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우리는 구원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 이 사람에게는 사망으로부터 사망에 이르는 냄새요 저 사람에게는 생명으로부터 생명에 이르는 냄새라.” (고린도후서 2:15-16)

  오늘은 한국에 무교회주의를 소개하고 실천한 김교신(金敎臣:1901∼1944)선생에 대해 쓰려 합니다. 김교신은 일본 유학을 마친 후, 1927년 4월 귀국하여 함흥 영생여자고보(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다가 서울 양정고보로 옮겨 교사 생활을 계속했습니다.

 김교신은 「성서 조선」이라는 잡지를 발간하면서, 기성교회의 교리, 조직, 예배 의식을 거부하고 자기들끼리의 신앙공동체를 만들어 회집(會集)했습니다. 그의 선생 웃치무라는 “교회는 천국에서 가장 먼 곳이다.”라고 말하여 교회의 존재 의미를 부정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무교회주의자들이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습니다.

 김교신은 「성서 조선」의 권두언에 쓴 글로 체포되어, 1년간 옥고를 치른 후, 1944년 함흥 질소회사에 입사하여 노무자들의 권익을 위해 애쓰다가 해방을 서 너 달 앞둔 1945년 4월, 44세의 아까운 나이에 발진티푸스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필자가 김교신의 전기에서 감명 깊게 읽은 대목이 있습니다. 김교신 선생이 양정고보에서 교편을 잡고 있을 때, 대학 입시 때가 되어, 양정고보 학생 한 명이 경성의과전문대학(현 서울의과대학)에 지원서를 내고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면접하는 의대교수들 중 한 사람이 그 학생의 입학원서를 읽다, 종교 란에 기독교라고 쓴 것을 보았습니다. 그 교수는 “자네는 왜 기독교를 종교로 택했나?”라며 힐난(詰難:트집을 잡아 거북할 만큼 따지고 듬)하는 어조로 물었습니다.

 이 때 이 학생이 서슴지 않고, “예, 저는 우리 학교 김교신 선생님이 기독교를 종교로 갖고 있어서 저도 기독교를 종교로 선택했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김교신 선생은 학생들에게 자기가 기독교인이라는 말을 한 적도 없었고, 교회에 출석하라는 말을 단 한 번도 한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김교신 선생이 인간으로서, 교사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그 위대한 인격이 어디서 나왔나를 살핀 후, 예수님을 믿는 믿음에서라는 것을 알고, 자기들도 김교신 선생과 같은 인격을 갖기 위해 스스로 교회에 나가 예수님을 영접한 것입니다.

 필자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과연 예수님 믿지 않는 어떤 사람이 나도 김인수 목사, 김인수 교수와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예수님을 믿어야겠다고 결심하고 교회에 나간 사람이 과연 있을까라고 생각하니 부끄러운 생각만 났습니다.

 아니면 저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믿는 기독교라면 나는 결코 기독교를 믿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최후의 심판대 앞에서 그 영혼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까요?

 이 글을 읽는 기독교인 당신은 과연 다른 사람이 나의 믿음 생활과 가정, 사회생활을 보고, 나도 아무개가 믿는 기독교를 믿어야겠다고 스스로 교회를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니면 기독교를 믿는 저 사람이 저런 정도의 삶을 산다면 나는 결코 교회에 나가지 않겠다며 교회에 등을 돌린다면 그 영혼에 대해 어떻게 책임 져야할까요?

 김교신 선생은 무교회주의 운동을 펼쳐 한국 기성교회에 도전 했지만, 그의 삶과 신앙은 오고 오는 모든 세대가 본 받아야 할 위대한 선배입니다. 김교신 선생에게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흘러 나왔습니다.

 어두운 밤에 장미꽃은 내가 여기 있다고 소리치지 않아도, 그 향기로 장미꽃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우리가 전도하지 않아도 우리의 삶의 향기가 그리스도인임을 입증해 줍니다.

 기독교인은 자신의 삶에 끝없는 책임을 져야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면 불신자들이 교회로 들어 올 것이고, 향기는커녕 악취를 풍긴다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멸망으로 끌고 가는 결과가 됩니다. 우리 모두 온 힘을 다해 우리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발하도록 열심히 기도하면서 노력합시다.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요일에 만납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