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년 동안 함께 기도하며 준비하고, 온 성도가 한마음으로 십시일반 모은 헌금으로 건축한 건물을 떠날 때 그 마음은 어땠을까?
물론,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에클레시아(ecclesia) 즉, ‘세상 가운데서 부름 받아 나온 사람들의 모임’을 의미한다.
지난해 5월 UMC교단 총회에서의 결정, 즉 동성애자 성직자 안수 허용 및 동성애자 결혼식 주례를 허용한 교단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으며,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으로 보는 전통적인 신앙의 입장을 굽히는 대신, 교단 탈퇴를 결의하고 건물 대신 ‘신앙’을 지킨 주님교회(담임 최현규 목사)의 사례는 진지하게 ‘교회란 무엇인가’, ‘교회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라는 묵상의 질문을 던져주며, 교단과의 신학 및 신앙적 불일치로 고민하는 교회들에게 시사점을 준다.
지난 1월 말, 주님교회 최현규 목사가 TV기독일보 ‘늘 새롭게’에 출연해 교단을 탈퇴하게 된 과정, 교회 건물을 두고 마땅한 예배처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교회를 이끌어 오고 있는지 이야기했다.
“얼마 전까지 연합감리교회 목사로 섬겼다. 연합감리교회는 감독의 파송제로, 저희가 가고 싶은 교회를 가는 것이 아니라 감독이 지정하는 교회로 간다. 2022년 7월부로 남가주 주님의교회로 파송되어 사역했다. 그때 연합 감리교회 이슈 중 하나가 동성애 목사 안수를 합법화시키는 이슈가 있었다. 우리 교회에서는 교인 총회를 통해 대략 95.6%가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고, 그 동성애 목사 안수가 허용되면 교단을 탈퇴하겠다는 결의를 했다.”
“2024년 5월 말, 교단에서 제일 큰 총회를 통해 그것이 통과되었다. 반대하는 교회에는 제재가 들어갔고, UMC는 저를 5월 말에 다른 미국 교회로 파송하기로 했고, 열흘 정도 밖에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교인들과 제가 결단을 내려야 했다. 제가 다른 교회로 가게 되면 교인들은 흩어질 것이고 교회는 어려움을 당할 것이기 때문에 새벽마다 엎드려 기도하는데 답은 한 가지였다. ‘교회를 하나로 묶어야 하고 성도를 하나님 묶어야 한다.’”
교단을 탈퇴하기로 마음을 먹은 후, 6월 15일 성도들 앞에서 UMC 탈퇴 결단을 선언했다. 탈퇴 선언 후 예배드리기 위해 30군데를 알아보았지만, 한 곳에서도 ‘예스’라는 답을 얻지 못했다. 6월 13일 예배를 앞두고, 예배 처소를 찾지 못한 주님교회는, 93도~96도 되는 더운 날씨에 야외예배를 드려야 하는 상황에서, 하나님 앞에 다시 엎드렸다.
주일을 3일 앞둔 목요일, 라하브라에 위치한 SONORA 고등학교에서 학교를 빌려주겠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온 성도가 울었다. 그렇게 온 성도가 나와서 첫 예배를 작년 6월 23일에 드리고 지금까지 주님교회는 광야에서 예배드리고 있지만 모든 성도들이 다 기쁨으로 감사로 예배드리고 있다.

최현규 목사의 결단은, 그의 마음 속에 남아있는 그의 아버지와 아버지가 목회했던 교회의 성도들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아버지도 목회자셨는데 목회가 쉽지 않음을 목도하고 목회자는 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 아버지가 지하에 있는 교회에서 목회를 하실 때 한 번은 비가 많이 와서 홍수가 났다. 새벽 2시에 교회에 가서 물을 퍼야 한다며 저와 가족들을 깨우셨다. 비를 뚫고 교회에 갔는데 이미 성도들이 열심히 물을 푸고 계신 모습이 어린 제게도 감동이 됐다. 목회에 대해, 어렵고 힘든 것만 기억했는데, ‘아니구나, 저렇게 귀한 성도님들이 있다고 한다면 목회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으로 했다.”
그는, 이전 보다 환경이 좋지 않지만 성도들이 어떤 상황과 환경 속에서도 감사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며, 모임을 갖기 쉽지 않음에도,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다 보니 이전보다 더 많은 분들이 커피브레이크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제1기 뜨레스디아스(Tres Dias)도 은혜 가운데 마쳤고, 성경필사에도 150명이 참여하는 등 영적인 훈련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니 ‘내 것’처럼 여겼지만, 이 과정을 겪으며 ‘주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분명한 깨달음이 있었다는 최 목사는, ‘정말 주님이 주인 된 교회다’라는 것을 우리의 삶으로 고백하기 위해서 ‘주님처치’라고 이름을 지었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교회홈페이지 : www.joonim.org
주일 예배 : 401 S Palm St, La Habra, CA 90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