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느니라.” (누가복음 16:13)

 필자가 군목으로 있을 때, 한번은 연대 주임상사가 와서 본부 중대 이 중사가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살다, 월남전에 가서 돈을 벌어 와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데, 목사님께서 주례를 해 주실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필자는 물론 해 줄 수 있다고 얘기하고, 조촐한 결혼식을 진행했습니다. 식장에는 이 중사의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이 엄마, 아빠의 결혼식을 지켜보았네요.

 옛날, 가난한 집에서는 결혼식을 올릴 돈이 없어서 신랑 신부가 냉수 한 그릇 떠 놓고 서로 손잡고 서약하고 살았습니다. 요즘에는 결혼식을 성대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자들은 일류 호텔을 빌려서 결혼식을 올리고, 일류 호텔 식당에서 평소에 먹어보지 못한 진귀한 음식들로 손님 접대를 합니다.

 2021년 중국 후베이성에서 결혼식이 열렸는데, 신부가 양쪽 손목의 금팔찌와 금 목걸이 60개의 무게가 6kg에 달했다고 합니다. 2012년 인도 부자 프라모도 미탈은 딸 결혼식에 703억 달러(985억 원)을 썼는데, 스페인에서 3일간 열린 결혼식장엔 유명 쉐프와 집사 등 200여 명이 동원되었고, 주문 제작한 6단 웨딩케이크 무게만 60kg이 나갔다고 합니다.

 세계 9위이며, 아시아 최고 부자인 무케시 암반니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 막내아들 결혼식이 2024년 7월에 시작되어 4일 간 계속되었는데,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한국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다수 초청되었습니다. 암반니 가문은 전세기를 100대 이상을 빌리는 등 이번 결혼식에 약 590억 달러(827억 원)을 썼는데, 6년 전 딸 결혼식 때보다 아들 결혼식에는 그 일곱 배의 돈을 썼습니다.

 그런데 이 결혼식에 세계적 부호 Facebook Meta 최고 경영자 Mark Zuckerberg도 초대가 되었는데, 세계 부자 순위 3위의 저커버그는 2012년에 결혼식을 자기 집 뒤뜰에서 올렸습니다. 신부 결혼반지는 다이아몬드 대신 자기가 디자인한 소박한 루비 반지였고, 초청받은 하객은 90여 명으로, 식사는 근처 식당에서 주문한 평범한 음식이었습니다.

 필자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중국과 인도와 같은 동양 부자들의 자녀들 결혼식과 미국 부자의 결혼식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동양 부자들이 자녀들 결혼식에 상상할 수 없이 많은 돈을 쓰는 것과 미국의 부호는 자기 집 뒤뜰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린 것은 그들의 종교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중국은 불교 문화권이고, 인도는 힌두교 문화권이어서, 이들 종교는 가족 위주임에 반해 서구 기독교 문화권은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종교입니다.

 어리석은 농부는 많은 양식을 쌓아 놓고, 인생을 즐기려 했지만, 그날 밤에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은 몰랐습니다.(눅 12:16-21) 부자는 날마다 자기 가족과 친구들을 데려다 호화 잔치를 베풀면서, 대문 밖에 누워있는 거지 나사로를 돌보지 않다, 지옥으로 간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눅 16:19-31)

 하나님께서는 나의 소유를 나와 가족만을 위해 쓰지 말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는 것을 기뻐하십니다. 다 잘 알고 계시지요?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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