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아들이 직접 쓴 순교자 주기철 목사의 전기이다. 저자(주광조, 영락교회 은퇴장로)는 이 전기에서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신앙의 자유, 신앙의 유산이 결코 아무런 대가 없이 얻어진 결과물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이 책은 주기철 목사의 4남인 주광조가 직접 그의 기억을 근거로 아버지의 순교의 현장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그래서 다른 책과는 그 감동이 사뭇 다르다.
또한 아버지 주기철 목사가 온전히 순교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기도와 헌신으로 내조하였던 어머니 오정모 사모와 목숨을 아끼지 않고 보살펴 주었던 산정현교회의 제직과 성도들, 어린 주광조가 아버지 주기철 목사의 잔인한 일제 고문현장을 목도하고 실어증에 걸린 사연 등 순교의 십자가를 지고가신 주기철 목사님 주변의 이야기들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일제의 감시로 중단된 일명 <예언자의 권위>라는 제목의 '금지된 설교'를 비롯하여 순교를 이미 각오하고 2천여명의 성도들 앞에서 한 유언에 가까운 설교인 '다섯 제목의 나의 기도'등 주옥과 같은 설교들이 있어서 당시의 주기철 목사의 신앙적 신념도 가슴깊이 느낄 수 있다.
주 목사는 잠시 출옥했을 때 <다섯 제목의 나의 기도>라는 설교 가운데 다음과 같이 신앙고백적 설교를 했는데, 그것은 사실상 유언적 기도였다.
“첫째, 나의 기도는 ‘죽음의 권세로부터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입니다. 나는 지금 바야흐로 죽음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무릇 생명이 있는 만물이 다 죽음 앞에서 탄식하며 무릇 숨쉬는 인생이 다 죽음 앞에서 떨고 슬퍼만 합니다. 그러나 이 죽음이 무서워 내가 의를 버리고 이 죽음을 면하려고 내 믿음을 버리지 않게 주님 저를 붙들어 주시옵소서.
주님은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거늘 어찌 내가 이 죽음이 무섭다고 내 주님을 모른 체 하오리까. 주님을 위하여 열번 죽어도 좋지만 주님을 버리고 내가 백년, 천년 산들 그것이 무슨 삶이리요? 오직 일사각오(一死覺梧)가 있을 뿐이오니 이 목숨 아끼다 우리 주님 욕되지 않게 사망의 권세에서 나를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둘째, 나의 기도는 "장시간의 고난을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입니다. 한두 번 받는 고난은 혹 이길 수 있으나 오래 끄는 장기간의 고난은 견디기가 참 어렵습니다. 칼로 베고 불로 지지는 형벌도 한두 번이라면 당할 수 있겠지만은 1년, 10년 계속되는 오래 끄는 고난이라면 참으로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그것도 절대 면할 수 없는 형벌이라면 어쩔 수 없이 당해야 하겠지만, 내 말 한마디 타협하거나, 내 고개 한번 까닥 하면 이 형벌을 면할 수 있다고 생각될 때 그 어느 누구도 넘어지게 마련입니다. 하물며 나같은 연약한 약졸이야 이루 말해 무엇하리요? 다만 내 주님만 의지하오니 나를 붙들어 주시옵소서.
이제 받는 고난은 오래가야 70생이요, 장차 받을 영광은 주님과 더불어 영생불사의 몸이 될 것이라. 오직 주님의 십자가만 보고 나아가오니 이 몸을 붙들어 주사 이 환난을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셋째, 나의 기도는 ‘내 어머니와 처자를 내 주님께 부탁합니다’이니다. 나는 팔십 넘은 어머님이 계시고 병든 아내가 있고 어린 자식들이 있습니다. 남의 아들로의 의무도 지중하고 남의 가장 남의 아비 된 책임도 무겁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나는 내 어머니 내 아내 내 자식들을 여러분에게 짐되게 할 마음은 없습니다. 다못 무소 불능하신 하나님께 부탁합니다. 여러분! 사람이 제 몸의 고통은 견딜 수 있으나 부모와 처자를 생각하고 철석같은 마음도 변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 자식의 우는 소리에 순교의 길에서 돌아선 신자도 허다합니다. 인간의 얽히고 얽힌 인정의 줄이어 나는 얽어매지 말라. 주님 따라가는 나를 얽어매지 말라. 부모나 처자를 예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예수께 합당치 아니합니다.
넷째, 나의 기도는 ‘의에 살고 의에 죽게 하시옵소서’입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여야 할 의가 있습니다. 나라의 신민이 되어서는 충절(忠節)의 의가 있고 여자가 되어서는 정절의 의가 있고 그리스도인 되어서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의가 있습니다...
다섯째, 나의 마지막 기도는 ‘내 영혼을 내 주님께 부탁합니다’입니다. 옥중에서든 사형장에서든 내 목숨 끊어질 때 내 영혼을 받아 주시옵소서. 아버지 집은 나의 집 아버지의 나라는 나의 고향이로소이다. 더러운 땅을 밟던 내 발을 씻어서 나로 하여금 하늘나라 황금길에 걷게 하시옵고 죄악 세상에서 부대끼던 나를 깨끗게 하사 영광의 존전에 서게 하옵소서. 내 영혼을 주님께 부탁하나이다. 아멘.“
주 목사님이 순교하신 후 오정모 사모는 교우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 지금은 울 때가 아니에요. 지금은 기도할 때입니다. 주 목사님은 나약해서, 힘이 모자라서, 무식해서 죽은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말해야 할 때 벙어리가 될 수 없어서, 당연히 가야할 길을 도망치거나 피하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당연히 죽어야 할 이 시간에 살아 남을 수 없어 죽었을 뿐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를 지는 자만이 그리스도와 더불어 영광을 나눌 수 있습니다."
이만열 교수는 말하기를, “‘주기철’이라는 이름은 한국 순교자의 대명사이다. 주님과 함께 죽는 죽음이야말로 그와 함께 영원히 사는 길이라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주 목사님의 막내아들인 주광조 장로님이 직접 쓴 이 책은 기존의 전기들이 발굴할 수 없었던 귀한 증언들을 수록하고 있어서 더 감동을 준다”고 했다. 본서는 자라나는 다음 세대들에게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겪었던 순교의 역사를 가르쳐 줄 수 있는 감동적인 책이다.
송광택 교수(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또한 아버지 주기철 목사가 온전히 순교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기도와 헌신으로 내조하였던 어머니 오정모 사모와 목숨을 아끼지 않고 보살펴 주었던 산정현교회의 제직과 성도들, 어린 주광조가 아버지 주기철 목사의 잔인한 일제 고문현장을 목도하고 실어증에 걸린 사연 등 순교의 십자가를 지고가신 주기철 목사님 주변의 이야기들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일제의 감시로 중단된 일명 <예언자의 권위>라는 제목의 '금지된 설교'를 비롯하여 순교를 이미 각오하고 2천여명의 성도들 앞에서 한 유언에 가까운 설교인 '다섯 제목의 나의 기도'등 주옥과 같은 설교들이 있어서 당시의 주기철 목사의 신앙적 신념도 가슴깊이 느낄 수 있다.
주 목사는 잠시 출옥했을 때 <다섯 제목의 나의 기도>라는 설교 가운데 다음과 같이 신앙고백적 설교를 했는데, 그것은 사실상 유언적 기도였다.
“첫째, 나의 기도는 ‘죽음의 권세로부터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입니다. 나는 지금 바야흐로 죽음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무릇 생명이 있는 만물이 다 죽음 앞에서 탄식하며 무릇 숨쉬는 인생이 다 죽음 앞에서 떨고 슬퍼만 합니다. 그러나 이 죽음이 무서워 내가 의를 버리고 이 죽음을 면하려고 내 믿음을 버리지 않게 주님 저를 붙들어 주시옵소서.
주님은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거늘 어찌 내가 이 죽음이 무섭다고 내 주님을 모른 체 하오리까. 주님을 위하여 열번 죽어도 좋지만 주님을 버리고 내가 백년, 천년 산들 그것이 무슨 삶이리요? 오직 일사각오(一死覺梧)가 있을 뿐이오니 이 목숨 아끼다 우리 주님 욕되지 않게 사망의 권세에서 나를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둘째, 나의 기도는 "장시간의 고난을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입니다. 한두 번 받는 고난은 혹 이길 수 있으나 오래 끄는 장기간의 고난은 견디기가 참 어렵습니다. 칼로 베고 불로 지지는 형벌도 한두 번이라면 당할 수 있겠지만은 1년, 10년 계속되는 오래 끄는 고난이라면 참으로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그것도 절대 면할 수 없는 형벌이라면 어쩔 수 없이 당해야 하겠지만, 내 말 한마디 타협하거나, 내 고개 한번 까닥 하면 이 형벌을 면할 수 있다고 생각될 때 그 어느 누구도 넘어지게 마련입니다. 하물며 나같은 연약한 약졸이야 이루 말해 무엇하리요? 다만 내 주님만 의지하오니 나를 붙들어 주시옵소서.
이제 받는 고난은 오래가야 70생이요, 장차 받을 영광은 주님과 더불어 영생불사의 몸이 될 것이라. 오직 주님의 십자가만 보고 나아가오니 이 몸을 붙들어 주사 이 환난을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셋째, 나의 기도는 ‘내 어머니와 처자를 내 주님께 부탁합니다’이니다. 나는 팔십 넘은 어머님이 계시고 병든 아내가 있고 어린 자식들이 있습니다. 남의 아들로의 의무도 지중하고 남의 가장 남의 아비 된 책임도 무겁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나는 내 어머니 내 아내 내 자식들을 여러분에게 짐되게 할 마음은 없습니다. 다못 무소 불능하신 하나님께 부탁합니다. 여러분! 사람이 제 몸의 고통은 견딜 수 있으나 부모와 처자를 생각하고 철석같은 마음도 변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 자식의 우는 소리에 순교의 길에서 돌아선 신자도 허다합니다. 인간의 얽히고 얽힌 인정의 줄이어 나는 얽어매지 말라. 주님 따라가는 나를 얽어매지 말라. 부모나 처자를 예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예수께 합당치 아니합니다.
넷째, 나의 기도는 ‘의에 살고 의에 죽게 하시옵소서’입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여야 할 의가 있습니다. 나라의 신민이 되어서는 충절(忠節)의 의가 있고 여자가 되어서는 정절의 의가 있고 그리스도인 되어서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의가 있습니다...
다섯째, 나의 마지막 기도는 ‘내 영혼을 내 주님께 부탁합니다’입니다. 옥중에서든 사형장에서든 내 목숨 끊어질 때 내 영혼을 받아 주시옵소서. 아버지 집은 나의 집 아버지의 나라는 나의 고향이로소이다. 더러운 땅을 밟던 내 발을 씻어서 나로 하여금 하늘나라 황금길에 걷게 하시옵고 죄악 세상에서 부대끼던 나를 깨끗게 하사 영광의 존전에 서게 하옵소서. 내 영혼을 주님께 부탁하나이다. 아멘.“
주 목사님이 순교하신 후 오정모 사모는 교우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 지금은 울 때가 아니에요. 지금은 기도할 때입니다. 주 목사님은 나약해서, 힘이 모자라서, 무식해서 죽은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말해야 할 때 벙어리가 될 수 없어서, 당연히 가야할 길을 도망치거나 피하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당연히 죽어야 할 이 시간에 살아 남을 수 없어 죽었을 뿐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를 지는 자만이 그리스도와 더불어 영광을 나눌 수 있습니다."
이만열 교수는 말하기를, “‘주기철’이라는 이름은 한국 순교자의 대명사이다. 주님과 함께 죽는 죽음이야말로 그와 함께 영원히 사는 길이라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주 목사님의 막내아들인 주광조 장로님이 직접 쓴 이 책은 기존의 전기들이 발굴할 수 없었던 귀한 증언들을 수록하고 있어서 더 감동을 준다”고 했다. 본서는 자라나는 다음 세대들에게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겪었던 순교의 역사를 가르쳐 줄 수 있는 감동적인 책이다.
송광택 교수(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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