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에베레스트 정상은 위험한 곳입니다. 그곳에는 산소가 희박합니다. 정상은 춥습니다. 정상에 오르는 이유는 잠시 머물다 내려오기 위함입니다. 정상에 도전하는 것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정상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고 싶은 열망을 품고 있습니다. 2001년에 시각장애인 가운데 최초로 에베레스트산(8550m) 등정에 성공한 미국인이 있습니다. 에렉 웨이헨메이어입니다. 그는 중학교 교사와 레슬링코치를 지냈습니다. 1살 때 희귀한 눈병으로 시력을 잃은 그는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등산에 도전했습니다. 그는 33살에 시각장애인으로 사상 처음, 세계 7대륙 최고봉에 모두 올랐습니다.

정상을 정복한 사람들은 겸손합니다. 저는 정상을 정복한 사람들을 만나보면 생각보다 겸손한 것을 봅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은 사람들은 "운이 좋았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혼자서 정상을 정복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정상을 정복한 사람은 겸손해야 하며, 겸손할 수밖에 없습니다.

히말라야 8,000m급 16좌를 모두 오른 산악인 엄홍길은 "산은 정복하는 게 아니라 정상을 잠시 빌리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산이 나를 받아 주었기 때문에 올라갈 수 있는 것이지 산이 나를 거부하면 내가 아무리 잘났어도 절대로 올라갈 수 없다. 산에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나무를 포함해 모든 식물은 자세를 낮춥니다. 정상의 바람은 거셉니다. 그런 까닭에 언제나 자세를 낮추고 뿌리를 깊게 내립니다. 위로 성장하고 싶은 욕구를 자제하며 깊이 뿌리를 아래로 내립니다. 그래야 정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로키산맥 3천 미터 높이에 수목 한계선인 지대가 있습니다. 이 지대의 나무들은 매서운 바람 때문에 곧게 자라지 못합니다. 한결같이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한 채 지내야 합니다. 이 나무들은 열악한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무서운 인내를 발휘합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가장 공명이 잘 되는 명품 바이올린은 바로 이 "무릎 꿇은 나무"로 만든다고 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높은 곳에 올라설수록 자세를 낮추어야 합니다. 겸손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무릎 꿇은 나무처럼 날마다 무릎을 꿇고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존귀하게 쓰신 인물들은 한결같이 겸손했습니다. 자신을 낮출 줄 알았습니다. 요셉은 모든 공을 하나님께 돌렸습니다. 바로가 요셉에게 "너는 꿈을 들으면 능히 푼다 하더라"(창 41:15)고 말했습니다. 그때 요셉이 바로에게 "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바로에게 편안한 대답을 하시리이다"(창 41:16)라고 대답합니다.

다니엘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서 오랫동안 총리의 자리를 지킨 사람입니다. 그의 승리의 비밀은 겸손에 있습니다. 다니엘이 느부갓네살의 꿈을 해석해 줄 때 "그가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다니엘이 왕 앞에 대답하여 이르되 왕이 물으신 바 은밀한 것은 지혜자나 술객이나 박수나 점쟁이가 능히 왕께 보일 수 없으되 오직 은밀한 것을 나타내실 이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시라"(단 2:27-28상). 그는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후에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하루에 세 번씩 기도했습니다. "다니엘이 이 조서에 왕의 도장이 찍힌 것을 알고도 자기 집에 돌아가서는 윗방에 올라가 예루살렘으로 향한 창문을 열고 전에 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그의 하나님께 감사하였더라"(단 6:10).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하나님이십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습니다. "그들을 떠나 돌 던질 만큼 가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여"(눅 22:41). 예수님은 겸손하신 주님이십니다. 예수님은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습니다. 무릎을 꿇고 제자들의 발을 씻으셨습니다. 누군가의 발을 씻어 주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기 위해 무릎을 꿇으셨습니다. 무릎 꿇음은 비굴함이 아닙니다.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무릎을 꿇고 섬기는 것은 지혜입니다. 낮춤이 높임입니다. 낮출 줄 알아야 더 높은 정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또한 높은 정상에서 겸손히 만민을 섬길 수 있습니다(창 50:20).

뿌리 깊은 나무는 밝은 태양만 좋아하지 않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어둠까지 사랑합니다. 뿌리는 빛 가운데 자라지 않고 어둠 가운데 자랍니다. 뿌리는 어둠 가운데 점점 깊이 뿌리를 내립니다. 우리는 나무에게서 배워야 합니다. 무릎 꿇은 나무에게서 명품 바이올린이 탄생합니다. 시련과 역경을 이겨낸 무릎 꿇은 나무가 아름다운 선율을 발합니다. 우리 모두 자신을 낮추어 무릎 꿇은 나무가 되는 지혜를 갖고 살아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