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Photo : 기독일보) 훼드럴웨이제일장로교회 이민규 목사

미국 유타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부모님 흉내 내기 날'이 열렸습니다. 아이들이 부모의 평소 모습을 따라 해보는 시간이었는데, 한 아이가 구겨진 앞치마를 두르고 빈 젖병을 흔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괜찮아, 아기야. 엄마가 여기 있잖아. 엄마는 너를 떠나지 않을께 걱정하지 말고 푹자~" 아이의 짧은 흉내에 바라보는 선생님의 눈가에 눈시울이 적셔졌다고 합니다.

부모님의 헌신이 어린 아이의 마음 속 깊이 새겨져 있음을 보여준 순간이었습니다. 어버이 주일과 마더스 데이를 맞이하여 우리는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 떠올립니다. 흔히 어머니의 사랑은 조용히 감내하며 모든 것을 품는 사랑입니다. 때로는 그런 사랑이 너무 익숙해져 잊혀지기도 하지만, 실상 우리의 삶을 이루고 지탱한 본질적인 힘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나님은 우리 안에 부성애와 모성애를 주셨습니다. 또한, 성경은 부모 공경을 하나님의 계명으로 말씀합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엡 6:2)는 말씀은 단순히 순종이 아니라, 부모님의 존재를 깊이 인정하고 존귀히 여기는 마음의 태도를 요구합니다.삶의 무게를 감당해온 손, 기도하며 자녀를 품었던 마음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공경의 출발입니다.

교회 공동체 안에는 특별한 위로가 필요한 어머니들이 계십니다. 평생 자녀를 위해 살다가 건강을 잃고 투병하는 어머니, 먼저 자녀를 잃은 어머니 멀리 떨어진 자녀를 그리워하는 어머니, 여전히 믿음 안에서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어머니를 요한에게 맡기신 장면은, 믿음의 공동체가 부모를 품는 사랑의 울타리가 되어야 함을 가르쳐줍니다(요 19:26-27).

이번 주일에는 부모님께서 살아계시다면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보면 어떨까요. "감사해요. 사랑해요." 그 짧은 고백이 부모님의 마음에 깊은 위로와 기쁨을 안길 것입니다. 이미 부모님이 하나님의 품에 안기셨다면,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그 삶을 기억하고 살아가는 자녀로 서야 하겠습니다.

이 땅의 모든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교회 안팎의 모든 부모님들에게 주님의 위로와 기쁨이 충만하기를 축복합니다. 부모님의 눈물과 헌신이 주 안에서 아름답게 열매 맺는 계절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