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유철 목사
진유철 목사(나성순복음교회)

L.A.를 떠난 비행기 안에서 부흥성회를 위해 기도하며 설교를 준비하는데, 모난 돌처럼 울퉁불퉁했었던 저를 주의 종으로 택하여 부르신 하나님이 처음 제 사역에 주셨던 축복들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은혜이고 감사한 것이겠지만, 그래도 과거를 돌아보며 생각해보니 아는 사람 한 명 없던 파라과이 ‘델에스떼’에서 사역을 시작한 것부터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큰 교회였던 수도 아순시온에 있는 순복음 파라과이교회에서 한 달에 100불의 후원비를 받으며 겁도 없는 믿음으로 교회 개척을 시작했었습니다. 당연히 집세도 안 되고 차비도 모자라서 매 주일 기도의 응답으로 ‘델에스떼’를 오갈 때는 버스만 타도 행복했었습니다.

 

교회가 개척된 후 자랑스럽게(?) 순복음세계선교회로부터 선교사의 임명을 받고 감사함으로 기도하는 제게 들려주신 하나님의 엄청난 음성은 여의도로부터 선교비를 받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두려웠었고 눈물 나게 떨리면서도 순종할 수밖에 없었던 그 때는 무식할 정도로 부르짖어야 했었고, 말씀 한 구절을 붙잡고도 몸부림을 쳐야 했었습니다. 그 사이 교회는 눈에 띄게 성장했고 개척한 지 3년 만에 성전을 건축하는 꿈을 갖게 하셨습니다. 첫 사랑의 성도들과 함께 순수한 믿음으로 사람의 도움도, 빚도 없이 성전을 건축하는 1년 동안은 사례비를 미리 건축헌금으로 드리고 한 번도 받지 않았는데, 쌀독에 쌀이 떨어지는 날은 제 아내의 기도 덕분에 오히려 평소에 먹어보기 어려웠던 김밥, 만두, 아사도, 각양 특별음식을 먹게 되는 기적을 체험했었습니다. 그 어려움 속에서도 은혜 받은 청년들과 한 집에서 길게는 13년 동안 함께 지내며, 매일 밤마다 길거리 통닭 두 마리를 개 눈 감추듯 먹어치우고 뜨겁게 철야기도 하였던 시간들도 큰 축복이었습니다. 그 시절 참 힘든 일이 많았음에도 제 기억에 사람을 원망하거나 환경을 불평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 붙들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아서 기도에 몸부림을 치느라 사람이나 세상을 생각해 볼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기도와 말씀만을 붙드니까 부족한 제 모습은 덮여지고 교회는 부흥했고 성도들도 정신없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함께 성장했었던 것 같습니다.

머슬 메모리 (Muscle Memory)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운동선수들이 고된 훈련을 반복하므로 근육이 기억하여 자동으로 반응하게 되는 것처럼 성경의 승리하는 신앙인들도 문제를 만날 때 훈련된 믿음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들은 문제를 만나면 하나님을 즉각적으로 생각해서 예배합니까, 아니면 혼자 고민하고 염려합니까? 먼저 기도의 반응이 자동적으로 나옵니까, 아니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거나 사람 붙들고 도움을 청하는 반응이 먼저 나옵니까?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문제보다 크십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고 풍성한 생명을 얻도록 독생자 예수님을 보내주신 좋으신 분이십니다. 지금의 문제나 고난이 내일의 축복이 되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되기 때문입니다. 변하지 않는 하나님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믿음으로 반응하는 승리자가 다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