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피 흘리기를 좋아하는 자는 온전한 자를 미워하고 정직한 자의 생명을 찾느니라.” (잠언 29:10)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정의합니다. 인간은 인간들끼리 싸우고, 자연과 싸워왔습니다. 개인과 개인이, 가족과 가족이, 부족과 부족이, 후에는 국가와 국가가 전쟁을 일으켜 세계대전까지 나아갔습니다. 그럼 왜 인간은 싸움을 할까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자기의 세력을 넓히고 그 세계의 두목이 되기 위함입니다.

 아마도 인류 역사 최초의 싸움은 에서와 야곱이 어머니 리브가의 뱃속에서 싸웠던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창 25:22) 이 싸움은 필연적으로 서로 먼저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 것이었습니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도 먼저 나온 아이가 형이 되고, 뒤따라 나온 아이가 동생이 되기 때문입니다. 집 안에서 장자와 차자는 차이가 많지요. 옛날 법에는 장자가 많은 유산을 받게 되어 있고, 집안 서열도 장자가 제일 먼저입니다.

 싸움은 필연적으로 피를 흘리게 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척 하면서도 속으로는 피를 보고 쾌감을 느끼는 악한 본성이 있습니다. 옛날 로마 시대 때, 원형경기장에서 검투사 두 사람이 칼로 싸우다, 한 사람이 상대를 제압한 후, 칼을 번쩍 들고, 황제를 쳐다보면, 황제는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하늘로 세웠다가 주먹을 뒤집어 엄지손가락을 땅으로 향해 꽂으면, 검투사는 쓰러져 있는 상대를 칼로 찔러 죽입니다.

 그러면 황제나 원로원 귀족들, 일반 평민, 심지어 노예들까지 환성을 지르고 즐거워합니다. 인간이 피를 흘리고 죽는데, 환호를 하는 악성이 인간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역사가 발전하면서 사람과 사람이 싸워서 상대를 죽이고 피를 흘리는 잔인한 살인은 서서히 사라지고, 이제는 죽이지 않고 싸우는 방법을 찾았는데 그것이 권투입니다. 주먹으로 상대를 쳐서 쓰러뜨리면 사람들은 환호하면서 즐거워합니다. 더러는 시합 중에 죽기도 합니다. 쓰러진 선수, 죽은 선수의 어머니, 부인, 자녀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싸움에서 사람과 동물과의 싸움이 생겨났습니다. 투우(鬪牛)입니다. 투우사(鬪牛士)가 황소를 상대로 싸우는 것이지요. 마지막에 황소가 피 흘리며 쓰러지면 관중들은 환호하고 투우사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또 인간들은 또 동물과 동물들이 서로 싸우게 해서 쾌감을 느낍니다. 투계(鬪鷄) 닭싸움, 투견(鬪犬) 개싸움, 황소 싸움, 나아가 백수의 왕이라는 사자와 호랑이가 서로 싸우도록 만들어 놓고, 즐기는 것이 잔인한 인간들입니다. 상대를 물어뜯어 피 흘리는 것을 보고 즐기는 것입니다.

 피를 좋아하는 인간들의 잔인성을 버리고, 평화와 화해로 가는 길은 오직 평화의 왕이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피 흘리는 것을 좋아하는 인간의 악성(惡性)을 제거하기 위해 스스로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 인류를 구원하셨습니다.

 더 이상 인간 세상에 피 흘림없이 평화를 이루고 살게 하시려고,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피를 흘리신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주님을 영접하고, 마음의 평화를 이룰 때 비로소 피 흘림 없는 평화가 찾아 올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사는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고, 격려하며, 위로하고, 이끌어 주는 마음을 갖습니다. 모두 이런 마음으로 열심히 복음을 전하여, 이 땅에 위의 평화를 위해 더욱 기도하며 노력합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