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서 15년 만에 연동교회서 제49회 총회
김 목사 단수 추천돼 ‘합법’ 여부 두고 논쟁
결국 복수 추천받았지만 다른 후보가 사퇴
총회장 김경수 목사·부총회장 배문성 장로
해외한인장로회(KPCA)가 7일 서울 연동교회(담임 김주용 목사)에서 대의원 약 2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49회 총회를 갖고 신임 목사부총회장으로 증경총회장인 김종훈 목사를 이례적으로 선출했다.
KPCA는 큰 문제가 없는 한 그해 목사부총회장을 다음 회기 총회장으로 추대한다. 따라서 목사무총회장 선거는 사실상 차기 총회장 선거와 다름 없다. 그런데 이번 총회를 앞두고 실시한 후보 접수에 아무도 등록하지 않았다.
이에 총회 현장에서 추천을 받았고, 증경총회장단이 이미 총회장을 역임한 김종훈 목사를 단수 추천한 것이다. 증경총회장단 측은 김 목사를 후보로 추천한 데 대해 “내년 희년을 맞아 KPCA가 세계를 향한 선교의 위대한 족적을 남기기 위해 경험이 있는 증경총회장님 중에 현재 시무하고 있는 분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단수 추천한 것은 김 목사가 증경총회장으로서 교단의 주요 지도자인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그러자 “교단 법에 따라 후보를 복수 추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기에 일부 총대들이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법적 근거가 없다. 단수 추천도 문제 없다”는 취지로 맞서면서 논쟁이 됐다. “총회의 희년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분을 뽑는 것인데 너무 시급하게 추천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동안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숙고할 시간을 갖자”는 의견에 따라 정회했다. 속회 후 증경총회장단은 결국 김 목사와 함께, 역시 증경총회장인 원중권 목사도 후보로 추천했다. 그러나 원 목사가 후보 사퇴를 선언하면서 김 목사를 단독 후보로 두고 총대들의 투표가 진행됐다. 그 결과 찬성 153표, 반대 43표, 기권 11표로 김 목사가 당선됐다.

신임 부총회장 김종훈 목사는 “여러분에게 미안하고 무거운 마음이 든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귀한 직임을 맡겨주셨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제49회 신임 총회장에는 지난 회기 부총회장이었던 김경수 목사(중앙노회)가 총대들의 박수로 추대됐다. 신임 총회장 김경수 목사는 앞서 소견 발표에서 “많은 이민교회들의 사역이 어렵다. 이민자들이 교회에 잘 오지 않고 한인 성도들의 자녀들도 그런 형편”이라며 “이런 가운데 KPCA는 믿음을 지키며 세속주의의 가장 거센 물결인 동성애를 막아내고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지난 한해 동안 총회에 평안이 찾아왔다. 이것이 실질적 평안이 되도록 기도하고 힘쓸 것”이라며 “또한 교단의 재정 잘 활용해 안식년을 갖는 분들을 지원하고 싶다. 이를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임 장로부총회장에는 단독 후보인 배문성 장로(서북남노회)가 투표 결과 찬성 218표로 선출됐다. 배 장로는 “총회가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도록 총회장님을 보필하고 협력할 것”이라며 “또한 여러 총회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하나님과 교회를 위해 열심을 다해 봉사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해외 한인교회들로 구성된 KPCA는 지난 2010년 서울 명성교회에서 제35회 총회를 가진 이후 15년 만에 이번에 다시 한국에서 총회를 개최했다. 총회는 8일까지 계속된다.
앞서 직전 총회장인 박태겸 목사는 ‘희년을 준비합시다’(레 25:8~12)라는 제목으로 전한 개회예배 설교에서 “KPCA는 창립 50주년인 희년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겠나? 이는 동시에 현대 크리스천에게 가장 큰 숙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언더우드 등 한국에 온 선교사들의 업적을 언급한 박 목사는 “앞으로 KPCA 총회와 20개 노회와 지교회는 세상의 빛이 되어 세계교회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될 것을 믿는다”며 “여기까지 헌신하신 선배 목사님과 장로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위대한 KPCA를 만들어 갈 믿음의 동역자들과 많은 성도들에게 격려와 위로의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사무총장 김광철 목사는 “총회는 2026년에 맞을 희년을 준비하고 있다. 총회를 세우시고 지난 50년의 세월 동안 총회를 지키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를 드리며, 총회가 맡은 바 사명을 감당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를 소망한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이순창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는 내빈인사에서 “희년을 앞두고 있는 KPCA가 한국에서 제49회 총회를 갖게 되심을 축하드린다”며 “별빛들이 모여 은하를 이루고, 빛줄기가 모여 강물을 이루듯, 26개 국에 흩어져 있는 KPCA 성도들의 기도와 눈물, 선교와 헌신으로 영적 불빛이 밝혀질 줄 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