나무의 역할을 통해 아름다운 숲을 형성하는 소중한 지혜를 배웁니다.
첫째, 어머니 나무는 뿌리를 돌봅니다. 뿌리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뿌리는 생명의 근원입니다. 뿌리의 건강이 나무의 건강을 결정합니다. 어머니 나무는 광합성으로 얻은 양분, 물, 미량 원소를 균사체를 통해 주변 나무들에게 전달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들이 조금 어렵습니다. 먼저 광합성이란 무엇일까요? 광합성(光合成)은 나무가 햇빛과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그리고 뿌리로 흡수한 물을 통해 식물이 자기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식물은 영양분을 만들고 그 남는 것은 산소로 우리에게 나눠 줍니다. 또한 균사체(菌絲體, mycelium)란 버섯이나 곰팡이의 뿌리처럼 생긴 실타래입니다. 땅속 깊숙이 퍼져 있어 나무들의 뿌리와 뿌리를 연결해 주는 숲의 비밀 통로입니다. 균사체는 서로 양분을 주고받습니다. 또한 병이 오면 경고 신호를 전달해 줍니다. 균사체는 보이지 않는 사랑과 치유와 돌봄의 연결망입니다. 마치 성령님의 역사처럼, 보이지 않지만 교회를 살리는 연결망입니다. 어머니 나무는 자신의 영양분을 어린 묘목이나 병든 나무에게 집중적으로 보내주는 것으로 관찰되었습니다. 가정과 교회는 어린 생명과 연약한 지체와 병든 지체를 잘 돌보아야 합니다.
둘째, 어머니 나무는 서로를 하나로 묶어주는 허브(hub)입니다. 허브(hub)는 무언가가 모이고, 이어지고, 퍼져 나가는 중심 자리입니다. 마치 자전거 바퀴의 가운데 중심과 같습니다. 자전거의 바퀴살이 여러 방향으로 뻗어 있지만, 모두 가운데 있는 하나의 중심 즉 허브에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자전거가 흔들리지 않고 잘 굴러갑니다. 교회의 허브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중심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을 통해 모이고, 모두 연결되고, 열방을 향해 뻗어나가게 됩니다. 교회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을 때 견고한 교회가 됩니다.
셋째, 어머니 나무는 지혜를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 어머니 나무는 자신이 겪은 환경 변화, 병해충 공격, 그리고 기후 변화에 대한 정보를 다른 나무들에게 전달해 줍니다. 어머니 나무가 가르쳐 주는 지혜를 통해 어린 나무들이 미리 대비하고, 전체 숲이 함께 반응합니다. 아름다운 공동체는 지혜를 가르쳐주는 공동체입니다. 어른들이 다음 세대에게 지혜를 전수해 줄 때 다음 세대는 더욱 건강하게 성장하게 됩니다.
넷째, 어머니 나무는 자신을 내어줌으로 어린 나무를 살립니다. 어머니 나무는 죽기 직전에 남은 양분을 기꺼이 모두 내어줍니다. 심지어 뿌리까지도 어린 나무들에게 공유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자신을 내어 주심으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한 알의 밀알처럼 죽으심으로 많은 열매를 맺으셨습니다(요 12:24).
숲이 어머니 나무 덕분에 유지되듯, 교회와 가정도 중보 기도와 눈물의 헌신 위에 세워집니다. 어머니 나무의 숨은 뿌리처럼, 은밀한 헌신으로 교회를 세워 주시는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건강한 공동체를 세우고 유지하고 키우기 위해 헌신하신 어른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분들의 헌신을 통해 자라난 우리 모두가 이제는 누군가의 어머니 나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