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불은 끊임이 없이 제단 위에 피워 꺼지지 않게 할지니라.” (레위기 6:13)

 필자가 80년대 초, 인디애나 주(州)에서 목회할 때, 교회가 인디아나 주 최북단 South Bend라는 소도시에 있었습니다. 교회가 있는 South Bend 시(市)옆에는 일리노 주가, 북쪽에는 미시간 주가 접하여, 3개 주가 만나는 ‘Tri-State’ 지역입니다.

 당시 미시간 주나 일리노이 주에서는 일 년 12달 아무 때나 술을 사고파는 데 반해, 인디아나 주에서는 주일날만은 술을 사고 팔 수 없었습니다. 필자는 그때 ‘인디애나 주에 청교도 신앙의 잔재가 한 조각 남아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 아침(2024.6) 조간신문에 남부 루이지애나 주가 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십계명을 의무적으로 게시해야 한다는 법을 제정 공포했다고 AP 통신과 CNN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공화당이 다수인 주 의회에서 지난 달 통과한 이 법안에 공화당 소속인 Jeffrey M. Landry 주지사가 서명하여 발효되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유치원부터 주립대학까지 루이지애나 주의 모든 공립학교 교실과 강의실에 “크고 읽기 쉬운 글 꼴”로 십계명을 포스터 크기(11x14 inch)로 만들어 게시해야 합니다. 또 설치 시 “십계명은 거의 3세기 동안 미국 공교육의 주요 부분이었다는 내용이 포함된 4문단의 설명이 들어가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미국의 언론들은 이런 법을 제정한 것은 루이지애나 주가 처음이라고 보도했습니다.

 1962년, John F. Kennedy 대통령이 미국 내의 모든 공립학교에서 성경(신약) 공부와 주기도문 암송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연방대법원이 공립학교에서 기도로 수업을 시작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한 이후, 미국의 모든 공립학교에서 주기도문을 외우는 것과 성경 교육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60년 만에 십계명만이라도 게시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여호와 하나님을 공경해야 한다는 무언(無言)의 교육을 시키는 것은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이 이런 명령을 한 것은 주기도문(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을 외우고, 성경(신약)을 가르치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해치는 일이라며 항의한 유대인들 때문이라 합니다.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구세주로 인정하지 않고, 선지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어서, 학생들이 주기도문 외우는 것을 금지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십계명은 구약의 야웨 하나님께서 주신 계명으로 유대인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십계명은 유대교와 기독교에서 공통으로 지키는 계율이기 때문입니다.

 십계명 중 부모를 공경하라,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 하지 말라, 네 이웃의 물건을 탐내지 말라 등의 계명은 어떤 종교에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는 내용입니다. 다만 유대교와 기독교의 하나님만 섬겨야 한다는 제 1, 2, 3계명과 안식일을 지켜야 한다는 제 4계명은 이슬람 쪽에서 반대할 구실이 될 수 있습니다.

  선한 일에는 반드시 사탄이 가인의 후손들에게 들어가 이런 일을 방해하게 되어 있습니다. 루이지애나 주의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정교분리를 위한 미국인 연합’과 ‘종교로부터의 자유 재단’ 등 단체들은 “십계명을 학교에 게시하는 것은 특정 종교의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강압하는 것”라며 항의합니다. 이것은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하는 일이라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마귀는 언제나 이런 선한 일을 그대로 보고만 있지 않지요.

 후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루이지애나 주에서 이렇게 십계명을 교실에 게시하게 한 것은 미국을 위해, 어린 학생들을 위해 매우 좋은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런 선한 영향력이 남부의 보수적 기독교 세력이 강한 의회와 지사들을 통해 계속 확산되면 미국의 숨통이 트일 것입니다.

 미국의 기독교는 점점 쇠약해져서, 매년 문 닫는 교회가 속출하고, 백인 기독교인들은 아이를 낳지 않아, 교인 수는 급감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술과 마약과 도박에 빠져 교회를 등지고 있는 이 때, 미국의 한 구석에 청교도 정신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작은 불씨가 살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은 놓입니다.

“제단의 불을 끄지 말라.”(레 6:13)는 여호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성전의 불꽃을 계속 피어오르게 하여, 비록 세상은 어두워져도 성전 안의 한 줄기 빛이 온 세상을 비추는 성령님의 불길로 솟아오르게 해야 합니다. 미국이 다시 청교도 신앙으로 돌아오기까지 함께 기도 합시다.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요일에 만납시다.

L.A.에서 김 인 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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