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 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 (마태복음 16:26)

 분신자살(焚身自殺)이란 자기 몸에 불을 붙여 목숨을 끊는 행위를 말합니다. 2024년 3월 초 민주주의 본산이며 기독교를 국교와 같이 많은 사람이 믿고 있는 미국에서 현역 군인이 분신을 하는 장면이 생중계 되었습니다.

 그 군인은 “더 이상 제노사이드(genocide:대량학살)의 공범이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외치면서 워싱턴 D.C,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분신을 감행했습니다. 공군 현역 병사가 명분 없는 가자지구 전쟁과 이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반대하면서 분신자살을 한 것입니다.

 25세인 이 병사는 자기가 분신하는 전 과정을 자신의 모바일 폰으로 생중계 하면서 자신은 제노사이드 즉 집단 학살에 공범이 되지 않겠다고 외쳤습니다. 미국이 처음부터 이스라엘 편에 선 것은 미국에 살고 있는 유대인이 전체 인구의 2.2%인 650만에 불과 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재력과 주요 매스컴 등 그들의 세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스라엘을 지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이번 하마스와의 전쟁은 먼저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무차별 공격을 가하여 1,200여 명의 무고한 이스라엘 사람들이 희생을 당한 일로,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현재 무자비한 폭격을 하면서 복수를 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를 완전 박멸하기까지 결코 작전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는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죄 없는 어린아이들과 부녀자들, 노인들 등 민간인들이 현재 보고된 바로는 2만여 명이 희생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저들이 살고 있는 가옥과 아파트, 산업시설뿐만 아니라 병원과 모스크(무슬림들의 예배당)까지 무자비하게 파괴함으로 전체 아랍권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도 아랍 사람들 즉 무슬림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거의 매일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반대 시위를 하고, 심지어 대학에서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데모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병사의 분신자살은 이렇게 잔인하게 포격을 퍼 붓는 이스라엘을 미국이 계속 지원하는 것에 대한 극단적 항거입니다. 그러나 분신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 것은 결코 동의할 수 없으며 용인할 수도 없습니다.

 사람의 생명을 죽이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자살은 결국 생명을 죽이는 일이기 때문에 자신을 죽이든 남을 죽이든 그것은 살인임은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남을 죽이는 살인과 자살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죽지 않을 한 생명이 희생되었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1970년 11월 13일 서울 평화시장에서 노동을 하던 전태일 씨가 근로 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후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를 부르짖으며 쓰러졌습니다. 열악한 노동조건과 인권 침해를 겪고 있는 현실 속에서 그가 선택한 마지막 항거 방법이 분신이었습니다.

 성경에도 여러 사람이 자살한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가룟 유다가 선생인 예수님을 팔고 은 30을 받았지만, 그 마음속으로부터 들려오는 배반자라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돈을 성전 헌금함에 던진 후, 나가서 자기의 몸을 던져 자살한 사건을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분신이라는 극단적 방법이 아니고, 많은 사람이 동의할 만한 방법을 택하는 것이 훨씬 더 큰 효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사실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습니다. 남의 생명도 소중하지만, 내 생명도 천하보다 더 소중하다는 생각을 늘 지니고 살아야 합니다. 사람의 생명을 거두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뿐이십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월요일에 만납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