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Photo : 기독일보)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비엔나에 아주 온화한 공작이 있었습니다. 공작이 너무 온화해 범법자에 대한 처벌이 거의 없자 시민들이 법을 경시했습니다. 특히, 자신의 아내가 아닌 여자와 동거하는 남자의 사형은 한 번도 되지 않았고, 이 법을 범하는 남자들에 의해 희생당하는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했습니다. 공작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이 법을 강하게 적용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공작은 안젤로를 공작 대리인으로 세우고 외국으로 떠났습니다. 사실은 폴란드에 간다고 해놓고 돌아와 탁발 수도사로 변신해 비엔나에 머물며 상황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비엔나에 클라우디오라는 사람이 줄리엣과 애정행각이 발각되었고 안젤로는 처형을 명령했습니다. 백성들이 구명운동을 했지만, 안젤로는 법을 허수아비로 만들 수 없다며 강행합니다.

클라우디오는 면회 온 친구 루치오를 통해서 여동생 이자벨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마침 그날은 이자벨이 견습 수녀생활을 마치고 정식 수녀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자벨은 오빠의 딱한 소식을 듣고 수녀 되기를 포기하고 오빠를 돕기로 했습니다. 

이자벨은 오빠의 구명을 위해 안젤로를 찾아가 애원했습니다. 이자벨은 안젤로 앞에서 무릎 꿇고 눈물로 간청하며 오빠를 선처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이자벨은 '우리 오빠와 같은 생각을 한 번도 안 해 보셨냐?'며 도전을 하는가 하면, 안젤로에게 자신은 오빠를 살리기 위한 특별한 뇌물을 준비하겠는데 그 특별한 뇌물은 자신의 순수하고 간절한 기도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자벨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애원하다 돌아갔습니다. 

이자벨이 돌아간 후에 안젤로는 이자벨이 자꾸 생각납니다. 이자벨이 너무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안젤로는 이자벨을 만나 그녀를 유혹하기로 했습니다. 안젤로는 이자벨에게 '줄리엣이 오빠 클라우디오를 찾아간 것처럼 밤에 당신이 나를 찾아온다면 당신의 오빠는 죽음을 면할 것이요.'라며 이자벨을 유혹했습니다. 그리고 당황해하는 이자벨에게 자신이 이자벨을 사랑한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자벨은 기가 막혔습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인생을 파는 것은 도무지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이자벨은 감옥에 있는 오빠를 찾아가서 형편을 설명하며 애원하였습니다. '오빠! 몇 년 더 살려고 저에게 이런 어려움을 주시나요? 오빠 그냥 사형을 받아들이시면 안 될까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오빠는 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비록 동생이 희생한다고 할지라도 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자벨은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아픈 맘을 갖고 오빠를 만나러 감옥에 가니 탁발승이 오라버니를 만나고 있었습니다. 그 탁발승은 사실 탁발승으로 변장한 공작이었습니다. 그는 이미 줄리엣을 만나 줄리엣과 클라우디오의 관계를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안젤로도 클라우디오가 가진 문제도 파악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안젤로는 프레드릭의 동생 마리나를 지참금이 없다고 버렸습니다. 수도승으로 변장한 공작이 계획을 짰습니다. 안젤로에게는 이자벨이 간다고 말해 놓고 이자벨 대신 안젤로에게 버림받은 마리나가 가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마리나가 이자벨인 것처럼 행동하여 안젤로와 마리나가 하룻밤을 보내게 계획을 했습니다. 

마리나는 안젤로가 이자벨에게 준 열쇠들을 들고 안젤로를 찾아갔습니다. 차례로 문을 열고 안젤로 집에 들어가 이자벨이 가르쳐 준 대로 행동하고 나왔습니다. 특히 이자벨이 시킨 대로 한마디를 남기고 나왔습니다. 그 한 마디는 '우리 오라버니를 잊지 마세요'였습니다.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공작은 자신이 복귀한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자벨은 복직한 공작앞에서 억울함을 토로합니다. 오라버니의 범법과 체포 그리고 판결을 설명하고 자신에게 주어졌던 유혹에 응했는데 오라버니는 여전히 죽게 되었다는 현실을 폭로했습니다. 이어서 마리나가 나타나 탄원하였습니다. 마리나는 자신이 안젤로의 아내임과 자신이 이자벨을 대신해서 안젤로를 찾아갔고 하룻밤을 보냈음을 폭로했습니다. 

상황이 복잡해졌습니다. 우선 대리 공작이었던 안젤로의 죄가 폭로되었고 안젤로도 사형을 당해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공작은 안젤로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안젤로의 재산을 모두 마리나에게 주게 했습니다. 그리고 마리나는 더 좋은 남편을 만나라고 말했습니다. 이때 마리나가 공작 앞에서 무릎 꿇고 안젤로와 결혼할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이자벨도 마리나와 같이 청원하였습니다. 공작님! 사실 마리나 까닭에 저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마리나를 위해서 선처해 주시면 안젤로 경도 성실하게 살아갈 것입니다. 상황을 아는 공작은 고심하는 척하더니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을 내놓았습니다. 

먼저 안젤로에게 마리나와 재결합과 그녀를 사랑하며 살 것을 명령했습니다. 또 클라우디오에게는 줄리엣과 결혼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정절과 품격을 지닌 이자벨에게 청혼했습니다. 줄리엣과 결혼한 클라우디오는 개과천선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자벨과 결혼한 공작은 더 좋은 통치자로 비엔나를 통치했습니다. 이상은 셰익스피어 희곡 '법에는 법으로' 줄거리입니다.

이 작품의 제목이 함축적 의미가 있습니다. "법에는 법으로"는 일종의 역설입니다. 영어 제목을 직역하면 "자에는 자에로"입니다. 성경의 표현으로 정리하면 '네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도 헤아림을 받을 것이다.'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강력한 법 집행을 주장한 안젤로가 스스로 그 범법자였습니다. 

이 작품은 이 작품에서 삶이란 법으로 다스릴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강변합니다. 법을 넘어선 인간미와 인간애가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합니다. 본 작품은 이 세상에는 비엔나의 공작과 같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변합니다. 똑똑한 안젤로의 법이 아닌 공작의 따뜻한 맘이 밝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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