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 이르되 아니라 우리는 성령이 계심도 듣지 못하였노라.”(사행행전 19:2)

 바울 사도가 에베소에 와서 어떤 제자들을 만나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라고 묻자 “아니라. 우리는 성령이 계심도 듣지 못하였노라.”고 대답했습니다 바울이 “그러면 너희가 무슨 세례를 받았느냐?”고 물으니 “(세례)요한의 세례니라.”고 답했습니다. 그 때, 바울이 그들에게 안수하자 성령이 그들에게 임하여 그들이 방언도 하고 예언도 하였습니다.(행 19:1-6)

 우리는 이 본문에서 에베소에 있던 제자들이 예수님을 믿고 세례는 받았지만 성령님이 계시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도 계시고 예수님도 계시다는 것은 알았지만, 성령님이 계시는 것을 전혀 몰랐습니다.

 우리는 성부, 성자, 성령 세 분을 ‘삼위일체(三位一體:Trinity)’라고 말합니다. ‘삼위일체'라는 용어가 성경에 나오지는 않지만, 초기 교회 교부(敎父)들이 이 용어를 쓰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성령님이 계시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은 기독교 신앙을 제대로 알지 못한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성령님의 역사(役事)를 제대로 파악한 후에 이루어집니다. 기독교는 하나님과 예수님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결코 아니고, 반드시 성령님이 계셔야만 합니다. 따라서 성령님이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고 세례를 받았다는 것은 세례를 잘 못 받은 것입니다.

 부활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성령을 받으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 지 사하면 사하여질 것이요, 누구의 죄든지 그대로 두면 그대로 있으리라.”(요 20:23)고 말씀 하셨습니다.

 3년 동안 예수님과 동거동락(同居同樂) 했던 제자들이 성령님을 받지 못하고 예수님을 따라다녔다는 결론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과 3년 동안 같이 생활했으면서도 성령님과는 상관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성령님을 받지 못한 베드로가 부활하신 주님을 뵙고도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고 말하자 다른 제자들도 “우리도 함께 가겠다.”(요 21:3)며 배를 타고 갈릴리 호수로 갔습니다. 성령님을 받지 못한 제자들의 초라한 모습입니다.

 요즘 교인들이 세례를 받을 때, 성령님이 계시다는 것을 모르고 받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알고 있다’는 것과 ‘성령님이 내 마음에 들어와 계신다.’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있습니다.

 아는 것이 믿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 예수님이 계셨다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예수님이 계셨다는 것을 안다고 해서, 예수님이 자기의 구주되심을 고백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예수님이 세계 4대 성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생각할 뿐이지요.

 바울 사도는 고린도전서 12장 3절 하반 절에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고 못 박아 두었습니다. 성령님의 감동이 없으면 천하없어도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할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필자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일본의 기독교 여류작가 미우라 아야코 여사가 쓴 <고독에도 손길이>라는 수상집 마지막 페이지에 “나는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고는 견딜 수가 없다.”라고 고백했습니다.

 복음을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는 이가 진실한 그리스도인이요, 성령님을 받은 사람입니다. 만일 당신의 마음에 복음을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심정이 없다면, 미안 하지만, 당신의 마음속에 성령님은 계시지 않습니다.

 성령님을 받으면 권능을 얻게 되고 권능을 얻으면 전도하게 되어 있습니다.(행 1:8) 따라서 여러분들은 자신이 전도하는 사람이냐 아니냐를 스스로 판단해 보세요. 여러분들이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딤후 4:2)라는 말씀에 비추어, 나는 항상 전도에 힘쓰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가늠해 보면, 성령님이 여러분들 속에 내재(內在)해 계시는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성령님이 내 안에 내재(內在)해 계시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면서 전도에 항상 힘쓰는 신앙생활을 이어갑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