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 홀딩스 이주형 대표
(Photo : ) CM 홀딩스 이주형 대표

결정된 미래인가, 선택된 미래인가: 양자지성 속에서 그리스도를 묻다

“우리는 결정된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결정될 길을 걷고 있다.” 이 말은 운명과 선택, 예정과 자유의 딜레마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한 새로운 영적 언어이다. 그리고 그 언어는 양자역학과 성경, 특히 그리스도의 존재를 함께 조망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1. 아인슈타인의 시간관 vs. 인간의 체험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과거, 현재, 미래는 동시에 존재하는 환상이다”고 말했다. 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은 절대적인 흐름이 아니라, 관측자의 속도와 위치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시공간의 직조된 구조'이다. 즉, 신의 시각에서 보면 우리의 모든 시간은 이미 펼쳐져 있는 ‘완성된 지도’ 와 같다. 하나님은 알파요 오메가(계 1:8)이시다. 처음과 끝을 동시에 아시는 분이다.

하지만 인간의 시점에서는 그 '지도' 위를 걸어가는 것뿐이다. 우리는 현재라는 '점' 위에 서 있고, 선택을 통해 다음 ‘선’을 만들어간다. 따라서 신은 미래를 아시되, 인간은 그 미래를 선택하며 살아간다.

2. 양자역학: 무한한 가능성과 선택의 붕괴
양자역학에서 ‘파동함수’란 어떤 입자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의 집합이다. 입자는 동시에 여러 위치, 여러 상태에 있을 수 있지만, 관측이라는 '행위'가 발생하는 순간 그 무한한 가능성은 하나의 현실로 ‘붕괴’된다. 이를 '파동함수의 붕괴’라고 부른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다.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통해 ‘미래의 가능성’을 하나의 현실로 붕괴시키고 있다. 그 선택은 인간의 자유의지처럼 보이지만, 결국 신이 이미 허용하신 ‘결정 가능한 영역’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선택된 미래”는 신에 의해 열려 있고, 인간에 의해 실현되는 과정이다.

3. 그리스도, 양자 지성의 결정적 개입자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신학적 질문을 던진다. “그리스도는 이 파동함수의 붕괴에 개입하시는가?” 성경은 분명히 말한다. 그리스도는 우리 인생의 시간 속에 ‘육신을 입고 들어오신 말씀’(요 1:14)이시다. 그는 인간의 시공간 안으로 들어오셔서 시간과 공간, 존재의 파동에 ‘관측자’로 개입하신 하나님이다.

예수님이 한 생명을 바라보실 때, 그 생명의 가능성은 하나의 은혜로 붕괴된다. 그분의 눈길, 손길, 말씀 하나는 우리 삶의 무한한 경로 중 하나를 확정시킨다. 그리스도는 양자 파동함수 속의 ‘궁극적 붕괴자’이며, 동시에 새로운 생명의 관측자이시다.

4. 운명과 자유, 예정과 선택의 융합
신학적으로 ‘예정론’은 하나님이 모든 것을 미리 아시고, 계획하셨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인간의 체감 세계에서는 우리는 여전히 자유롭게 선택하는 존재처럼 보인다. 이 양극단은 마치 양자역학과 결정론의 충돌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하나님은 모든 선택 가능한 미래를 알고 계시며, 그 중 어떤 것을 선택해도 당신의 뜻은 이루어진다.” 이것은 곧 ‘선택 안의 예정’, ‘자유 안의 섭리’이다. 그리스도는 모든 시간 속에 계시며, 그 시간들을 꿰뚫는 ‘빛의 속도’로 우리 삶의 여정을 이끌고 계신다.

5. 은혜로 붕괴되는 가능성들
우리는 신의 입장에선 ‘완성된 길’을 걸어가고 있고, 인간의 입장에선 ‘결정될 수 있는 길’을 선택하고 있다. 이 긴장 속에서 중요한 건, 누가 우리의 삶을 바라보며, 관측하는가이다.

만약 세상이 우리를 관측한다면, 우리는 세상의 방식으로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리스도가 우리를 관측하신다면, 우리는 은혜의 방식으로 존재하게 된다.

빛의 속도로 가는 그리스도와 동행하는 삶 빛의 속도에서는 시간이 멈춘다. 즉, 빛 속에서는 ‘지금’이 전부다. 그리고 예수님은 “세상의 빛”이시다(요 8:12). 우리가 그분과 동행할 때, 우리의 삶은 과거의 상처도, 미래의 불안도 없이 ‘지금 이 순간’의 은혜 속에 머물 수 있다.

우리의 미래는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었지만, 그 완성된 미래는 오늘 나의 믿음의 선택을 통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신의 선택이 미래를 ‘은혜로 붕괴’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 선택 위에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요 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