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 여성에 태형 2백 대... 사우디 판결 논란

사우디아라비아 법원이 성폭행을 당한 19세 여성에게 오히려 태형 2백 대와 6개월 징역형을 선고한 것을 두고 국제적 파장이 일고 있다. 이슬람권 내에서 일어나는 인권실태를 알려 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AFP통신과 CNN, BBC 등 외신들은 일제히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사우디 법원이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런 선고를 내리자 미국 대선 후보들이 비판하고 나서는 등 외교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고 알렸다.

‘카티프 소녀’로 알려진 이 여성은 지난해 10월 평소 알던 남자 고등학생이 자신의 사진을 찍자 이를 돌려받기 위해 함께 승용차에 탔지만 곧 7명의 남자들에게 납치돼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이 사건에 대해 사우디 법원은 가해자들에게 2~9년형을 선고하면서도 피해자인 카티프 소녀에게도 ‘남자 형제 또는 친척의 보호 없이 모르는 남성과 접촉해 이슬람 율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태형 90대를 선고했다.

피해를 입은 여성이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항고하며 언론에 인터뷰를 하자 고등법원은 지난 14일 태형 2백 대로 형량을 늘리고 징역을 추가했으며, 이 여성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는 면허를 박탈하고 법정 출석도 금지시켰다.

현재 이를 두고 힐러리 상원의원과 오바마 상원의원 등 미국 주요 대선주자들이 비난하고 나서면서 국제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힐러리 상원의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사우디의 압둘라 국왕에게 피해 여성에 대한 판결을 취소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분개했고, 오바마 상원의원은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미국이 이번 판결을 비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