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누가복음 12:20)

 2024년 8월 9일 남미 브라질 상파울로 근처에서 여객기 한 대가 추락해서 탑승자 58명과 승무원 4명이 모두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58명 중 여덟 명은 암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암 전문의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상파울로에서 열리는 종양학회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여러 사정으로 이 비행기를 타지 못해 생명을 구한 사람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10명의 단체는 탑승구 안내판을 잘못 보고 다른 게이트 앞에서 기다리다 비행기를 놓쳐 생명을 구했습니다.

 한 승객은 아침 일찍 탑승 수속 카운터에 가보니 직원이 아직 출근하지 않아 커피숍에 가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다가 탑승 마감 시간이 다 된 것을 깨닫고 부리나케 달려갔지만, 탑승 시간이 이미 지나 타지 못해 생명을 구했습니다. 이들이 생명을 구한 것은 운이 좋아서가 아니고,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2001년 9.11 사건으로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무너져 약 3,000명이 생명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정시에 출근하지 않은 사람들이 생명을 구한 사연이 많이 회자(膾炙:널리 사람들이 입에 오르내림)되었습니다. 차가 밀려 늦게 출근한 사람, 아침에 갑자기 복통이 나서 출근하지 못한 사람, 건물 가까이 갔다가 다른 일을 보기 위해 늦게 도착한 사람들은 생명을 구했습니다.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내(內) 방화 사건으로 192명이 사망했고, 6명이 실종되었으며, 151명이 부상을 당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여인이 뒤늦게 달려와 닫히는 문 사이에 핸드백을 밀어 넣고 문이 다시 열리게 한 후 탑승을 했는데, 이 사고로 생명을 잃었습니다. 떠나려는 전철을 강제로 멈추고 탔다가 생명을 잃었습니다. 한 치 앞을 내어다 보지 못하는 인생이 스스로 죽음의 늪 속으로 들어간 것이지요.

 여기서 우리의 생명이 끝나는 일을 누가 주관하느냐는 문제에 부딪치게 됩니다. 교회에서 대표 기도하는 장로들이 흔히 하는 말 가운데 생사화복(生死禍福)을 주장하시는 하나님 아버지란 말이 있습니다.

 생과 사, 화와 복은 하나님께서 주관하신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세상에 보내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죽을 때, 더 살기 위해 발버둥을 쳐도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죽음을 피할 길은 없습니다.

 그렇게 살기를 원하는 사람이 죽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 생명을 거두어 가시기 때문입니다. 생(生)과 사(死)는 운명이 아니고, 하나님의 예정입니다. 필자가 Chicago에 살 때, Children Memorial Hospital에 입원한 어린 아이들 중 여럿이 날마다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이들의 생명을 거두신 것이지 운명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눅 12:20)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밤에 내 영혼을 불러 가실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사람들은 딸 시집갈 준비, 한국에 나갈 준비, 대학에 갈 준비는 철저히 하면서도 정작 자기 생의 마지막을 위한 준비는 소홀히 합니다. 우리 모두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준비하는 삶을 살아갑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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