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Photo : 기독일보)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이탈리아 패두어에 유명한 부자 밥티스타에게는 두 딸이 있었습니다. 둘째 딸 비앙카(Bianca)는 매우 아름답고 상냥하여 구혼자가 줄을 섭니다. 반면에 큰딸 캐써리나(Katherina)는 거칠고 말괄량이인 탓에 구혼자가 없습니다. 그레미오와 호텐쇼라는 젊은이가 비앙카에게 구혼을 하는데 비앙카의 아버지 밥티스타는 "제발 그만 조르시오. 내 맘은 확실합니다. 맏딸을 시집보내기 전에는 둘째 딸을 줄 수가 없소. 만약 두 분께서 큰 딸 캐써리나와 결혼하겠다면, 나는 찬성이요. 그 애를 만나보시구려." 그들이 캐써리나를 찾아 갑니다만 허사입니다. 자신에게는 관심도 없고 동생 비앙카에게 구혼했던 남자들이 못마땅한 캐써리나는 그들에게 독설을 퍼붓습니다.

비앙카에게 반한 사람이 또 있습니다. 그는 루센쇼인데 그는 비앙카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루센쇼는 밥티스타 집에 가정교사로 취직해 비앙카에게 접근합니다. 동시에 자기 하인 트래니오에게 자신(루센쇼) 행세를 하게 했습니다.

한편 베로나 출신의 페트루치오가 친구 루센쇼를 만나러 패두어로 찾아옵니다. 루센쇼가 친구 페트루치오에게 패두어를 찾은 동기를 묻자, 페트루치오는 아버지도 돌아가신 후 새 출발을 위해 패두어로 왔답니다. 패두어에서 아내도 얻고 돈도 벌 계획이라 했습니다. 이에 루센쇼는 캐써리나를 치울 기회라고 생각하고 페트루치오에게 말합니다. "페트루치오, 그렇다면 이 지역의 아주 큰 부잣집 큰 딸과 결혼하게! 약간 말괄량이라는 것 외에는 흠이 없는 여자일세. 밥티스타씨의 큰 딸 캐써리나를 찾아가 보게!"

이 말을 들은 페트루치오는 바로 캐써리나를 찾아갑니다. 그는 이미 캐써리나가 패두어에서 잘 알려진 말괄량이라는 것을 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찾아갑니다. 그는 우선 밥티스타를 찾아가 캐써리나와 결혼하겠다고 합니다. 큰딸의 결혼이 급했던 밥티스타는 페트루치오가 배경도 좋고 사람도 좋아 보여 딸을 만나보라고 허락합니다.

페트루치오는 캐써리나의 독설이나 쌀쌀맞은 그녀의 행동에 상처받지 않습니다. 그는 캐써리나의 거친 언사에 주눅이 들지도 않습니다. 그는 만만치 않은 기세로 캐써리나를 상대합니다. 그가 기 싸움에서 이겼습니다.

페트루치오는 만난 지 얼마 안 된 캐써리나와 결혼하겠다고 합니다. 그는 캐써리나의 아버지 밥티스타를 찾아가 이번 주일에 결혼하겠다고 선언합니다. 밥티스타는 석연치 않지만 캐써리나의 결혼이 집안의 관심사였기에 페트루치오에게 딸과의 결혼을 승낙합니다. 순식간에 이뤄진 일입니다.

드디어 결혼식이 예정된 일요일이 되었습니다. 교회당에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들은 캐써리나의 결혼도 궁금했고 캐써리나과 결혼을 하겠다고 나선 신랑도 궁금했습니다. 결혼식 시간이 되었습니다. 하객들이 자리를 가득 채우고 주례를 맡은 신부까지 왔는데 신랑이 도착하지 않아 사람들이 당황합니다. 특히 캐서리나는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늦게 도착한 페트루치오는 거의 거지꼴입니다. 겨우 결혼식이 시작되었는데 페트루치오의 기행은 그치지 않습니다. 심지어 결혼식을 주례하는 신부를 폭행하기까지 합니다. 또 페트루치오는 고함을 지르는 등 망나니 같은 행동을 합니다. 결혼식은 엉망진창이었습니다. 그런데 페트루치오는 태연합니다. 그는 캐써리나를 데리고 자기 저택으로 떠납니다.

한편 루센쇼는 밥티스타의 집에 가정교사로 위장 취업하여 비앙카에게 접근하였고 그녀의 마음을 얻었습니다. 비앙카를 좋아했던 호텐쇼도 음악 담당 가정교사로 취직하여 비앙카의 마음을 얻어 보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루센쇼가 차지한 비앙카의 마음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비앙카는 결국 루센쇼와 결혼합니다. 비앙카를 두고 루센쇼와 경쟁했던 호텐쇼는 자신을 사랑했던 과부와 결혼했습니다.

결혼식이 끝난 후에도 페트루치오의 기행은 계속되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페트루치오는 음식에 갖은 트집을 잡고 캐써리나에게 음식을 먹지도 못하게 하고 소란을 피워 잠도 자지 못하게 합니다. 남편 집에 온 이후에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한 캐써리나는 거의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캐써리나는 자신보다 훨씬 강적인 남편을 만난 것입니다.

얼마 후 페트로치오가 아내에게 처갓집에 가자고 합니다. 들뜬 마음으로 짐을 챙기고 옷을 준비하던 캐써리나는 또 몇 번씩 당황스러운 일을 경험합니다. 페트로치오는 말도 안 되는 행동과 언어로 트집을 잡고 밀땅을 합니다. 캐써리나는 쩔쩔맵니다. 고향에 도착하니 비앙카의 결혼식이 막 끝나고 루센쇼와 비앙카의 집에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페트로치오 부부, 루센쇼 부부 그리고 호텐쇼 부부가 모였습니다. 세 남자는 흥미로운 내기를 합니다. 누구의 아내가 가장 순종적인가? 하는 내기였습니다. 어처구니없게도 캐써리나가 가장 온순한 아내로 뽑혔습니다. 모두가 놀라며 극은 끝이 납니다.

이상은 세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에 하나인 <말괄량이 길들이기/The taming of the shrew>의 줄거리입니다. 모든 사람이 결혼을 하고 해피엔딩을 보여주는 희극이지만 내용은 다소 충격적입니다. 현대 사회의 윤리와 규범에서 상당한 문제가 보이는 작품입니다. 특히 페트로치오의 행동은 용인되기 어렵습니다.

본 작품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말괄량이 캐써린의 기행을 기행으로 제어하는 페트로치오를 소개합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 말괄량이가 된 북한(핵)문제나 폭력적 노조파업에는 기행적 대응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2022년 12월 현재 한국 정부가 노조파업을 대하는 방식이 말괄량이 길들이기 방식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수 있는 것은 말괄량이 캐써리나의 행동의 변화 원인입니다. 자신보다 더 강한 남편의 기행에 당황하며 스스로 깨달은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캐써리나는 남편의 기행이 두려워 자신의 기행을 접습니다. 변화의 가치가 동일한 것이 아닙니다. 캐써리나의 변화가 더 건강한 변화가 되지 못한 것은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