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담의 죄 이후 세상은 노동의 신성한 사명과 복이 생존의 땀과 열매를 위한 수고로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과거보다 이제는 '은퇴'라는 단어가 생겼습니다. 젊어서 열심히 일하고 노년에 은퇴하는 시간적인 여유입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졌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생활 전선에서 은퇴하는 것도, 은퇴 후에 삶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은퇴'라는 단어가 생긴 이상 인생을 잘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은퇴는 삶의 포기가 아니라 그동안 살피지 못했던 자기 내면의 영혼과 관계를 되돌아보며 남은 삶을 잘 준비하는 새로운 시작입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눈치 보지 않고 시간에 제약되지 않고 도전해 보는 귀한 시간입니다.
그런데 현실의 삶은 이런 아름다운 '은퇴'의 삶마저도 이전보다 더 바쁘게 만듭니다. 한 면으로는 이제 마음 가는 대로 살아보려니 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은퇴가 여유가 아니라 수고와 무거운 짐을 진 부담이며 누군가는 할 일이 없어 마냥 세월 낭비가 됩니다.
인생의 시간이 없을수록 본분에 충성해야 합니다. 은퇴는 각박하고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한걸음 물러나 바둑 훈수 두는 것처럼 객관적으로 삶을 살피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우리의 선조들이 간 길을 준비하는 가장 은혜롭고 소중한 시기입니다.
인생을 주신 하나님 앞에 가기 전에 본분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명령을 지킴)을 기억하고 행하고 있는지? 내가 이대로 마무리를 해도 심판주 앞에 기록되는 생명책과 행위록에 (여호와의 기념책, 말 3:16) 잘 기록되어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끝이 더 좋아야 합니다.
보물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진짜 보물을 찾아야 합니다. 인생 살만큼 살았고 산전수전 다 경험했습니다. 이처럼 소중한 황금기를 생각할 시간도 없이 마음이 분주하지 않는지? 너무 바빠할 일을 놓치고 썩어질 것만 붙들고 사는지? 호흡 있을 때가 기회입니다. 은혜입니다. 주님 없이 바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