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결혼 후 처음엔 사랑으로 붙어살아도 점점 서로의 큰 간극을 발견하며 적잖게 당황합니다. 그 큰 간극은 함께 오랜 기간 동고동락하며 사랑과 인내, 용서와 갈등을 경험하며 점점 좁혀집니다.
수십 년을 함께 그 간극을 줄여가며 이제 한 몸이 된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예기치 않은 이별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제 나의 반쪽이 되었는데, 그 반쪽을 잃어버리는 슬픔은 너무나 아픕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천국에서 볼 것을 알면서도 꼭 나를 잃어버린 것처럼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이 세상에는 나의 것처럼 보이는데 내 것이 아닌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수십 년 내 옆을 지켜주었는데 어느 날 눈을 떠 보니 나를 떠나 있습니다. 남편도 내 것이 아니었던 겁니다. 눈만 뜨면 나를 반기는 하루를 보며 내일도 또 하루를 내 것으로 삼아 24시간을 나의 계획대로 보낼 생각을 하며 평생을 살았지만,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시면 그 시간도 내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어떤 한국의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가 이런 간증을 했었습니다. 대회에서 메달을 따고 나서 자기 선배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매우 화가 났다고 합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하루에 수천 개의 슛을 연습한다고 합니다. 그래야 어느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슛을 넣을 수 있답니다. "그렇게 많은 땀과 훈련을 통해서 죽기까지 노력하여 메달을 딴 것인데,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그런 그가 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매다 병상에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예수님이 병상에 직접 찾아오셔서 자기를 고쳐주신 것을 경험한 것입니다. 그때 깨달았답니다. "하나님이 내게 호흡 주시지 않으면 매일 수천 개의 슛을 쏴도 아무런 소용이 없구나!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구나!"
정말 그렇습니다. 이 세상에 내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것이었습니다.우리는 소중한 것을 잃어보며 그제야 깨닫습니다. 주신 이도 하나님이시고, 거두시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이 주의 것임을 깨닫게 하시기 위해 잠시 거두어 가시지만, 우리는 이내 주님이 나의 아버지기에 아버지의 것이 곧 내 것임을 또한 깨닫게 됩니다.
오늘 잃어버린 것들로 우리의 마음은 아프지만, 거두신 분이 나의 아버지시기에 또한 위로될 수 있는 하루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이민규 칼럼] 잃어버린 것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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