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될 자가 많으니라.”
마태복음 마가복음에 보면 주님께서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될 자가 많으니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한 개인의 신앙의 시작점과 이후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는 영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말씀입니다. 믿음은 훈련되고 자라는 것이기에 하나님께서는 우리 믿음이 장성한 분량으로 자라기를 기대하십니다. 그러나, 믿음 또한 늘 변하는 우리 마음에서 생산되는 것이기에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끝까지 변함없이 믿음의 마음을 지키며 살아가기를 바라십니다. 한마디로 신앙생활은 주님과 함께 하는 여정이어서 기쁘고 흥분되지만, 또 한편으로 우리의 신앙여정은 존 번연 목사님이 쓰신 천로역정처럼, 험난한 여정이라 긴장하고 깨어 있어야 합니다. 신앙생활을 먼저 하고, 은혜를 일찍 체험했어도, 나중에 어떤 신앙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반대로 인생의 후반기에 예수님을 믿고, 은혜체험을 늦게 했어도, 아주 짧은 시간에 신앙이 크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은혜 생활, 믿음 생활만 그렇습니까? 세상의 모든 일이 이와 같습니다. 물론, 보통은 먼저 시작한 사람, 먼저 성공을 이룬 사람이 일반적으로는 잘 살고, 잘 되는 확률이 높습니다만, 모든 일에는 역전도 있고, 퇴보도 있고, 급성장도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운동을 늦게 시작했는데, 10년 한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보통 노력 보다는 타고난 재능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실함과 노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천재에 가까운 재능인이 아니라면, 성실함과 최선의 노력은 언제나 역전을 가능하게 합니다. 반대로 불성실과 교만은 퇴보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되는 자들이 많다”는 말씀을 통해, 일반적인 상식이 영적인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교훈을 주고 계십니다. 믿음 생활을 먼저 시작하였고, 먼저 은혜 받았지만 결국 성실하게 하지 못하면, 퇴보할 수 있으니 신앙의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최근에 이 같은 주님의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칼럼을 통해서 저희 집, 페리오에 있는 두 그루 나무에 대해서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10여년 전에 감나무와 귤 나무를 심었는데, 첫 해에 감나무에 열매가 4개 열리더니, 이듬해는 열 몇 개, 그 다음에는 스무 개 넘게 열렸습니다. 그래서, 첫해, 추수감사주일에 하나님께 예물로 올려드렸습니다. 그때, 감사(감 열매 4개)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썼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9년 만에 열매를 맺은 귤나무에 대해서도 칼럼을 썼습니다. 그간 열매가 열리지 않아, 볼 때마다 베어버려야지 라고 다짐했으나, 불쌍하기도 하고, 또 벨 시간이 없기도 해서 그냥 내버려 두었는데, 보기 좋게 맛있는 열매를 많이 맺었다며, 영혼의 중요성과 영혼이 열매 맺도록 기다려 주시는 하나님의 인내와 자비와 긍휼에 대해서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감나무가 거의 죽은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최근에 비가 와서 물도 듬뿍, 영양분도 듬뿍 주었는데, 싹이 돋아야 할 봄에 싹이 나지 않고 바싹 말라 버렸습니다. 나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제 느낌으로는 죽은 듯 보였습니다. 반면에 귤나무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줄기가 쭉쭉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나무 둥치도 많이 굵어졌습니다. 주님 말씀대로입니다.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된 것입니다. 중고등학교 때, 청년 때에, 30-40대에, 하나님을 뜨겁게 만났습니까? 50-60 이후의 삶은 우리가 알 수가 없습니다. 어떤 분들은 여전히 뜨겁게 신앙생활 하며, 꾸준히 주님과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잘 섬기지만, 어떤 이는 50대 60대 되어서 취미 생활, 은퇴 생활로 인생이 끝나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끝이 중요합니다. 나중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긴장해야 합니다. 신앙은 바로 지금입니다. 뜨거웠던 30년 40년 전의 우리가 아니라, 현재 바로 지금의 내 신앙의 온도입니다. 신앙은 발전적이어야 하고, 성장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갈수록 주님을 더 사모하게 되어지고, 더 헌신하게 되어지고, 나이가 들수록 욕심 많은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이제는 나는 다 받을 거 다 받았고 누릴 거 다 누렸다 더 바라는 것이 없다 그저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는 고백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감나무와 귤나무의 교훈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인생의 노년까지도 여전히 믿음이 성장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는 그런 신앙의 모습을 끝까지 붙들게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