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Photo : ) 신성욱 교수

[1] 세월이 화살같이 빠르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송구영신 예배를 드릴 때가 그저께 같았는데, 벌써 2024년도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는 예기치 않은 폭설이 11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너무 빨리 들이닥치다 보니, 어느 해보다 더 겨울이 빨리 찾아온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제 며칠 후면 12월이 된다. 12월은 한 해의 마지막이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로 마음부터 분주해지는 계절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느라 모두가 정신이 없어진다.

[2] 타인과 비교해서 묵은해가 좋았던 이도 새해엔 더욱 새로운 변화와 큰 발전과 성공에 대한 소망과 기대를 갖게 된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가 다 ‘새로운 결심’을 하기 마련이다. 미국에선 그것을 ‘New resolution’이라고 한다. 건강을 위한 운동, 자기 계발, 독서, 자격증, 수상, 스펙 쌓기 등 인생의 다양한 영역에서 더 나은 모습을 그리며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실천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계획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빠르게 무너진다.

[3] 다이어트는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성경 일독은 창세기에서 레위기를 읽다가 그만두거나, 새벽기도 역시 작심삼일로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유가 뭘까? 왜 사람들은 결심한 대로 잘 행하지 못하는 걸까?
방금 좋은 책을 한 권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세계적인 동기부여가'요 '자기 계발 전문가'인 브라이언 트레이시(Brian Tracy)의 신작 『행동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라는 책 말이다.

[4] 이 책에서 트레이시는 행동의 중요성을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저자는 시급 300원짜리 잡초 제거 아르바이트에서 시작해 회당 8억 원을 받는 세계적인 강연자로 성장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가 이렇게 위대한 인물이 되기까지 그 과정에서 배운 단 하나의 성공 메커니즘이 있다. 바로 성공한 사람들은 결코 동기부여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 그들의 비밀은 바로 ‘작은 행동의 반복’에 있다는 것이다.

[5] 매일 밤 동기부여에 관한 책을 읽고 영상을 보며 감동하고 도전받아 계획을 세워두지만, 며칠 못 가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읽고, 새로운 결심을 해보지만 제자리걸음일 때가 다반사다.이유가 뭘까? 40년간 워런 버핏(Warren Buffett), 앤디 그로브(Andy Grove)와 같은 세계적 대가를 해부해온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그 진실을 공개한다.

[6] 성공한 사람들은 결코 동기부여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들은 하루 5분의 실천과 3일의 루틴으로도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이란 말이 있다. 실행 가능성이 없거나 희박한 거대한 목표부터 세우지 말고, 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세우되 꾸준히 매일 매일 조금씩 빠짐없이 해나가는 실천이 중요하다.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생명의말씀사> 편집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7] 바로 1년 전인 2006년에 내가 집필한 『다 빈치 코드가 뭐길래』란 책 속에 나온 내용 중에, 당시 유행했던 『다 빈치 코드』의 저자 댄 브라운(Dan Brown)이 인터뷰한 내용을 번역한 두 페이지가 있었다. 그 번역을 보고는 자기들이 바라는 글맛과 같으니 번역 한 번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였다. 말할 필요가 없었다. 해보겠다고 했더니 책을 보내주었다. 그게 바로 존 맥아더(John McArthur)의 『Truth War』였다.

[8] 2007년, 『진리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그해에 10대 책으로 팔림으로 금딱지가 붙은 베스트셀링 책이 되었다. 당시 메이저 출판사로부터 번역가로서의 기회를 제시받았기에 놓치기 싫어서 허락했는데, 사실 부담이 컸다. 한 달 안에 번역하라는 시간제한 때문이었다. 대학 시절, 영문과에 다닐 때 용돈 쓰려고 30페이지 정도 번역을 해본 경험은 있지만, 한 권을 통째로 번역해본 경험은 전혀 없었기에 후회막급이었다.

[9] 번역해놓은 책을 컴퓨터로 쳐도 며칠이 걸릴 텐데, 270페이지에 가까운 영어원서를 한 달 내로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러다가 계산을 해보았다. 270페이지면 하루에 10페이지씩만 번역하면 한 달 내로 번역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말이 하루 10페이지이지, 아침부터 종일 강의하고 집에 온 뒤인 저녁 10시 반부터 매일 10페이지씩 번역하는 일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10] 하루 일당을 채우기 위해선 매일 저녁 10시 반에 시작해서 새벽 4시 반까지, 그것도 어려운 문장을 만나면 새벽 6시까지 작업을 해야 했다. 처음엔 진도가 나가지 않는 듯 보였다. 하지만 10일이 지나가니까 책 두께 1/3이 완성되었다. 두 주가 지나가니 책 절반이 남아있었다. 그때부턴 일사천리로 마지막 페이지를 향해 번역해나갔다. 하루에 15페이지를 번역할 때도 있었다. 그렇게 해나가다가 마침내 한 권의 번역을 25일 만에 끝낼 수가 있었다.

[11] 원고를 출판사에 보낸 이틀 후 편집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첫 마디가 “지금 제 입이 귀에 걸린 것 보이세요?”라는 말이었다. 번역이 맘에 쏙 든다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이거 교수님이 혼자 다 번역하신 거예요?”라고 물었다. “내가 번역 안 하면 누가 했을까봐요?”라고 답했다. 그랬더니 “한 권도 번역해본 적이 없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번역하셨어요?”라고 또 물었다. 그래서 “한 달 만에 번역하라면서요?”라고 답을 했다.

[12] 그랬더니 “한 달 만에 번역 안 해보셨다기에 몇 달 걸릴 줄 알고 속도를 내시라고 한 달 만에 하시라고 했던 거예요.”라고 답했다. 속으론 좀 속상했다. ‘그거 한 달 안에 번역하느라 눈도 꽤 나빠지고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그렇게 빨리 번역 안 해도 됐다면 좀 천천히 무리하지 않고 번역했을 텐데...’라는 생각에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쉽지 않은 번역을, 그것도 첫 번역을 25일 만에 내 손으로 끝냈다는 성취감이 더 컸었다.

[13] 그 후 두 번째 번역서는 허셀 W. 요크 & 버트 데커가 공저한 『Preaching with Bold Assurance』라는 원서인데, 21일 만에 번역해서 2008년에 『확신 있는 설교』라는 제목으로 출간했고, 세 번째 번역서는 톰 라이너 & 에릭 게이거가 공저한 『Simple Church』라는 원서인데, 18일 만에 번역해서 2009년에 『단순한 교회』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번역할 때마다 한 권의 번역 속도가 25일에서 21일에서 18일로 계속 빨라짐을 몸소 경험해보았다.

[14] 그렇다. 매일 조금씩 조금씩 행동에 옮기다 보면 속도가 나고, 성취도도 높고, 만족도는 최상이 되는 것을 경험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매번 도전받고 계획은 세우지만, 실행은 전혀 없는 삶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연속되는 사람에겐 행복이 없다.
행동이 있고 열매가 있는 변화의 비결은 끊임없이 발휘되는 ‘작은 행동의 누적’이다. 그렇다.

[15] 짧은 1초가 쌓여 1분이 되고, 1시간이 되고, 하루가 되고, 한 달과 1년이 된다. 위대한 변화와 성취의 비결은 '작은 첫걸음과 작은 행동을 계속 쌓아가는 것'이다. 작은 일부터 매일 빠짐없이 실행하다가 보면 엄청나게 크고 위대한 열매가 쌓이게 됨을 누구나가 다 맛보게 될 것이다.

오늘부터, 지금부터,
꾸준히 당장 시작해보자.
바로 당신부터, 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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