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하은교회 정윤영 목사
(Photo : 기독일보) 애틀랜타하은교회 정윤영 목사

내가 섬기고 있는 하은교회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재미고신 교단에 속한 교회였다. 내가 이 교단에 들어갔던 것은 우연히 알게 되었던 한 목사님이 내가 신학원을 졸업하자 연락이 오면서 함께 일하게 되면서 부터였다. 사실 난 한국 교단은 생각해 본적도 없었지만, 우연히 알게 된 그 목사님과의 인연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사실 나는 고신대학이나, 고신 대학원을 나오지도 않았고, 그리고 고신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해 본적도 없었다.

나는 미국에 공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유학을 와서 플로리다와 조지아텍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항공공학 박사과정 중에 부름을 받아서 RTS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 라는 미국 신학 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 (MDiv) 과정을 마쳤고, 늦은 나이에 7년만에 Bob Jones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따라서 한국 신학교를 다닌 적도 없었고 더구나 고신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한적이 없었다. 그러나 조지아텍 박사과정 시절 만났던 그 목사님의 권유로 그 교회에서 부교역자 생활을 하다가 고신교단에 가입하게 되었던 것이다.

교단에 들어온 이후로 처음 몇 년 동안 교단에 대해서 크게 만족하지도 않았지만 별 불평없이 다녔던 것 같다. 그러나 그 이후로 교단에 속한 근처 교회들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다시한번 교단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인근 교단 교회의 문제로 사실 우리 교회까지 분열이 되었고 크게 상처를 받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교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교인들도 있었지만, 교단에 속한 노회나 총회의 잘못된 지도력이 있었다고 보여졌다. 그리고 그런 문제가 또 다시 몇 년 전에 일어났었고, 그로 인해 목사들도 바뀌면서 피해를 입고 교회도 상처를 입었었다.

그러면서 과연 내가 이 교단에 계속해서 있을 이유가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사실 미국에서 공부를 한 나로서는 고신출신들이 대부분인 교단에서 거의 소속감을 느낄수도 없었다. 그리고 내가 그동안 체험했던 재미고신 교단은 교단 모임이라기 보다는 마치 고신 신학교 동창회를 온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소속감이 없어서 교단에 잘 적응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교단을 옮길까 하는 생각을 몇 번씩 했었는데, 그런 가운데 이런 교회의 문제들이 두번이나 일어나게 되고 그로 인한 피해까지 겪으면서 몇 달 전 과감하게 결단을 하고 공동의회에서 탈퇴 결의를 하였던 것이다.

과연 교단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결국 교단은 교회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고 교회는 교인들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단은 교회의 덕을 세우는 일에 앞장서야 하고 교단의 임원진들은 직책에 연연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직분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덕을 세우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 아무리 법대로 처리해도 교회에 덕을 세우지 못해서 교회가 갈라지고 교단을 떠나는 일들이 발생한다면 교단이 바르게 일을 하지 못한 것이 되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교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잘못 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일부 정치 목사들이 그렇게 물을 흐리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은 고신 뿐 아니라 다른 교단들도 마찬가지다. 노회장이 되고 총회장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임원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단은 교회의 덕을 세우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까 기도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오늘날 교단에 속한 교회들이 교단으로 인해서 무슨 도움을 받고있는지 살펴 볼 때 물론 교단이 있음으로 교회가 함께 선교나 선한 일을 할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와 반대로 교단으로 인해서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들면 미국의 한 장로교단은 동성결혼을 합법화 시켰고 (최근에는 감리교단도 동참하는 가운데 있지만) 결국 그런 잘못된 교단의 결의는 그 교단에 속한 교회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치고 큰 피해를 주게 되는 것이다. 과연 그렇다면 그런 교단에서 계속 있어야 될 것인가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지금 교회들은 독립교회들이 오히려 더 건전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교단에 가입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교단이 개 교회 사역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피해를 주게 된다면 구지 교단에 들어가야 할 이유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물론 교회들이 모여서 더 큰 일을 하고 더 좋은 일을 하고 서로 도와서 사역한다면 교단에 들어가서 사역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목회자의 목회 철학이나 성품 그리고 자신의 교회에 맞는 교단을 잘 선택해야 될 것이다. 며칠 전 이런 글을 소셜 미디아 에서 읽은 적이 있다: ‘물이 월마트에서 사면 25전인데 편의점에서 사면 1불이다, 그리고 같은 물을 공항에서 사면 2불이고, 비행기 안에서는 5불이다. 장소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그 사람의 가치가 장소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목사의 가치도 교회의 가치도 내가 어느 교단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교단이 좋은 교단일까? 내 생각은, ‘한 사람의 가치를 한 교회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교단, 그리고 사람의 생각으로 정치하지 않고 성경 말씀에 따라 순종하는 교단’이 가장 좋은 교단이 아닐까 생각한다.

몇달 전 교단 탈퇴를 알렸는데 며칠전 고신 노회에서 제명 처리를 했다. 물론 당연한 것이다. 탈퇴를 했으니 당연히 법에 따라서 제명 처리를 해야 된다고 본다. 그런데 얼마 전에 제명된 것을 신문에 광고가 나온 것을 보았다. 그것도 교단법에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내가 알기로는 없다고 본다), 그것이 무엇이 자랑할 만한 것이라고 구지 광고를 하는 것일까… 생각해 보았다. 그러면서 속으로 “이래서 내가 교단을 나오길 잘했어”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지금도 고신교단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름 다른 교단에 비하면 좋은 면이 많은 보수적인 교단이다. 그리고 소수지만 내가 좋아하는 선후배 목사들도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고신 교단이 다른 교단들보다 더 좋은 교단으로 자라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교단이 변화되기를 바라면서, 앞으로는 고신의 선후배들이 정치하는 교단이 아니라, 고신보다 예수님을 앞세우고 참 개혁주의적인 목사들이 함께 기도하고 교회의 덕을 세우는 일에 앞장서고 미국이라는 특성에 맞게 사역하는 그런 교단으로 변화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