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것을 드립니다! - 존 베일리

내 영혼의 영원하신 아버지시여,
오늘 저의 첫 생각이
당신 생각이 되게 하시고

저의 첫 바람이
당신을 찬양하는 것이 되게 하시며

제 입에서 나오는 첫마디 말이
당신의 이름이 되게 하시고

저의 첫 행동이
당신 앞에 기도하고자 무릎 꿇는 것이 되게 하소서.

John Baillie
(Photo : wikipedia.org) John Baillie

이시는 영국 출신의 목사 존 베일리의 기도시 <처음 것을 드립니다.> 입니다. 이 기도시는 존 베일리의 <기도 일기(A Daily of Private Prayer)>에 나오는 기도문입니다. 존 베일리의 기도일기는 60개의 기도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매일 아침과 저녁에 기도하여 한 달 내내 기도하도록 고안된 기도문 집입니다. 매일 이 기도문을 읽도록 고안된 책에서 발췌한 기도시입니다.

이 시의 내용은 아주 단순합니다. 하루를 시작하며 드리는 아침 기도입니다. 기도 전체가 처음 것을 드리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 첫 생각을 주님께 드리고 싶다고 합니다. 베일리는 하루의 첫 생각이 주님에 대한 생각이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사사키 후미오는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자신의 책에서 인간은 하루에 6만 가지 생각을 떠 올린다고 합니다. 저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6만 가지 생각 중에 95%가 어제와 똑 같은 일을 생각하고 있으며, 그 생각의 80%는 부정적인 생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분량이 주님을 생각하고 주님의 영광을 생각하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는 어떤 생각이 하루의 첫 생각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시인은 둘째로 “자신의 첫 바람이 당신을 찬양하는 것이 되게 하시며”라고 기도합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기대와 바람을 갖고 삽니다. 그 많은 바람과 기대 가운데 주님을 향한 찬양이 바람이 되는 것도 귀한 일입니다. 주님을 찬양하는 것이 우리의 소원이 되고 바람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시인은 우리의 첫 바람이 주님을 찬양하는 것이 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셋째로 욕망이 주님께로 향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는 다양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런데 시인은 하루의 첫 욕구가 주님을 경배하는 것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주님을 경배하는 것이 욕구가 되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때로는 경배와 찬양의 자리에서도 인간적 욕구와 욕심이 마음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베일리는 하루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갖는 욕구가 주님을 경배하는 욕구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시인의 네 번째 관심은 말입니다. 하루의 첫 말이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말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살다보면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보다 더 급하고 중요해 보이는 말들이 많습니다. 아침에도 할 말이 많습니다. 존 베일리처럼 하루를 시작하는 첫 언어가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어야 합니다.

시인의 다음 관심은 행동인데, 무릎 꿇고 드리는 기도입니다. 시인은 “저의 첫 행동이 기도로 주님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이 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합니다. 하루가 기도로 시작되기를 기도합니다. 습관적으로 잠시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이 첫 행동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기도하며 무릎 꿇고 하루를 시작하는 경건한 삶을 구하고 있습니다.

존 베일리는 1886년 3월 26일 스코틀랜드의 목회자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목회자 가정에서 가정예배와 일상의 경건 생활을 배웠고 자신도 철저하게 실천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생전에 그의 존경과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의 깊은 학문과 리더십 그리고 경건한 삶이 선한 영향력을 남겼습니다. 칼빈주의 전통에서 성장한 그는 교육, 저술, 설교 그리고 신학교 강의를 통해서 일상의 경건 생활을 특히 강조하였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존 베일리는 20세기 중반 바르트, 브루너, 니버, 불트만, 틸리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신학자였습니다. 존 베일리는 목사요 설교가입니다. 그는 또 영국, 캐나다, 그리고 미국에 있는 신학교에서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존 베일리의 형제들 모두 사역자였습니다. 동생인 도널드 맥퍼슨 베일리는 세인트 앤드류 대학교에서 조직 신학 교수를 지냈고, 다른 동생인 피터 베일리는 의료 선교사로 인도에서 선교하는 의사로 활동했습니다.

존 베일리는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신학과정을 마친 뒤 미국 뉴욕의 오번 신학교, 캐나다 임마누엘 신학교, 뉴욕 유니온 신학교에서 교수하다가 1934년에 모교인 에든버러 대학교의 부름을 받아 그곳에서 은퇴할 때까지 조직신학을 가르쳤습니다.

존 베일리는 그의 신학과 경건생활로 국민적인 존경을 받는 영적 지도자였습니다. 1947년에 영국 왕실 목사(chaplain in Ordinary to the King)로 임명되었습니다. 베일리는 기독교 사회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했습니다. 자신이 속한 교단과 교회연합기구에서도 일했습니다. 그는 스코틀랜드 교회 총회의 총회장(1943년)과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1954년)을 지냈습니다.

존 베일리는 신학자로 목회자로 많은 책을 남겼습니다. 그가 쓴 책으로는 <종교해석(The Interpretation of Religion)>,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지식(Our Knowledge of God)>, <현대 사상에 이어서 계시의 개념(The Idea of Revelation)>, <독서의 일기(A Daily of Readings)> 등이 있습니다. 특히 존 베일리의 <기도 일기(A Daily of Private Prayer)>는 한국에서 출판되었고 독자들의 사랑을 받습니다.

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 대표, 시인 수필가)
(Photo : ) 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 대표, 시인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