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3주 동안, 신앙 클래식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제가 신앙의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것은 과거 신앙의 선배들의 보여준 신앙의 모범을 되짚어 보자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입니다. 음악도 클래식 음악이 깊이가 있듯, 신앙도 과거 믿음의 선배들의 신앙이 깊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부정할 길이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불과 30년 전까지 살아계셨었던, 한국의 한 모범적인 크리스천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993년 68세의 나이로 소천하신 나희필 장로님이란 분이 계셨습니다. 나희필 장로님은 장군 출신으로 가까운 크리스천들에게 큰 신앙적 모범이 되시는 분이셨습니다. 장로님이 일선에 계실 때, 있었던 일화를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장로님이 장군으로 나라를 섬길 때, 장성급 만찬자리가 있었습니다. 마침, 장로님이 인솔하는 부대가 모범 부대로 선정이 되어, 한껏 그 이야기가 회자되는 바람에 당시 만찬자리에 참석한 대통령이 가득 부은 술잔을 직접 건냈다고 합니다. 그때, 장군은 고심 끝에, "대통령님, 저는 술을 못합니다. 대신 사이다 한잔 가득 주십시오"라고 했다고 합니다. 순간, 분위기는 깨지고, 정적이 흘렀다고 합니다. 당시까지, 대통령의 술잔을 거절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장교가 술을 마실 줄 모르면 출세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이제 모두가 대통령에게 잘못 보였으니 불이익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할 때, 대통령은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장로님에게 "당신이 진짜 기독교인이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만찬 이후, 진급을 하고, 육군본부 작전 참모부장으로 승진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대통령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술잔도 거절하는 나장군이야 말로 그 어떤 압력도 부정도 유혹도 거부할 수 있는 인물이다"라며, 나 장로을 자주 칭찬했다고 합니다. 나 장로님은 신앙인으로써, 보다 깨끗하고 신실하게 살겠다는 신앙적인 신념이 있었고, 그 신념을 지키는 가운데, 하나님의 특별한 인도하심을 경험하였던 것입니다.
장로님에 관한 또 다른 일화가 있습니다. 월남전이 치열할 때, 우리나라 장성들과 고위급 인사들이 월남을 방문할 때는 꼭 대만의 한 호텔에서 1일 숙박을 하는 것이 관례였다고 합니다. 장로님이 월남을 방문할 때도 예외는 아니어서, 호텔에 숙박을 하였는데, 밤에 지배인이 찾아와 여인들의 벗은 사진으로 가득한 책 한권을 건냈다고 합니다. 여성 접대를 하겠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리고 이미 계산은 끝났다고 이야기하더라는 것입니다. 이때, 나 장로님은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새벽에 교회를 가야 하니까, 교회 위치나 알려달라고 부탁하였다고 합니다. 그 후, 호텔 지배인은 한국의 고위 인사들이나 장성들이 이 호텔에 유숙할 때마다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 호텔 건립이래 그렇게 청렴한 사람은 과거도 지금도 오직 한국의 나 장군 밖에는 없었다." 늘 하나님 앞에서 의롭고 선하게 살고자 했던 장로님의 믿음이 유혹을 이겨낸 것입니다.
나 장로님은 임종을 앞두고, 목사님과 임종예배를 드리는 순간에 "목사님 제가 목사님과 교회를 잘 보필하지 못하고 먼저 떠납니다. 전 재산을 장애인복지재단에 기부해 주십시오"라고 유언을 남기셨다고 합니다. 나 장로님은 천국가는 마지막 순간에도 교회와 영적 지도자를 염려하셨을 뿐 아니라, 가진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임을 분명히 기억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나희필 장로님 같이 정직하고 겸손하고 충성스러우며 거룩한 믿음이 사람들이 우리와 우리 자녀들 가운데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감사한인교회 성도님들이 사회에서 그와 같은 믿음의 모범을 보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자리매김하면 좋겠습니다. 그러시리라 믿고, 또 그러실 줄 믿습니다.