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을 최초로 제안한 막코넬
(Photo : ) 지구의 날을 최초로 제안한 막코넬

지구의 날(Earth Day), 4월 22일은 지구를 보호하려는 세계시민 모두가 스스로 각성, 다짐, 궐기하는 UN에서 제정한 여러(30여개) 환경시민운동의 하나이다. 지구에 남다른 연모를 느끼고 지구의 날을 최초로 제안한 사람은 미국 아이오와의 한 목사의 아들로, 젊은 날에 플라스틱 제조와 인연이 있었던 ‘막코넬’(John McConnell, 1915-2012)이다. 그는 1969년 자기가 만든 지구를 표상하는 깃발을 들고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시의회 앞, 당시 회담중인 UNESCO를 향하여 범세계적인 지구보호운동을 위해서 ‘지구의 날’이 있어야 한다고 단신시위를 했다.

    이 제안을 받아드린 당시 UN사무총장(U Thant, 1909-74)은 1970년 봄이 시작하는 3월 21을 '지구의 날‘로 선포했다. 같은 해 미국에서는 한 상원의원(Gaylord Nelson)에 의해서 4월 22일에, 첫 지구의 날 행사가 시작했다. 그 행사에는 미국시민 2천만이 ’지구를 보살펴야 한다고‘ 거리행진을 하면서 외쳤다고 한다. 오늘과 같이 4월 22일이 범세계적인 지구의 날이 된 것은 UN에서 2009년에 ‘국제 어머니 지구의 날’(International Mother Earth Day)을 4월 22로 정한 후 부터이다.

    매해 지구의 날 행사는 나라마다 다양한데, 세계193개국의 10억 시민의 지구보호활동에 대한 협력은 ‘지구의 날 네트워크’의 뒤를 이어 ‘지구의 날 기구’(Earthday Organization)가 전담하고 있다. 한 예로서 ‘막코넬’이 작고(97세)한 2012년의 지구의 날, 아프리카 우간다(Uganda)에서는 행사의 하나로서 35만주의 나무를 심었다.

    제55회 지구의 날을 맞으며, 지구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지구의 날 행사로 <지구의 날이 있는 까닭>을 나름대로 성찰해 본다.

1) 물의 존재: 지구는 태양계의 9개 행성중에서 유일하게 물이 있음으로서 초목이 무성하여 동물들이 번식할 수 있기에 인류의 유일한 서식처가 된다. 우리 생활에서 언제나 어디서나 손쉽게 얻어지는 천연자원이 물이다. 그것은 지구전체를 2.7Km의 두께로 덮을 수 있는 막대한 량으로, 다른 물체와는 달리 한번 쓰고 버려도 다시 쓸 수 있는 갱신자원이기 때문이다. 화학적으로는 수소와 산소로 된 물질이지만 신기하게도 세 형태(액체, 고체, 증기)로 바꾸어가면서 지구주변을 스스로 쉴 새 없이 순환한다. 물이 지닌 이러한 신비성 탓으로 우리는 고층 아파트의 침실 옆자리에 화장실을 만들 수가 있는 것이다.

2) 두 자연법칙: 우리 조상들의 육안에 비추었던 지구는 시작과 끝이 없는 매우 광대하며 또한 무궁한 자원을 지닌 것으로 믿어왔다. 하지만 오늘날의 우리 모두에게 알려진 지구는 하나의 ‘도가니’안에 갇혀있는 것처럼 태양에너지를 제외하고는 외부와 완전히 차단되어 있다. 지구가 받는 첫 번째 제한은 지구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흙, 물, 공기를 포함한 모든 천연자원들은 인간의 힘으로는 그 어느 한 종류도 더하거나 줄 일수가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 제한은 모든 지구자원은 한번 사용하면 완전히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쓸모가 적은 폐물 혹은 변질된 물질로 전환되어 ‘도가니‘ 환경의 오염요소가 된다. 이 두 법칙에 의해 지구에는 오염과 고갈이 발생함으로서, 우리 인간에게는 지구보호라는 과제가 불가피하다.

3) 인간의 위치: 지구촌에서 만물의 영장으로 지음을 받은 인간은 막대한 소비자일 뿐, 보탬이 되는 것은 거의 없다. 엄밀히 말하면 다른 피조물들을 잘 보살피며 그들에게 전적으로 의탁된 관리자에 불과하다. 그래서 겸손한 소비생활이 절대적인 것이다.

4) 가해자와 피해자; 인간이 지구환경에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라는 인식은 13세기 경제개발이 활발해 지면서 유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세계 지도자들 간에 치열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지구온난화, 이상기온 및 생물권의 멸종과 같은 환경문제도 인간의 소행으로 자신들이 피해를 받아야하는 지구시민들의 생존과제인 것이다. 학자들 간에서 논의하는 으뜸가는 가해요인은 과도한 경제개발 및 성장, 과소비(개발국) 그리고 인구증가(개발도산국)라고 한다.

     1970년에 지구의 날을 선포한 UN은 1972년 스톡홀름에서 ‘인류환경’이라는 주제로 세계적인 정상회담을 치루고, 같은 해 환경과제를 전담하는 환경기구(UNEP)를 신설했다. 1987년에는‘환경개발 세계위원회’(WCED)을 구성하어 세계적인 수많은 환경전문가들이 900일간 각종자료들을 수집 분석, 연구, 토론 등을 걸쳐 마침내 ‘지속 가능한 경제개발’이라는 보고서(383쪽)를 만들었다. 그로부터 5년 후 1992년에는 브라질에서 같은 주제로 제1차 UN지구정상회담을 개최하여, 여러 국제적인 협력 프로그램이 창출되었다.

   그 후 세계 환경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용어 지속성이란 끝임 없는 지구력으로 계속된다는 뜻이다. 지속성이 있음으로 내일이 있기에 역사가 만들어진다. 한반도의 조상들에게 지구력과 지속성에 대한 관심은 수요증가에 따른 끝임 없는 목제 공급을 목적으로 두 산림보호법을 제정하게 했다: 1424년(세종6년)의 제도송금사목(諸道松禁事目); 1691년(숙종 11년)의 변산송금사목(邊山松禁事目). 우리 선조들이 그 먼 옛날에 실현한 지속성이란 신념이 훗날 UN환경개발세계위원회에 깊이 반영되어, 오늘날의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라는 지구보존의 밑거름이 되고 있는가 싶다. (저자: 신음하는 지구촌,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