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기독교-이슬람 긴장관계 최고조

팔레스타인의 가자 지구에서 기독 서점을 운영하던 중 납치당해 피살된 라미 아야드 살해 사건은 팔레스타인의 소수의 기독교인들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얹어 주고 있다. 기독교인들의 우려는 지난 여름부터 시작됐다. 당시 팔레스타인의 야당 격이면서도 자체 무장력을 가지고 있던 하마스가 집권 파타당의 온건주의 노선에 반기를 들고 무력 충돌을 감행하면서 팔레스타인은 이슬람 세력간의 내전상황으로 접어 드는 듯 보였다.

현재 상황은 하마스가 가자 지구 등 일부 지역을 사실상 점유 통치하고 있다. 강경파인 하마스가 가자 지역을 접수하자 이 지역의 기독교인들은 그 때부터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나 더 두려운 것은 온건한 파타당 대신 하마스가 장악하면서 한동안 사라졌던 강경극단주의 운동세력이 다시 준동하는 것이었다. 오히려 가자 지역의 기독교인들은 하마스에 대한 두려움은 덜한 편이다. 비록 하마스가 강경성향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가자 지역을 통치하는 통치세력으로서의 책임감과 무게감 때문에 함부로 기독교인들을 이유 없이 괴롭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의 기독교인 수는 전체적으로 7만 5천 명 가량이다. 그 가운데 가자 지구에 거주하는 기독교인의 수는 2,500 명 가량이며, 대부분은 그리스정교회 소속이지만, 카톨릭이나 오순절계열의 기독교인도 있다. 반면 가자 지구의 150만 명 가량의 인구의 거의 전부는 이슬람 신자들이다. 가자 지구는 전통적으로 다수의 이슬람 신자들과 극소수의 기독교 신자들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돕기도 하는 괜찮은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곳이다. 양 측간의 긴장이나 분쟁, 일방적인 폭행과 테러 등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아야드의 납치와 살해 사건에서 보듯이 최근 양측 간의, 보다 정확히 말하면 기독교계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 사이의 긴장관계는 최고조에 달해 있다. 아야드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납치 되어 심하게 고문을 당한 후 살해된 채 발견되었다. 이 곳의 많은 기독교인들은 강경 극단세력들이 급속히 그 활동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경제는 파탄 지영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이곳을 뜨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