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Tim Kaller, 1950-2023)가 쓴 “일과 영성”이란 책을 보면 성공의 쳇바퀴를 향해 무작정 달리기만 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그것들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이켜 복음 안에서 일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가 이런 말을 합니다. “짧은 생을 지내며 고되게 일해서 대단한 결실을 얻었다손 치더라도 시점이 조금 빠르고 늦을 뿐 언젠가는 퇴색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 가운데 진정한 평안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궁극적 평안의 근원. 그것은 곧 십자가에서 인류의 짐을 대신 지신 예수님이란 사실을 여실히 보여 준다.” 우리의 일들은 그것이 크건 작건간에 언젠가는 모두 내려놓아야 합니다. 무슨 일이 되었든 그 가운데 복음을 통한 평안을 사모해야 합니다. 그것은 일에 기대어 자신을 입증하고 정체성을 지키라는 압력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가진 영향력을 출세의 수단으로 보는 대신 뭇사람들을 섬기는데 쓸 수도 있다. 예전보다 더 큰 위험을 감수하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야기 합니다. “영원한 궁전에서 한없는 아름다움과 영광에 둘러싸여 사셨지만, 그 모두를 벼려둔 채 자원해서 세상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희생재물로 십자가에 바치게 한 그 사랑을 먼저 알고 그것에 반응하여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팀 목사님의 모든 글에 종결은 일관되게 그리스도의 복음입니다. 그가 몇 주 전 소천 되어 하나님의 품으로 안기시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개혁주의 복음 신앙을 거리로 그리고 학계로 가져가서 역설을 펼쳤던 이 시대 진정한 목회자였습니다. 그가 진정 예수그리스도만으로 충만한 삶을 살았던 목회자였다는 사실이 그의 책들 속에 여실히 드러납니다. 그가 쓴 책 “내가 만든 신”에 보면 ”예수님 만으로 충만함을 알려면 우선 예수님밖에 남는 것이 없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이 고백의 말이 그의 소천 과정에서 충분히 드러납니다. 그가 소천 되기 하루 전 날 이런 고백을 하였다고 합니다. “I can’t wait see Jesus, send me home’그리고 그가 소천되며 최후에 남긴 말은 이렇습니다. ”There is no downside for me leaving, not in the slightest 내가 떠남에 있어 미련은 없다, 아주 조금도 …“

미국의 교회음악가 마크 헤이즈(Mark Hayes, 1953 - )의 성가곡 중 “넉넉히 이기느니라 (We are more than conquerors)”라는 음악이 있습니다. 이 곡이 팀 켈러 목사님의 사역 모토를 담은 듯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곡은 사도바울의 말씀 중 두 부분 롬8:37-39”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

그리고 엡 6: 10-12 “끝으로 너희가 주 안에서와 그 힘의 능력으로 강건하여지고 마귀의 간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으라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 를 텍스트로 삼아 음악을 통해 그 안에 담긴 내용을 마크 헤이즈 작곡가가 아주 효과적 표현하였습니다. 역동성, 리드미컬함, 추진력(dynamic, rhythmic and driving) 을 여실히 드러내며 텍스트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빠른 템포, 엇박자의 리듬과 다이내믹의 극적인 사용을 통해 다양한 톤 컬러를 드러내게 하여 끊임없이 감정을 고양시킵니다. 이런 요소들을 통해 우리가 영적 전쟁에 직면할 때에도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넉넉히 이긴다는 약속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저해하려는 요소들을 저항하게 하는 소중한 메시지로 가슴에 담게 하는 찬양입니다.

지난 이주 전 주일 교회 찬양대에서 이 곡을 준비하여 찬양을 부르면서 필자는 팀 켈러 목사님을 떠오르게 하였습니다. 세상의 그 어느 것이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싸울 것은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이라는 바울의 이 말들을 팀 목사님은 가슴으로 바로 받아들이고 혼돈의 극치를 살고 있는 오늘날 교회와 세상에 과감하게 외쳤던 이 시대 바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