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비극이나, 스티그마로 보지 않고 축하할 만한 것으로 보면 어떨까?

"장애의 영향 아래 있는 개인들과 가족들과 줌 세션을 진행했다. 그 중에는 내 동생 메건이 있었다. '헤이, 메건, 아무 낙인과 고통 없이 천국에 간다는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그 아이디어에 열광했어. 멋지지 않아? 동생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물었다. '우리는 여전히 장애를 갖고 천국에 가는 거야. 그런데 아무도 우리를 쳐다보거나 다르게 대하지 않는다면 멋지지 않아?' 동생은 '아니'라고 답할 뿐이었다. 나는 다시 물었다. '오케이, 메건, 우리 모두가 장애를 갖고 천국에 갔어. 그런데 장애를 기념하는 축제가 열린다면 어떨까? ' 그러자 동생은 주저 없이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그래, 바로 그거야! ' 그것이 바로 제가 오늘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이다. 제가 여기 있는 이유는, 이것을 축하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장애는 스티그마, 수치, 저주, 비극, 비정상, 등 부정적 이미지와 연관되어 왔다. 인간 역사의 초기에는 장애를 신에 의한 처벌이나 저주로 보는 관점이 지배적이었다. 이 관점은 서양에서는 중세시대까지 지속되어 왔다. 산업시대 자본주의가 발전하며,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존재로 간주된 이 들은 도심에서 도심외곽으로 쫓겨났고 외곽으로 쫓겨난 이들은 비장애인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은 채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갔다.

2천 년 전, 예수님 앞에 앞을 보지 못하는 한 맹인이 지나가자, 제자들은 다음과 같이 묻는다. "그가 맹인으로 태어난 것은 그의 죄 때문입니까, 그의 부모의 죄 때문입니까?" 그렇게 묻는 제자들에게 주님은 급진적인 대답을 내놓으셨다. 그것은 비극도, 신의 저주도, 수치도, 스티그마도 아닌,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고.

2천 년 전, 그리스도를 통해 장애를 보는 시각을 교정 받은 교회는, 오늘날 발달 장애인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어떻게 그들에게 다가가고 있을까? 2천 년 전, 그리스도의 피로 막힌 담이 헐렸다. 오늘날 교회 안에는 정상인과 비정상인을 나누고,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나누는 그 담이 존재하지 않을까?

미주복음방송(GBC)와 ANC온누리교회가 공동 주최한 2023 한인교회 발달장애 컨퍼런스가 10월 20-21일(금-토) ANC온누리교회 1층 본당에서 막을 올리며, 미주 교회 안 장애사역의 필요성과 현황을 확인하고, 한인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짚어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컨퍼런스 첫 날인 20일(금) 오후 6시 30분 강단에 오른 케이 워렌 사모는 7살에 우울증 처방을 받고, 약 20년 동안 그 질병을 앓던 막내 아들 매튜가 스스로 자기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 정신 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개인이나 가정들과 대화를 나눈 경험을 나눴다.

"그들은 위로와 도움과 실용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 교회나 신앙 공동체를 방문했을 때, 그들을 이해 하지 못하고 그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 지 못하는 교회 멤버들, 성직자들로부터 외면당했다고 말했다.그들이 다급하게 찾고 있던 도움을 교회로 부터 받지 못했다"며, 교회 안에 정신 질환자들을 도울 준비가 아직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장애사역 전문가인 미셀 이스트만(Michelle Estman)이 교회가 이 사역을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일란성 세쌍둥이 중의 하나이며, 뇌성마비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는 그는, 목회자의 자녀로 성장하면서 '하나님께서 내 장애를 어떻게 보실까','나는 왜 장애를 갖고 있는 것인가'를 이른 시기부터 물어왔다.

그는 대학원에서, 장애인들의 경험을 탐구하기 위해, 신체 장애가 있는 이들에 초점을 맞춰 미국 전역과 여러 나라에서 무종교인, 무신론자, 기독교인, 유대인 등 다양한 신앙을 지닌 이들을 인터뷰했고, 그로부터 그들의 공통된 경험을 도출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케이 워렌(Kay Warren)  사모
(Photo : ANC온누리교회, GBC) 케이 워렌(Kay Warren) 사모

그 공통점은 이들은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경험을 했다는 점이다. 또한 많은 이들이 교회가 그들을 대하는 방식 때문에 상처를 입고 교회를 떠난 경우도 많았다.

이어서 다시 마이크를 잡은 워렌 사모는, 우리 주변에 수 많은 정실질환자과 장애인들이 있음에도 다수가 어떤 치료도 받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교회가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아직 안되었다는 이유로, 이들을 향한 문을 닫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정신분열증이나 양극성 질환을 앓고 있는 성인의 40%가 작년에 어떤 치료도 받지 않았고, 미국에서 109,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고 펜타닐 중독이 증가하고 있다. 제가 살고 있는 오렌지 카운티에서는 18세에서 40세 사이의 사망 원인 1위가 약물 과다 복용이다. 미국에서는 4만 9천명이 자살로 목숨을 잃었다. LA 최고의 정신 건강 서비스 제공자는 정신 병원도, 정신 건강 시스템도 아닌, LA 카운티 감옥이다."

그는 교회가 정신질환자들을 배제하고 격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향해 환영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케이 워렌(Kay Warren)  사모
(Photo : ANC온누리교회, GBC) 케이 워렌(Kay Warren) 사모

"하나님의 가족이 그들을 환영하지 않고, 그곳에서도 제외된다면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가장 취약한 상태로 남겨지게 된다. 하나님의 팔을 대신해 그들을 품어야 할 영적 가족들이 그들에게 팔을 열지 않으면 그들은 결국 희망을 잃게 된다."

워렌 사모는, 모두 축제를 즐기던 7월 4일날 있었던 아픈 기억에 대해 나누며, 교회 안에서 누구도 배제되고, 홀로 남겨지는 경험을 하도록 내버려두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두 가지 기준에 따라 우정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 호감형이거나, 어떤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할 때이다. 서양 문화에서는 이런 식으로 우정이 형성된다. 우리는 하나님의 친구가 되었다. 우리는 그분이 좋아할 만한 존재가 아니었지만, 그분이 우리에게 강력한 우정을 베푸셨다. 우리 역시 이와 같은 강력한 우정을 나누어야 한다.여러분의 친구가 되기 위해서, 꼭 어떤 공통점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어떤 부분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과 비슷한 흥미를 가져야만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매우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는 청년이 있었다. 그는 매우 간절하게 관계를 갈구했고 친구를 만들고 싶어했다. 그런데 7월 4일은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 있다. 예배가 끝나고 가족들과 불꽃놀이를 보러 가기 위해 차로 걸어가고 있었다. 바로 그때, 파티오에 홀로 남아 있는 그 형제를 보았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나는 그를 가족들과의 모임에 데리고 갈 수 없었다. 홀로 그를 남겨 둔 재 차를 타고 출발했고 그날 밤 나는 밤새 울면서 나의 차가운 마음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했다. 누군가가 자신을 원하길 바라는 누군가가 있었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2023 한인교회 발달당애 컨퍼런스
(Photo : ANC온누리교회, GBC) 2023 한인교회 발달당애 컨퍼런스

그러면서, 그는 이것이 일회적 일화가 아니라, 정기적으로 일어나는 일일 수 있다며, 예수님의 긍휼을 모든 이에게 나누려는 결심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번째는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는 것이다. 20년 전 유방암에 걸렸을 때, 교회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식사에 초대했고, 우리 아이들을 챙겨주었고, 화장실을 청소해 주고, 드라이 크리닝을 대신 해주고, 잔디를 깍아주며, 그들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우리 가정을 서포트해주었다. 양극성 장애를 앓는 이에게도 이런 현실적인 도움을 주면 어떨까?"

미셸은 장애인들을 위한 몇가지 하지 말아야 할 것들과 할 것들에 대해 나눴다.

"설교에 장애와 관련된 비유로 사용하지 말라, 장애에 대한 용어로, handicapped니 special need보다, 'disabled'라는 용어를 더 선호한다. 장애인들의 장애 관련 장치들을 만지지 말라. ASL 통역사를 고용하라, 빛이나 소리 자극에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센서리(sensory room)을 준비하라, 장애인이 리더가 될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하고, 장애로 그 사람을 보지 말고 그 사람 자체로 보라. 장애관련 서적을 읽으라(추천 서적: Nancy Eiesland의 ), 그들의 경험에 대해 스스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라. 내가 나의 장애에 관해 갖고 있는 시각이 바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들의 삶에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셨는지 그들이 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라."

마지막으로 워렌 사모는, 장애와 관련된 감정인 '수치'를 제거하는 것은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강력한 일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낙인(Stigma)는 문화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이것은 수치, 저주, 수치를 불러 일으킨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일 중의 하나는 그 수치를 제거하는 것이다. 분명히 그것은 간단하지 않다. 성경은 그리스도가 우리를 용납하듯, 우리가 서로를 용납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님은 우리의 문제와 약점과 불완전함, 무능함을 모두 보셨고, 그런 우리를 부르셔서 사랑하신다고 하신다. 서로에게 붙여놓은 낙인과 수치는 세상으로부터 온 것이며,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한인교회 발달장애 컨퍼런스
(Photo : ANC온누리교회, GBC) 2023 한인교회 발달장애 컨퍼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