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70세 담임 정년제로 인해 대형 교회들이 담임 목사의 은퇴를 앞두고 후임 물색에 몸살을 앓고 있다. 수년째 담임 청빙에 실패하는 교회도 있고, 담임 청빙을 잘못해서 시험에 든 교회도 있다. 최근 적절한 후임자 청빙을 위해 내게 도움을 요청하는 교회들이 있다. 후임자 청빙에 실패하는 이유가 있는데, 대부분이 그게 뭔지를 알지 못하고 있다. 담임을 청빙하는 일에 목사가 아닌 장로들이 나서기 때문이다.
[2] 장로들은 목사들의 세계를 잘 알지 못한다. 지원서를 받거나 아니면 추천을 받아서 담임으로 청빙하려고 하는데, 그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전임 목사가 가장 적절한 사람을 후임으로 선정해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담임으로 취임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때 전임 목사는 교인 대다수들로부터 존경받는 이라야 한다. 그간 지구촌교회는 두 후임 목사의 사퇴로 인해 연속으로 혼돈을 경험한 바가 있다.
[3] 지난번 담임 사퇴 후 원로이신 이동원 목사님을 비난하는 유튜버들로 인해 교회와 이 목사님이 심적인 어려움을 경험한 적이 있다. 존경받는 스승에 대한 비판을 두고 볼 수 없어서 글을 써서 페북에 올렸는데, 이를 본 몇몇 기자들이 그걸 기사화해서 그 내용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논지는 두 가지였다. 우선 원로 목사에 대한 비판을 멈추라는 것이다. 후임 개인의 부족함으로 인해 빚어진 일로 원로에게 책임을 지워선 안 된다는 얘기였다.
[4] 다음으로는 존경받는 전임이라면 후임자 선정에 일체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었다. 전임이 후임 선정에 나서지 않는다면 그 일은 고스란히 당회나 청빙위원들에게 넘어간다. 목회자가 아닌 이들은 누가 담임으로 적격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존경받는 전임이라는 가정하에, 전임 스스로가 가장 적격인 사람을 정해서 공동의회에 내놔야 한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5] 지난해 10월부터 지구촌교회는 담임 청빙을 위한 미래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투명하게 청빙 절차를 진행해서 청빙 원칙에 따른 한 명의 후보를 선정했다. 그가 바로 LA '토렌스 조은교회'를 담임하던 '김우준 목사'이다. 지구촌교회는 4월 20일 주일, 임시제직회 및 사무총회에서 97.6%라는 압도적인 결과에 의해 제4대 담임 목사를 확정지었다. 그날 투표를 앞두고 이동원 원로 목사님이 연락을 주셔서 김 목사 설교의 장점을 적어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해오셨다.
[6] 투표 시에 교인들에게 제대로 소개하려는 의도였다.
김우준 목사는 내가 알고 있는 설교 잘하는 젊은 목사들 중 탑급에 속하는 설교자이다. 설교만 잘하는 게 아니라 인품 또한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으로, 그를 아는 지인들은 모두가 한결같이 칭찬하는 목사이다. 미국 이민교회에 설교의 유망주들이 여럿 존재하는데, 김 목사는 그들 중 탑급에 속하는 설교자로, 강의 시마다 늘 자랑해 온 인재 중 한 명이다.
[7] 지난주 김우준 목사가 카톡으로 내게 전화를 한 적이 있었다. 나와 김 목사를 아주 잘 알고 있는 미주신문사 대표가 우리 둘을 연결시켜 준 것이다. 초면에 김 목사와 47분간 통화를 했는데, 일단 목소리가 참 좋았고, 겸손한 인품 또한 대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김 목사를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는 이들은 모두가 그를 칭찬했다. 사람이 아무리 좋아도 호불호가 갈리는 법인데, 김 목사는 놀랍게도 그를 아는 모두에게 인정을 받고 있었다.
[8] 몇 주 전, LA 강준민 목사님과 김우준 목사에 관한 얘기를 나누던 중 이런 문자를 보내주셨다. “이민교회로서는 큰 손실입니다. 하지만 김 목사님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김우준 목사가 지구촌교회의 후임으로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라는 증언이었다.
이동원 원로 목사님의 얘기에 의하면, 김 목사가 자신이 워싱톤에서 목회하실 때 영어부를 담당했던 부목사였다는 것이다.
[9] 그러니 누구보다 그의 설교 능력이나 인간 됨됨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김우준 목사의 설교가 얼마나 뛰어나기에 ‘황금의 입’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동원 원로 목사의 뒤를 잇기에 부족함이 없다고들 하는 것일까? 모두 궁금하리라 본다. 설교학 교수로서 김 목사 설교의 장점이나 특징들에 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김 목사의 설교 특징 중 최대의 장점은 그가 ‘원고를 전혀 보지 않고 설교를 전한다’라는 점이다.
[10] 아무리 원고 숙지가 잘 되어 있다 해도, 조금씩은 원고를 참조하는 이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김 목사는 설교할 때마다 매번 백프로 원고 없이 설교를 전하고 있으니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비상한 암기력과 내공이 없으면 결코 흉내도 낼 수 없는 특출한 재능이다.
다음으로는 그의 ‘설교 내용이 본문에 아주 충실하다는 점’이다. 통화 중에 혹시 성경 신학을 전공한 적이 없냐고 물어볼 정도로 성경 실력이 탁월했다.
[11] 성경 신학을 전공한 적이 없다는 그의 답변은 나를 더욱 놀라게 했다. 오랜 세월 잘못 해석되어 온 본문을 문맥과 흐름과 저자의 의도에 맞춰서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전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이 절로 터져 나왔다. 정말 성경해석의 실력이 탄탄한 보기 드문 설교자가 맞다. 일반적으로 볼 때, 전달이 탁월한 설교자들은 본문에 약하고, 본문에 강한 이들은 전달에 취약한 경우가 많은데, 김 목사는 양자를 겸비한 특별한 설교가라 할 수 있다.
[12] 김 목사 설교의 세 번째 장점은 ‘비음 섞인 매력적인 목소리에다가, 세련되고 깔끔한 전달력은 그만이 지니고 있는 전매특허’라 할 수 있다.
김 목사 설교의 마지막 장점은 ‘음성의 고저장단과 강약이 다양하게 발휘되고 있다’는 점이다. 설교가 청중들에게 잘 어필되려면 단조롭고 천편일률적인 목소리로는 불가하다. 김 목사에게 수정해야 할 점이 있다면 아주 강한 톤으로 전하는 것을 2/3로 줄이면 훨씬 좋을 것이다.
[13] 보완해야 할 점 하나를 추가하면 아주 약한 톤으로 전하는 방식을 첨가해 보라는 것이다. 강하게 전하는 톤으로도 강조가 되겠지만, 아주 약하게 전하는 톤이 도리어 청중의 주의를 더 집중시키면서 강조하는 효과까지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목사와의 통화 중에 그에게 이미 다 언급한 내용들이다.
어제 지구촌교회 부목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14] 5월 25일 주일 오후 6시에 ‘지구촌교회 제4대 김우준 담임 목사 취임 및 임직 감사예배’가 열리는데, 축하 영상을 보내주면 좋겠다는 원로 목사님의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후임들의 사퇴로 인해 이동원 원로 목사님이 꽤 많이 힘들어하셨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번 후임이 확정되고 난 후 “이제는 안심하고 잠을 잘 듯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내주셨다.
[15] 정말 이제는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설교도 좋고 사람도 좋고 하니 더 바랄 것이 무엇 있으랴.
지구촌교회가 제4대 담임 목사 취임을 맞아 한국 교회가 더욱 주목하는 모범적인 교회로 발돋움을 크게 할 것으로 확신한다. 김우준 목사의 취임을 축하하고, 맘에 쏙 드는 적격 후임을 잘 선정해 주신 이동원 원로 목사님께도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