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너희는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하게 하여 그 땅에 있는 모든 주민을 위하여 자유를 공포하라. 이 해는 너희에게 희년이니 너희는 각각 자기의 소유지로 돌아가며 각각 자기의 가족에게로 돌아갈지며...” (레위기 25:10)

 희년(禧年)은 성경에 나오는 용어로 jubilee라고 합니다. 안식년 7년이 일곱 번 지난 50년째마다 돌아오는 해로, 유대인들은 유일신 여호와 하나님께서 12지파에게 나누어 주신 가나안 땅에서 각각 자기 땅으로 돌아가고, 모든 농지는 1년간 휴식을 취하게 합니다. 또한 희년이 되면 땅과 집이 원주인에게 돌아가고 이스라엘인 노예가 해방되며, 부채(負債)가 면제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열두 지파에 분배한 땅은 영구히 팔지 못하게 하셨으므로, 땅의 매매는 희년까지 한시적으로 이루어졌고, 희년 전이라도 매도자가 원할 경우에는 희년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적당한 값을 치르고 다시 소유하도록 허용했습니다.

 개신교회는 교회적으로 희년을 기념하지 않지만, 가톨릭교회는 지금까지 계속 희년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희년에 할 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너는 일곱 안식년을 계수할지니...일곱째 달 열흘날은 속죄일이니....그 땅에 있는 모든 주민을 위하여 자유를 공포하라. 이 해는 너희에게 희년이니 너희는 각각 자기의 소유지로 돌아가며 각각 자기의 가족에게로 돌아 갈지며.....”(레 25:8-10)

 2024년 말에 가톨릭 교황 프랜치스코는 2025년을 희년으로 공식 선포하며,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두려움과 낙담으로 얼룩진 세계에서 기쁘게 희망을 전하는 사람이 되자”고 말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2024년 5월 9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성문 앞에서 주님 승천 대축일 저녁 미사를 드리면서 “희망은 실망하지 않는다.”(Hope does not Disappoint)를 통해, 2025년을 희년으로 선포하였습니다.

 교황은 “우리 모두는 지치고 상처받는 일상에서 희망이 필요하다. 우리의 마음은 진실과 선과 아름다움을 갈망하고, 우리의 소망은 어떤 어둠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다.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우리 안과 밖의 모든 것들이 희망을 갈망하고,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추구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2월 24일 성 베드로 대성당 성문이 열리므로 희년이 시작되어 2026년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까지 이어집니다. 그는 2025년 신년의 취지가 “신앙인들은 구원의 통로인 예수님과의 관계를 보다 친밀하게 가져야 하고, 교회는 항상, 어디서나 우리 모두에게 예수님은 우리의 희망이라고 선포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구약 성경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50년마다 희년을 선포하고, 고난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빚진 사람들, 빚 때문에 남의 집에 종살이 하던 사람들을 해방시켜 자기 집으로 돌아가게 하는 자비를 베풀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러나 진정한 희년은 우리의 영혼이 자유를 얻는 것입니다. 우리 육신의 삶에서 자유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죄의 멍에를 메고 살고 있는 한, 우리는 자유인이 될 수 없습니다. 자유와 평화는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도 금년 희년을 맞이하여 진정한 자유와 희망을 품고 살아갑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